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북미 HEV 비중 2030년 50% 목표 유지
8월 美 하이브리드 33%↑…전체 판매는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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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국 도로교통안전국(NHTSA) 홈페이지 캡쳐 |
미국이 자동차 연비규제 강도를 크게 낮췄지만 현대자동차는 북미 하이브리드 확대 계획을 유지하고 있다. 친환경차 판매를 늘려야 할 규제상 압력이 줄어든 만큼 앞으로 미국 하이브리드 시장에서는 정책보다 소비자 수요와 상품성이 판매를 좌우할 가능성이 커졌다.
30일 미국 도로교통안전국(NHTSA)에 따르면 새 기업평균연비(CAFE) 규정은 2031년 업계 전체 평균 요구 수준을 약 34.9mpg로 낮춘다. 종전 규정에서 예상했던 50.4mpg보다 크게 낮은 수준이다. NHTSA는 2028년형부터 완성차 업체 간 연비 크레디트 거래도 폐지한다.
34.9mpg는 모든 차량에 일률적으로 적용되는 연비 기준은 아니다. CAFE는 차량 크기와 차급을 반영해 제조사별 목표를 산정하고 판매 차량 전체의 평균 연비로 규제 충족 여부를 판단한다.
규제 완화는 자동차업계 전반의 비용을 낮춘다. 미 교통부는 새 기준에 따라 완성차 업체들의 기술 관련 비용이 2031년까지 약 606억달러, 차량 한 대당 평균 1289달러 줄어들 것으로 추산했다. 반면 차량 생애주기 연료비는 평균 1600달러 이상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현대차에는 여기서 다른 셈법이 생긴다.
연비기준이 낮아지면 경쟁사들도 전기차나 하이브리드 판매를 빠르게 늘려 규제를 맞춰야 할 필요성이 줄어든다. 대형 내연기관 SUV와 픽업트럭을 오래 판매할 여지도 커진다. 현대차만 규제 완화의 혜택을 받는 구조가 아니라는 의미다.
그럼에도 현대차는 하이브리드 확대 계획을 유지하고 있다.
현대차는 지난달 ‘2026 CEO 인베스터 데이’에서 2030년까지 북미에 10종 이상의 하이브리드 모델을 운영하고 지역 판매에서 하이브리드 비중을 50%까지 높이겠다고 밝혔다. 앨라배마 공장과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에서 현지 생산도 확대한다. 북미 하이브리드 누적 판매는 이미 100만대를 넘어섰다.
최근 판매 흐름은 이 전략의 배경을 보여준다.
현대차의 8월 미국 판매는 8만6977대로 전년 동월보다 2% 감소했다. 그러나 하이브리드 판매는 33% 증가하며 역대 8월 최대를 기록했고 전체 판매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29%까지 높아졌다. 전동화 모델 전체 비중은 34%였다.
랜디 파커 현대차 북미권역본부장은 당시 “하이브리드 수요는 강세를 유지했다(Hybrid demand remained strong)”고 설명했다. 전체 판매가 감소한 달에도 하이브리드가 성장했다는 점에서 미국 소비자의 선택이 규제 대응 이상의 수요를 만들고 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현대차는 파워트레인 선택지도 더 넓힌다. 내년 상반기에는 총 주행거리 600마일 이상을 목표로 한 싼타페 EREV를 투입하고 미국 앨라배마 공장에서 생산할 예정이다. 전기차와 하이브리드, EREV, 내연기관을 함께 운용해 지역별 수요 변화에 대응한다는 전략이다.
미국 연비규제 완화는 현대차에 비용 부담을 낮춰주는 동시에 경쟁 조건도 바꾼다. 미국 완성차업체들이 수익성이 높은 내연기관 모델을 유지하기 쉬워지면서 하이브리드의 높은 연비만으로 차별화하기는 이전보다 어려워질 수 있다.
반대로 현대차가 규제 완화 이후에도 하이브리드 판매 비중을 높인다면 의미는 달라진다. 규제 준수를 위해 필요한 차가 아니라 가격과 연비, 주행거리에서 소비자가 선택하는 상품으로 자리 잡았다는 근거가 되기 때문이다.
2030년 북미 판매의 절반을 하이브리드로 채우겠다는 현대차의 전략도 이제 규제 대응보다 실제 수요와 수익성으로 평가받게 됐다.
토요경제 / 김지영 기자 jykim.media@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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