美 단계적 추가관세 위협에 EU, 통상위협대응조치(ACI) 자동 발효 준비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그린란드에 병력을 지원한 EU(유럽연합) 8개 국가에 ‘10% 관세 조치’를 꺼내 들자 EU 차원에서 통상위협대응조치(ACI)로 대응해야 한다는 요구가 잇따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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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사진=연합뉴스 |
19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EU 주요국이 지난해 대미 무역 협상 때 마련했던 160조원 규모의 보복관세를 다시 검토하고 있다는 언론 보도가 나왔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지난 18일(현지시간) 유럽 주요국 정상과 접촉하고 있으며 ACI 발동을 공식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라고 BBC 방송과 AFP·DPA 통신이 엘리제궁 소식통들을 인용해 보도했다.
‘무역 바주카포’라고 불리는 ACI는 EU나 회원국을 경제적으로 위협하는 제3국에 서비스, 외국인 직접투자, 금융 시장, 공공 조달, 지식재산권 등의 무역을 제한하는 조치다. 2023년 도입 이후 한 번도 사용된 적은 없다.
마크롱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의 위협을 ‘용납할 수 없는 일’로 보고 유럽 차원의 대응을 조율 중이며, 지난해 7월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이 타결한 미·EU 무역 합의의 유효성에도 의문을 제기한다고 보고 있다고 소식통들은 전했다.
전날 베른트 랑게 유럽의회 무역위원장도 ACI 발동을 EU 집행위원회에 요구했으며, 그린란드 문제와 무역협정의 유럽의회 승인을 연계할 가능성도 시사했다.
유럽의회는 이달 26∼27일 미국과 무역협정을 표결에 부칠 계획이지만, 그린란드 문제로 이를 보류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요한 바데풀 독일 외무장관은 ARD 방송에 “이 합의가 현재 상황에서 가능할 것 같지 않다”고 말했다.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EU 주요 회원국들이 930억 유로(약 159조원) 규모의 보복 관세를 부과하거나 EU 시장에서 미국 기업들을 제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으며, 이는 수십 년 만에 미·유럽 간 가장 심각한 위기 상황이라고 보도했다.
당국자들에 따르면 유럽 정상들이 이번 주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리는 세계경제포럼(WEF·다보스포럼)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만날 때 협상력을 높이기 위해 이같은 보복 조치를 마련하고 있다.
EU는 지난해 미국과 무역 협상을 벌일 때 이미 보복 관세를 부과할 제품 목록을 작성했지만, 무역 전면전을 피하기 위해 유예됐다. 그러다가 이번 트럼프 대통령의 위협을 계기로 EU 27개 회원국 대사가 18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대책 회의를 열면서 이 보복 관세를 재활성화하는 방안을 논의했다고 한다.
전날 트럼프 대통령은 트루스소셜을 통해 그린란드에 소규모 병력을 파견한 덴마크·노르웨이·스웨덴·프랑스·독일·영국·네덜란드·핀란드 등 8개 국가를 상대로 내달 1일부터 10%, 오는 6월 일부터는 25%의 대미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 조치는 미국의 그린란드 매입이 완료될 때까지 유효하다고 했다.
유럽은 이를 동맹에 대한 ‘협박’이자, ‘중국과 러시아에만 좋은 일’이라고 규정하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관세 위협을 받은 8개국은 이날 공동성명을 내 덴마크 및 그린란드 국민과 전적으로 연대한다고 밝히고 “관세 위협은 대서양 간 관계를 약화하고 위험한 악순환 가능성이 있다”고 비판했다.
또한 “우리는 계속 단결하고 대응을 조율할 것이며 우리의 주권을 지키는 데 전념한다”고 강조했다.
덴마크의 프레데릭센 총리는 이날 페이스북에 올린 성명에서 “이는 우리 국경을 훨씬 넘어선 문제라는 점이 더 분명해졌다”며 “유럽이 일관된 메시지를 보내줘서 기쁘다. 유럽은 협박당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유럽 나야 나타니엘센 그린란드 상무·광물·에너지·법무·성평등 장관은 이날 성명에서 “그린란드 미국 판매를 지지하지 않는 국가들에 대한 미국의 관세 부과 계획을 알게 됐다”며 “우리는 품위뿐 아니라 위대한 용기까지 요구되는 특이한 시대를 살고 있다”고 밝혔다.
나타니엘센 장관은 “표적이 된 국가들의 첫 반응을 목격하고 놀라웠다"며 "외교와 동맹에 감사하며 이것이 승리하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토요경제 / 장연정 기자 toyo@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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