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포스코 사옥/사진=자료 |
[토요경제 = 이덕형 기자] 포스코홀딩스가 보유하던 일본제철 지분의 절반가량을 매각하며 2천388억원을 확보했다. 1968년 설립 당시부터 이어져 온 상징적 파트너십의 흔적을 줄여나가면서, 글로벌 경쟁 심화와 신성장 동력 확보에 집중하기 위한 전략적 행보라는 평가가 나온다.
24일 철강업계에 따르면 포스코홀딩스는 장 마감 직후 일본제철 보유분 약 1.5%(1천569만주) 중 절반인 785만주를 블록딜 방식으로 처분했다.
매각가는 종가 기준 약 253억엔, 한화로 2천388억원 규모다. 이번 거래는 포스코가 올해 3월 공시한 일본제철 지분 전량 매각 계획의 일환으로, 잔여 지분 역시 순차적으로 처분할 방침이다.
포스코와 일본제철의 관계는 설립 초기 기술·자본 지원에서 시작됐다. 1968년 포항제철소 건설 당시 일본제철이 주요 기술자를 파견하며 긴밀한 파트너십을 구축했고, 이후 상호 지분을 보유하며 협력적 동반자 관계를 유지해왔다.
그러나 포스코가 자체 기술 연구·개발 역량을 바탕으로 세계적 철강사로 성장하면서, 양사의 관계는 ‘협력과 경쟁이 공존하는 구조’로 변모했다.
특히 지난해 일본제철이 US스틸 인수를 추진하면서 포스코 지분(3.42%, 1조1천억원 규모)을 전량 매각한 것이 결정적 계기가 됐다. 양사 간 상호 보유 지분의 상징성이 약화된 만큼, 포스코 역시 보유 지분 정리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포스코 입장에서는 ▲상호출자 해소를 통한 경영 자율성 확대 ▲자본 효율성 제고 ▲신규 사업 투자 재원 마련이라는 세 가지 이유가 있다. 일본제철과의 파트너십은 여전히 유지하되, 지분 보유를 통한 관계 유지는 실익이 줄어든 상황이다.
또한 철강 산업의 글로벌 경쟁이 격화되고, 탈탄소·에너지 전환 등 구조적 변화가 진행되는 가운데, 자산 효율화를 통해 재무적 유연성을 확보할 필요가 커졌다.
포스코의 지분 매각은 양사 협력 관계의 종료를 의미하지 않는다. 포스코홀딩스는 “지분은 처분하되 기술 교류·공동 연구 등은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실제 양사는 탄소중립 기술, 고부가가치 강재 등 일부 분야에서 협력 여지를 남겨두고 있다. 다만 글로벌 시장에서 자동차강판·에너지강재 등 핵심 제품군을 두고 치열한 경쟁을 벌이는 상황에서, 양사의 관계는 실질적으로 ‘경쟁 중심’으로 재편될 가능성이 크다.
투자업계에서는 포스코의 지분 매각이 단기적으로 현금 유입을 통한 재무구조 개선 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본다. 향후 남은 지분 전량 매각까지 완료되면 총 4천670억원 규모의 자금을 확보하게 된다.
확보 자금은 포스코그룹이 추진하는 신성장 분야에 투입될 가능성이 높다.
우선 ▲2차전지 소재(양극재·음극재) ▲수소환원제철(HyREX) ▲에너지 인프라(수소·암모니아 밸류체인, CCUS 기술) 등이 핵심 투자처로 꼽힌다.
실제 포스코홀딩스는 그룹 차원에서 2030년까지 121조원을 투입, 철강·이차전지·수소·에너지·AI 등 5대 사업을 ‘신(新) 성장축’으로 육성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업계 관계자는 “포스코가 이번 지분 매각으로 확보한 자금은 단순 재무 개선을 넘어 미래 포트폴리오 전환을 위한 기반 자금”이라며 “특히 2차전지 소재 글로벌 1위 전략과 수소환원제철 상용화를 위한 대규모 투자에 직접 연결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포스코홀딩스의 일본제철 지분 매각은 20년 넘게 이어온 상징적 연결고리를 정리하는 동시에, 미래 전략사업 투자 여력을 확보하기 위한 선제적 조치다.
일본제철이 먼저 포스코 지분을 처분한 상황에서, 이번 결정은 ‘관계 청산’이 아니라 ‘관계 재정립’의 의미가 크다.
시장에서는 포스코가 확보한 현금이 철강을 넘어 이차전지·수소·에너지로 이어지는 신성장 축 강화에 투입되면서, 그룹의 체질 개선과 글로벌 경쟁력 강화로 이어질 것이라는 기대가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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