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출신보다 역량” 차기 저축은행중앙회장 선출 더 엄중해야 하는 이유

손규미 / 기사승인 : 2025-02-26 09:1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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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제부 손규미 기자.

[토요경제 = 손규미 기자] “난세영웅(亂世英雄)”

차기 저축은행중앙회장이 어떤 인물상이 됐으면 좋겠냐는 질문에 업계 한 관계자가 해당 사자성어의 뜻을 알고 있느냐며 대답한 말이다.

사전적 의미를 풀어보자면 평화로울 때는 진가가 드러나지 않지만 전쟁과 같은 위기 상황이 발생했을 때 그 진가가 드러나 그 상황을 해결하는 인물이다.

현재 저축은행 업계는 지속되고 있는 업황 악화로 인해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경기 침체 장기화에 따른 부동산 시장 위축으로 저축은행들의 실적 부진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는 데다 최근에는 금융당국이 가계대출·충당금 규제 방침을 내놓으면서 업계의 경영 부담이 한층 더 가중되고 있어서다.

이 때문에 차기 저축은행중앙회장이 짊어져야 할 책임감과 기대감이 그 어느 때보다 높을 수 밖에 없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이번 저축은행중앙회장 인선 관전 포인트는 금융협회들이 매번 반복해왔듯이 민이냐 관이냐 그 출신에 촛점이 맞춰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저축은행중앙회 역사상 첫 업계 출신인 오화경 현 회장이 연임에 성공할 것인지가 초미의 관심사다. 오 회장은 전 하나저축은행 대표로 대대로 관 출신이 수장직을 독식했던 저축은행중앙회에서 관 출신 후보를 큰 차이로 따돌리고 당선에 성공하면서 주목을 받은 바 있다.

그에 대한 업계의 평가는 대체적으로 매우 높은 편이다. 민간 출신의 한계를 벗어나 금융당국과의 가교 역할도 원활히 이뤄냈고 업계와도 활발히 소통하며 각종 현안 해결을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해왔다는 점에서다. 중앙회 내부적으로도 지지도가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취임 이후 휴게실을 설치하고 직원들의 해외연수를 적극 지원하는 등 복지 개선에 힘쓰며 사내 사기 진작에 크게 일조했다는 평가다.

업계 관계자는 그에 대한 한 일화도 전했다. “오 회장이 하나저축은행 대표로 재임하던 시절, 저축은행중앙회의 예산 집행에 대해 자리에 모였던 업계 대표들은 별 다른 말이 없었는데 그가 유일하게 지적을 하며 열변을 토한 적이 있다”며 “그랬던 그가 이제는 반대로 저축은행중앙회의 수장이 되어 업계를 이끌어나가는 위치가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 관계자는 “어떤 자리에 있던 업계의 현안에 관심이 많고 또 이를 해결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사람”이라고 부연했다.

이처럼 업계 안팎에서 높은 지지도를 형성하고 있는 그이지만 저축은행중앙회장으로써의 행보가 마냥 순탄치만은 않았다. 이에 대해 다수의 관계자들은 “예금보험료 인하, 저축은행 간 양극화 해소, 타 업권 대비 엄격한 규제 완화 등 그가 내세운 주요 공약들은 하나같이 해결이 쉽지 않은 난제들”이라며 “그렇기 때문에 저축은행중앙회장은 업권에서의 오랜 경험을 바탕으로 이해도가 높고 잔뼈가 굵은 그로써도 결코 쉽지 않은 자리였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결국 차기 회장은 현재의 업황 악화를 타개해 나갈 역량과 전문성을 갖춘 사람이어야 한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관 출신 일색이던 저축은행중앙회에 오 회장을 기점으로 변화의 바람이 불기 시작한 것은 업권을 이끌어나가야 하는 중책인 저축은행중앙회장 자리가 더 이상 기대감에 그쳐서는 안 된다는 인식에서 비롯되기 시작했다고도 덧붙였다.

탄핵 정국 여파로 별다른 하마평이 나오지 않는 등 지지부진했던 저축은행중앙회장 인선도 조만간 윤곽이 나타날 전망이다. 저축은행중앙회는 향후 1~2주 내로 회장후보추천위원회(회추위)를 소집하고 차기 중앙회장 선출과 관련한 세부적인 선거 일정에 대해 구체화할 예정이다.

오화경 회장이 연임에 성공할지 새로운 인물이 바통을 넘겨 받게 될지 업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해당 후보가 저축은행 업계의 위기 속에서 당면한 과제를 해결해 나갈 수 있는 역량을 갖춘 적임자인지 출신을 내려놓고 검증해야 한다는 것이다. 탁월한 리더십은 난세 속에서 더 그 빛을 발하는 법이기 때문이다.

 

토요경제 / 손규미 기자 skm@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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