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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토요경제 이덕형 편집국장 |
문제는 많이 받는다는 사실 그 자체가 아니라, 그 보상이 과연 일관된 기준과 사회적 납득 위에서 이뤄지고 있느냐는 점이다. 성과 있는 곳에 보상이 따르는 것은 시장경제의 기본 원칙이다. 기업이 큰 이익을 냈고, 구성원이 그 성과에 기여했다면 높은 보상을 받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기업들이 글로벌 메모리 호황 속에서 막대한 실적을 거뒀다면 직원들에게 성과급을 지급하는 것 자체를 비난할 수는 없다. 문제는 이 원칙이 모든 구성원에게 동일하게 적용되고 있는지, 그리고 보상의 기준이 성과와 얼마나 직접적으로 연결돼 있는지다.
이번 논란에서 직장인들이 느끼는 박탈감은 단순한 질투와 다르다.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임금 격차는 이미 구조화돼 있다. 대기업 직원의 월평균 소득은 중소기업의 두 배 수준이고, 성과급과 상여금 같은 특별급여 격차는 더 크다.
이런 상황에서 특정 기업 직원들이 억대 성과급을 받는다는 소식은 중소기업 근로자, 공무원, 전문직, 금융권 종사자에게까지 허탈감을 안기고 있다. 열심히 일해도 출발선과 보상 체계가 다르다는 현실이 다시 확인됐기 때문이다.
더 큰 문제는 공정성의 기준이다. 영업이익에 따른 보상을 요구했다면, 실적이 좋은 부문과 그렇지 않은 부문의 차이도 설명돼야 한다.
만성 적자를 내는 비메모리 부서까지 억대 성과급 대상에 포함된다면 “성과에 따른 보상”이라는 명분은 약해질 수밖에 없다. 능력과 실적에 따른 정당한 보상을 외쳤던 요구가 어느 순간 조직 전체의 몫 챙기기로 비칠 때, 사회적 공감은 빠르게 사라진다.
노조의 역할도 다시 생각해볼 대목이다. 노동조합은 조합원의 이익을 대변하는 조직이다. 그러나 초대형 기업 노조가 막대한 성과급을 요구하고 관철하는 과정에서 협력업체, 중소기업, 다른 산업 종사자와의 격차를 전혀 고려하지 않는 듯한 모습을 보인다면 여론은 싸늘해질 수밖에 없다.
대기업 노조의 교섭력이 커질수록 그 결과가 사회 전체의 임금 격차와 노동시장 불균형을 더 키울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성과급 6억원 논란은 삼성전자만의 문제가 아니다. 한국 사회가 어떤 보상을 공정하다고 받아들일 것인지에 대한 질문이다. 성과를 낸 사람에게 더 많은 보상이 돌아가는 것은 맞다.
그러나 그 보상이 일관된 기준 없이 확대되고, 특정 산업과 기업에만 집중되며, 다른 노동자들에게 구조적 박탈감을 안긴다면 그것은 더 이상 단순한 사내 보상 문제가 아니다. 반도체 호황이 만든 보상 잔치는 결국 대한민국 직장인 사회에 묻고 있다. 지금의 보상 체계는 과연 공정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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