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밖 청소년 도박 실태조사도 공백…정부, 연내 추가 대책·예산 확대 검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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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토요경제] |
청소년 사이버도박 자진신고제를 통해 위험에 놓인 청소년을 찾아냈지만, 상담기관에 연결된 이후 실제 상담까지 이어지는 과정에서 관리 공백이 드러났다.
청소년상담복지센터에 연계된 240명 가운데 121명이 상담을 받지 않은 것으로 집계됐다.
정부가 도박 청소년을 얼마나 발견했는지뿐 아니라 실제 회복 과정에 얼마나 참여시켰는지를 확인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6일 국회와 성평등가족부의 국정감사 관련 자료를 종합하면 이광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달 28일 국회 성평등가족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청소년 사이버도박 자진신고 이후의 상담·치유 실적을 공개하고 지원체계 개선을 촉구했다.
정부가 지난 5월부터 8월 말까지 운영한 청소년 사이버도박 자진신고제에는 총 1777명이 참여했다. 이 가운데 성평등가족부가 제출한 청소년상담복지센터 연계 실적은 240명이었다.
센터에 연계된 240명 중 실제 상담을 받은 청소년은 119명이었다. 상담은 총 803건 진행됐으며 상담이 종결된 인원은 44명이었다.
반면 나머지 121명은 해당 집계에서 실제 상담을 받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센터 연계 인원의 50.4%다. 상담을 기다리는 중인지, 보호자 동의가 이뤄지지 않았는지, 다른 기관에서 지원받았는지 등을 구분한 자료도 국정감사 당시 제출되지 않았다.
다만 이 수치를 전체 자진신고 청소년의 상담 이행률로 해석해서는 안 된다.
토요경제가 지난 9월 8일 보도한 캠페인 ⑦편에 따르면 전체 자진신고자 1777명 가운데 초기 면담을 마친 1504명 중 1430명, 95.1%가 한국도박문제예방치유원이나 청소년상담복지센터 등 전문기관에 연계됐다.
이번 국정감사에서 공개된 240명은 성평등가족부 소관 청소년상담복지센터의 연계 실적이다. 경찰청이 발표한 전체 전문기관 연계 실적과 집계 범위가 다른 만큼 두 숫자를 단순 비교할 수 없다.
그러나 전체 전문기관 연계 인원과 실제 상담 이행 인원, 상담 종결 및 사후관리 인원을 하나의 기준으로 연결해 확인할 필요가 있다는 점은 분명해졌다. 기관에 연계됐다는 사실만으로 상담이나 치료가 완료됐다고 판단할 수 없기 때문이다.
학교 밖 청소년에 대한 통계 공백도 드러났다.
청소년 도박 실태조사는 2022년까지 학교 밖 청소년을 별도로 조사했으나 2024년 국가승인통계로 전환된 이후 재학 청소년 중심으로 운영되고 있다. 성평등가족부 소관 학교밖청소년지원센터와 청소년복지시설에서도 도박 관련 상담 및 전문기관 연계 실적을 별도로 관리하지 않는 것으로 국정감사에서 지적됐다.
학교에 재학 중인 청소년은 예방교육과 진단조사 등을 통해 도박 위험을 발견할 수 있지만 학교 밖 청소년에 대해서는 동일한 방식의 접근이 어렵다. 별도의 실태 파악과 상담체계를 갖추지 않으면 위험군의 규모와 회복 지원 성과를 정확히 평가하기 어렵다는 문제가 남는다.
상담 인력과 예산도 과제로 떠올랐다.
국정감사에서 공개된 자료에 따르면 올해 디지털미디어 피해 청소년 회복지원 사업에는 10억5000만원이 편성됐지만 사이버도박 관련 예산은 별도로 구분되지 않았다. 도박 예방과 상담, 치유 지원에 실제 어느 정도의 재원이 사용됐는지 평가하기 어려운 구조다.
정부도 상담체계 개선 필요성을 인식하고 있다. 성평등가족부는 지난달 20일 한국도박문제예방치유원을 방문해 청소년상담사와 현장 실무자를 대상으로 한 도박 게이트키퍼 교육 강화, 전문기관 간 연계 절차 간소화 등을 논의했다.
그러나 기관 간 협의와 실제 상담 이행 실적은 별개다. 상담 대상자가 첫 상담을 받기까지 걸리는 기간과 상담을 중단한 사유, 다른 기관으로의 재연계 여부 등을 확인해야 정책 효과를 판단할 수 있다.
원민경 성평등가족부 장관은 지난달 28일 국정감사에서 상담 이행이 확인되지 않은 121명의 상황을 추가로 파악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올해 안에 청소년 사이버도박 대응을 위한 추가 대책을 수립하고 국회 예산 심의 과정에서 관련 예산 확대도 검토하겠다고 했다.
앞으로의 과제는 세 가지다. 먼저 상담기관으로 연계된 청소년이 실제 첫 상담을 받았는지 확인할 수 있어야 한다. 상담이 이뤄지지 않았다면 대기와 동의 문제, 타 기관 연계 등을 구분해 지원을 이어가야 한다. 학교 밖 청소년에 대해서도 도박 위험과 상담 실적을 파악할 별도의 경로가 필요하다.
무엇보다 상담 종결을 곧바로 회복으로 간주해서는 안 된다. 도박 행동의 변화와 일상생활 복귀, 재발 여부를 일정 기간 확인할 수 있는 사후관리 체계가 뒷받침돼야 한다.
청소년 사이버도박 자진신고제는 숨어 있던 문제를 드러내는 데 의미 있는 성과를 냈다. 하지만 신고 이후의 상담과 치유가 실제로 이뤄졌는지를 확인하지 못한다면 정책의 효과도 충분히 입증할 수 없다.
도박을 끊어야 하는 청소년에게 필요한 것은 기관으로 전달됐다는 기록이 아니라 회복을 시작하고 이어갈 수 있는 지원이다. 이제 정부가 답해야 할 질문은 얼마나 많은 청소년을 찾아냈느냐가 아니다. 찾아낸 청소년이 실제로 얼마나 도움을 받았느냐다.
토요경제 / 최은별 기자 ceb@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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