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인플레법 영향으로 현대차그룹이 전기차수출에 직격탄을 맞고 있다. 지난달 29일 현대차 울산공장 수출선적부두와 야적장에 완성차들이 대기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제공> |
미국의 인플레이션감축법(IRA, 이하 인플레법)에 직격탄을 맞은 탓일까. 잘 나가던 자동차 수출이 9월들어 급감세로 돌아서 악화일로의 무역수지에 적지않은 영향을 준 것으로 나타났다.
바이든 정부가 미국 내 생산 전기차에 대해서만 보조금을 지급하는 인플레법을 지난달부터 전격 시행에 옮기면서 일순간에 가격경쟁력을 상실한 현대자동차그룹의 미국 전기차 수출에 급제동이 걸린 여파로 해석된다.
올들어 세계적인 자동차 수요 부진 속에서도 친환경 바람을 타고 전기차는 가파른 성장세를 지속해왔다. 특히 현대차그룹은 미국 전기차시장 점유율 2위로 도약하며 전기차 수출 바람을 일으켰다.
그러나 전기차 수출의 상당 부분을 소화해온 미국 시장에서 인플레법의 직접적인 타격을 받은 것으로 드러나면서 향후 전기차 수출, 나아가 전체 자동차 수출이 크게 위축될 것으로 우려된다.
9월들어 전년比 16% 급감 '수출 빨간등'
13일 관세청에 따르면 이달 1∼10일 수출액(통관 기준 잠정치)은 162억4600만달러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16.6% 감소했다. 관세청측은 추석연휴와 맞물려 조업일 수가 작년보다 2일 줄어든 것에 영향을 받은 것으로 자체 분석했다.
하지만, 최근들어 수출 둔화세가 뚜렷한데다가 대표적인 수출주력업종 중 하나인 자동차의 수출부진이 일시적인 현상에 그치지 않을 것으로 보여 9월 월간 수출에 빨간등이 켜진 것만은 분명하다는게 전문가들의 일치적인 견해다.
품목별 9월 수출 동향을 보면 대한민국 수출의 주요 버팀목 역할을 해온 반도체가 1년 전보다 7.9% 증가해 눈길을 끌었다. 세계적으로 총체적인 전방 산업의 수요 부진 탓에 반도체 수출은 지난달 2020년 6월 이후 26개월 만에 감소, 불황기에 접어들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었다.
반도체와 함께 고유가 시대의 반사이익을 톡톡히 누리고 있는 석유제품의 수출은 11.7% 증가하며 강세를 지속했다. 하지만 석유제품 역시 수출 증가세가 둔화되고 있어 향후 수출 전선이 그리 녹록지만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반면 자동차는 인플레법 여파로 미국수출이 줄어들며 전년동기 대비 무려 17.9% 가량 급감했다. 자동차부품 역시 15.8% 감소하며 자동차 수출 부진에 영향을 그대로 이어받았다. 철강(-36.4%), 무선통신기기(-23.8%) 등도 큰 폭의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수출 상대국별로는 최대 교역국인 중국 수출이 또다시 20.9% 줄어들며 심각성을 더했다. 지난달까지 3개월째 감소세를 이어온 대중 수출은 이달에도 감소세에서 벗어나기 어려울 전망이다.
소비심리 위축돼 미국 이어 유럽수출도 급감
중국과 함께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수출 대상국인 미국이 -11.6% 줄어들었고 유럽연합은 -23.2%로 낙폭이 더 컸다. 이같은 현상은 미국과 유럽이 물가급등을 막기위한 지속적인 고금리 정책으로 일관, 소비 심리가 크게 위축되고 있는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수출과 함께 수입액도 고공비행을 멈추고 감소세로 돌아선 것으로 나타났다. 이달 1∼10일 수입액은 총 186억8800만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10.9% 감소했다.
그러나, 수입 역시 조업일 수가 줄어든데 영향을 받았으며, 실제 일평균 수입액은 16.6%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수입 증가율은 작년 6월부터 지난달까지 15개월 연속 수출 증가율을 웃돌고 있다.
품목별로 원유(15.7%), 가스(92.3%), 승용차(5.8%) 등의 수입액은 크게 늘어난 반면, 반도체(-18.1%), 석유 제품(-33.5%), 석탄(-1.2%), 기계류(-23.4%), 반도체장비(-29.6%) 등은 감소했다.
특히 원유(32억8600만달러), 가스(21억5500만달러), 석탄(6억6800만달러) 등 3대 에너지원의 합산 수입액은 61억900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 46억3800만달러에 비해 무려 31.7%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국가별로는 사우디아라비아(48.8%), 베트남(0.9%), 말레이시아(29.6%) 등으로부터의 수입은 늘었으나 중국(-24.2%), 미국(-27.8%), EU(-26.7%), 일본(-24.1%) 등은 감소했다.
車부진 영향 탓 무역수지 적자폭 커져
한편 이달 1∼10일 무역수지는 24억4300만달러 적자를 기록하며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적자 규모는 지난해 같은 기간(14억8300만달러 적자)보다 더 커졌다.
무역수지가 이달달까지 적자를 내면 25년 만에 6개월 연속적자라는 불편한 기록을 다시 쓰게 된다. 6개월 이상 연속 적자는 1995년 1월∼1997년 5월 이후 25년여간 없었던 일이다.
올들어 무역수지는 4월(-24억7600만달러), 5월(-16억달러), 6월(-24억8700만달러), 7월(-48억500만달러), 8월(-94억7400만달러)까지 5개월 연속 적자행진 중이다.
올들어 이달 10일까지 누적 무역적자는 275억5100만달러다. 이미 연간 기준 역대 최대인 1996년 기록(206억2천400만달러)을 넘어섰다. 연간 무역적자를 기록한다면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2008년(132억6700만달러) 이후 14년 만의 일이다.
토요경제 / 이중배 기자 dialee0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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