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경제 = 최성호 기자] 대방건설이 최근 5년간 세 차례 감사보고서를 정정하는 과정에서 장부상 이익잉여금이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회사는 강화된 회계 기준을 반영한 정상적 절차라고 설명하지만, 정정 결과가 모두 순자산 증가로 이어지고 이후 배당 확대까지 맞물리면서 회계 신뢰성과 지배구조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 ▲대방건설 모델 한효주 모습/사진=대방건설 홈페이지 갈무리 |
29일 제보팀장에 따르면 논란의 출발점은 2023년 3월이다. 당시 신한회계법인은 대방건설의 2021사업연도 감사보고서를 재발행하며 이익잉여금을 259억원 줄였다.
하지만 2024년 감사인이 삼덕회계법인으로 바뀌자 이연법인세부채 806억원이 과대계상됐다는 판단이 나오며 이익잉여금이 같은 규모로 증가했다.
이어 2026년 다시 감사인이 신한회계법인으로 교체된 이후에는 지분법적용투자주식 386억원이 과소계상됐다는 이유로 재무제표가 다시 수정됐다.
세 차례 정정 결과 순자산은 총 1192억원 증가했다. 특히 이연법인세, 지분법 투자 등 경영진 판단이 크게 개입되는 항목에서 감사인 간 결론이 엇갈렸고, 일부 감사인은 재발행에 동의하지 않는 상황까지 발생했다.
회계정정 이후 배당 확대도 동시에 나타났다. 2024년 재작성 과정에서 141억원 배당이 새로 반영됐고, 2025년에는 225억원이 배당됐다.
최근 2년 배당금은 총 366억원으로 집계된다. 최대주주 구찬우 대표의 지분율이 71%인 점을 감안하면 약 260억원이 오너에게 귀속된 구조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안을 단순 회계 정정으로 보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모 대학 회계학 교수는 “회계 정정 자체는 문제될 것이 없지만, 정정이 반복될 때마다 동일하게 자본이 증가하고 배당 여력이 커지는 방향이라면 시장에서는 의도성을 의심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감사인이 바뀔 때마다 판단이 크게 달라지고, 전임 감사인이 동의하지 않는 사례가 이어진 점은 재무정보의 일관성 측면에서 상당한 부담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또 다른 회계법인 관계자는 “이연법인세나 지분법 평가는 경영진 가정과 해석에 따라 수치 변동 폭이 큰 영역”이라며 “문제는 이런 항목들이 반복적으로 이익 증가 방향으로만 수정됐다는 점”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결과적으로 배당 확대와 연결된다면 투자자나 채권자 입장에서는 보수적으로 접근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건설업계 시각도 비슷하다. 모 중견 건설사 재무담당 임원은 “프로젝트파이낸싱 보증이나 책임준공을 수행하는 건설사에서 재무제표 신뢰는 곧 신용 그 자체”라며 “감사보고서에 대한 확신이 흔들리면 금융기관과의 관계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밝혔다.
대방건설은 이와 관련해 “정정은 외부 감사인의 권고에 따라 회계 기준을 보다 엄격히 적용하는 과정에서 이뤄진 것”이라며 “재무정보의 정확성을 높이기 위한 정상적인 절차”라고 설명했다. 또 “배당 확대 역시 실질적인 자본 실력과 현금 창출 능력을 반영한 결과이며, 주주 환원 원칙에 따른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시장에서는 여전히 의문이 남는다. 감사인 교체, 재무제표 재작성, 이익잉여금 증가, 배당 확대, 오너 귀속으로 이어지는 흐름이 반복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2024년 재무제표가 ‘확신 없음’ 상태로 남아 있다는 점은 단순 회계 이슈를 넘어 신뢰 문제로 확산될 가능성을 키우고 있다.
한편, 대방건설 오너일가는 계열사 부당지원 혐의로도 재판을 받고 있다. 검찰은 지난 4월 20일 서울중앙지법 형사18단독 심리로 열린 결심 공판에서 구교운 대방건설 회장과 장남 구찬우 대표에게 각각 징역 3년을 구형했다.
이들은 2014년 11월부터 2020년 3월까지 약 5년간 서울·수도권 신도시와 혁신도시에 위치한 공공택지 6곳을 구 회장의 사위가 운영하는 대방산업개발 등에 전매하는 방식으로 부당지원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전매된 공공택지 가액이 2069억원에 달하고, 해당 지원이 대방산업개발의 시공능력평가순위 상승에 영향을 미쳤다고 봤다.
대방산업개발은 해당 택지를 개발해 매출 1조6000억원, 영업이익 2501억원을 올렸고 시공능력평가순위도 2014년 228위에서 지난해 77위로 상승한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은 함께 기소된 대방건설 법인에는 벌금 2억원을 구형했다.
반면 구 회장과 구 대표 측은 “분양 및 시공 이익은 매수인의 위험부담으로 사업을 진행한 결과에 따른 사후적 이익”이라며 전매 자체를 부당지원으로 볼 수 없다고 주장했다.
또 전매된 6개 택지 중 5개 택지는 공소시효가 지났다는 이유로 공소기각과 무죄를 요청했다. 재판부는 오는 6월 10일 선고를 내릴 예정이다.
이 같은 형사재판은 이번 회계정정·배당 논란과 맞물려 대방건설의 지배구조 리스크를 키우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공공택지 전매 의혹이 계열사 지원과 오너일가 이해관계 문제라면, 반복된 감사보고서 정정과 배당 확대 논란은 회사의 회계 신뢰성과 최대주주 현금화 문제로 이어진다.
두 사안 모두 대방건설이 외부 이해관계자에게 얼마나 투명한 의사결정 구조를 갖추고 있는지를 묻는다는 점에서 연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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