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플러스, 2000억 수혈에도 납품 신용거래 막혀…10월 말 M&A 분수령

김은선 기자 / 기사승인 : 2026-10-13 10:5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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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주연 대표 "현금·선지급 거래만 가능"…재고·매출 확대 제약
납품업체 1835곳서 582곳으로 급감…상품 공급망 복원 과제
위로금 없는 희망퇴직·자가점포 19곳 매각 추진
▲ 2024년 6월 폐점한 홈플러스 목동점 [토요경제]

홈플러스가 긴급운영자금을 확보하고도 납품업체와의 신용거래를 회복하지 못하면서 매출 정상화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회사는 점포 구조조정과 자산 매각을 병행하며 인수합병(M&A)을 통한 경영 정상화를 추진하고 있다.

13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조주연 홈플러스 대표는 전날 국회 정무위원회의 공정거래위원회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해 긴급운영자금 투입 이후 영업 상황과 구조조정 추진 배경을 설명했다.

조 대표는 "2000억원의 긴급운영자금(DIP)을 통해 기대했던 것은 영업 정상화였다"며 "여신거래를 통해 재고와 매출을 늘리려고 했으나 현재는 선지급과 현금거래만 가능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이어 "매출이 증가하는 데 굉장히 제한적인 상황"이라며 납품 거래 정상화가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홈플러스는 지난 7월 메리츠금융그룹과 MBK파트너스의 지원 합의로 2000억원 규모의 긴급운영자금을 확보했다. 이를 바탕으로 8월 주요 점포 67곳의 영업을 재개하고 지난 9월 2일 서울회생법원으로부터 회생계획안 인가를 받았다.

그러나 자금 확보가 납품업체와의 거래조건 개선으로 이어지지는 못했다.

일반적인 신용거래에서는 납품받은 상품을 판매한 뒤 약정된 기일에 대금을 지급할 수 있다. 반면 선지급이나 현금거래는 상품 확보 단계에서 현금이 필요해 재고를 확대하는 데 제약이 따른다.

특히 홈플러스는 기존 미지급 납품대금까지 해결해야 하는 상황이다. 지난 9월 회생계획 인가 당시 미지급 납품대금은 약 5032억원으로 집계됐다.

납품업체 이탈도 이어졌다.

더불어민주당 김원이 의원이 홈플러스에서 제출받은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납품업체는 2024년 말 1835곳에서 올해 9월 582곳으로 68.3% 감소했다.

같은 기간 입점업체는 4151곳에서 2386곳으로 42.5% 줄었다. 운영 점포 역시 126곳에서 67곳으로 축소됐다.

납품업체 감소 폭이 점포 감소 폭보다 크다는 점에서 향후 매출 회복을 위해서는 매장 운영뿐 아니라 상품 공급망을 복원하는 작업도 필요한 상황이다.

조 대표는 납품업체 감소 원인에 대해 "지난해부터 상품대금을 잘 지급하지 못해 많이 나갔다"고 설명했다. 입점업체에 대해서는 최대한 대금을 지급하려고 노력했다고 밝혔다.

입점업체 피해 지원 문제도 국정감사에서 거론됐다.

국민의힘 서일준 의원은 휴업으로 영업하지 못한 입점업체에 대한 지원 방안을 질의했다. 이에 조 대표는 퇴거하는 업체에 원상복구 비용을 청구하지 않고 있지만 추가적인 피해 지원은 "현재 여력이 안 된다"고 답했다.

희망퇴직 조건을 둘러싼 논란도 이어졌다.

민병덕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000억원 긴급운영자금 지원 당시 희망퇴직이 합의 내용에 포함되지 않았는데도 회사가 이를 시행한 이유를 물었다.

홈플러스는 지난 7일부터 본사와 점포 재직자를 대상으로 희망퇴직 신청을 받고 있다. 신청 기간은 오는 22일까지이며 퇴직 예정일은 31일이다.

회사는 희망퇴직 신청자에게 미지급 급여와 추석 상여금, 퇴직금을 지급할 계획이지만 별도의 위로금은 책정하지 않았다.

민 의원은 과거 폐점 당시 12개월분, 회생절차 직전 18개월분의 임금을 위로금으로 지급했던 사례를 거론하며 이번 희망퇴직 조건의 적절성을 지적했다.

홈플러스는 점포 축소로 직원의 상당수가 유급휴업 상태에 놓이면서 매출 대비 고정비 부담을 낮추기 위해 희망퇴직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경영 정상화 방안으로는 M&A와 자가점포 매각을 제시했다.

조 대표는 "궁극적으로는 계획대로 M&A가 진행돼야 지금의 사태가 잘 해결될 수 있을 것이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홈플러스는 현재 본사와 온라인사업부, 핵심 대형마트 67곳을 대상으로 영업양수도 방식의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 매각 주관사는 삼일회계법인이다.

조 대표는 이달 말 인수의향서를 접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와 별도로 폐점한 자가점포 19곳의 매각을 추진해 채권 상환 재원을 마련할 계획이다.

지난 9월 법원이 인가한 회생계획에도 자가점포 매각과 잔존사업부 M&A, 채권 변제 방안이 포함돼 있다.

 

토요경제 / 김은선 기자 kes@sateconomy.co.kr

다만 인수자 확보와 자산 매각은 아직 완료되지 않았다. 실제 매각대금 확보와 납품 거래 정상화 여부에 따라 향후 영업 회복 속도도 달라질 수 있다.

서 의원이 M&A와 점포 매각이 계획대로 진행되지 않을 경우의 대안을 묻자 조 대표는 "최선을 다하겠다"고 답했다.

조 대표는 자신의 거취에 대해서는 "사의를 표명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홈플러스는 법원의 회생계획 인가와 긴급운영자금 확보로 영업을 이어갈 기반을 마련했지만 상품 공급과 매출 회복이라는 과제를 남겨두고 있다.

이달 말 인수의향서 접수 결과와 자가점포 매각 진행 상황, 납품업체와의 신용거래 회복 여부가 향후 경영 정상화의 주요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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