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텔신라, 매출20% 호텔이 영업익40%…이부진 면세 변동성↓운영수익↑

김지영 기자 / 기사승인 : 2026-10-03 12:3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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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레저 영업이익률 12.4%…면세의 2.6배
중국 관광객 회복에도 면세 소비 방식 변화
하노이 319실 위탁운영…브랜드로 해외 수익 확대
▲ 호텔신라 이부진 대표. [호텔신라]

 

호텔신라에서 호텔·레저 사업이 매출 규모를 웃도는 이익 기여도를 보이면서 이부진 사장의 사업 재편 방향도 구체화되고 있다. 변동성이 큰 면세사업은 수익성을 우선하고 호텔은 직접 투자보다 위탁운영을 통해 해외 수익 기반을 넓히는 전략이다.

3일 호텔신라의 2분기 실적을 분석한 결과 호텔·레저 사업 매출은 1992억원으로 전체 매출 9718억원의 20.5%를 차지했다. 반면 영업이익은 247억원으로 전체 611억원의 40.4%를 담당했다.

호텔·레저 사업의 영업이익률은 12.4%다. 면세(TR) 사업은 매출 7726억원에 영업이익 364억원으로 영업이익률이 4.7% 수준이다. 호텔·레저의 수익성이 면세보다 약 2.6배 높다.

호텔사업 자체도 성장했다. 2분기 호텔·레저 매출은 전년 동기보다 13.6%, 영업이익은 23.5% 증가했다. 서울신라호텔과 제주신라호텔, 신라스테이가 고르게 성장하면서 특정 점포에 의존하지 않는 실적 개선이 나타났다.

이 숫자를 이 사장이 지난 3월 주주총회에서 내놓은 메시지와 연결하면 사업 전략은 더 선명해진다.

이 사장은 당시 “장기적인 수익성 개선과 주주가치 제고에 초점을 맞춰 호텔 사업의 확장과 경쟁력 강화, 면세 사업 생존을 위한 효율화를 중심으로 사업을 운영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면세에서는 수익구조 개선을, 호텔에서는 해외 신규 프로퍼티 확대와 운영 역량 강화를 각각 제시했다.

호텔신라의 전략을 단순히 면세에서 호텔로 사업의 중심을 옮기는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 면세는 여전히 매출과 절대 영업이익에서 가장 큰 사업이다. 대신 공개된 경영 판단을 종합하면 면세사업 특유의 높은 변동성이 전체 이익을 좌우하는 구조를 완화하면서 호텔에서 안정적인 이익원을 추가하려는 방향에 가깝다.

면세시장의 소비 환경도 과거와 달라졌다.

남중국모닝포스트(South China Morning Post)는 올해 1월 중국인의 해외여행이 코로나19 이전 수준에 가까워지고 있지만 과거와 같은 대규모 면세 소비는 돌아오지 않고 있다며 “면세 쇼핑 광풍의 시대는 끝난 것으로 보인다(The era of duty-free shopping sprees appears to be over)”고 진단했다. 한국 면세업계 역시 중국 관광객 수 회복과 매출 회복이 같은 속도로 움직이지 않는 상황을 짚었다.

최근 흐름도 비슷하다. 로이터(Reuters)는 지난달 중국 관광객의 여행 수요가 크게 늘었지만 1인당 여행 지출은 3년 만의 낮은 수준으로 내려왔다고 보도했다. 여행객 숫자가 늘어도 소비액이 과거처럼 비례해 증가하지 않는다는 의미다.

호텔신라 입장에서는 중국인 관광객 증가만을 기대해 면세 외형을 다시 키우기보다 수익성을 통제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드는 것이 중요해진 이유다.

실제 2분기 면세 매출은 전년 동기보다 9.1% 줄었지만 영업이익은 364억원으로 전년 동기 113억원 적자에서 흑자로 돌아섰다. 인천공항 DF1 영업 종료로 외형은 축소됐지만 비용 부담을 낮추면서 손익은 개선됐다.

호텔에서는 반대 전략을 쓴다. 사업장은 늘리되 자산 부담은 크게 늘리지 않는 방식이다.

▲ 하노이 신라모노그램. [호텔신라]

 

호텔신라는 오는 23일 베트남 하노이에 319실 규모의 '신라모노그램 하노이 웨스트레이크'를 개관한다. 다낭과 강릉, 중국 시안에 이은 네 번째 신라모노그램으로 위탁운영 방식을 적용한다. 호텔신라가 건물을 직접 소유하기보다 브랜드와 운영 노하우를 제공해 수익을 얻는 구조다.

이 같은 자산경량화(asset-light)는 글로벌 호텔업계에서도 확산하고 있다. 호텔 전문매체 스키프트(Skift)에 따르면 하얏트는 올해 수익의 90%를 자산경량형 사업에서 확보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롯데호텔도 해외 사업에서 직접 소유보다 위탁운영 계약을 늘리는 방향으로 전략을 전환하고 있다.

호텔을 직접 소유하면 객실 매출을 가져갈 수 있지만 막대한 투자비와 감가상각, 금융비용도 부담해야 한다. 위탁운영은 부동산 투자 부담을 줄이는 대신 브랜드와 운영 능력을 이용해 수수료 수익을 확보할 수 있다. 해외 점포 수를 늘릴 때 자본 효율을 높일 수 있는 방식이다.

여기서 이부진 사장의 전략적 선택이 읽힌다. 면세에서는 손익을 흔드는 고정비와 사업 위험을 관리하고, 호텔에서는 부동산보다 '신라'라는 브랜드와 운영 능력의 가치를 수익화하는 것이다.

다만 호텔이 면세를 대체했다고 평가하기는 이르다. 2분기 절대 영업이익도 면세가 364억원으로 호텔·레저의 247억원보다 많다. 호텔업 역시 성수기와 경기, 객실단가 등의 영향을 받는다.

관건은 호텔·레저가 국내에서 보여준 두 자릿수 이익률을 해외 위탁운영 사업에서도 만들어낼 수 있느냐다. 이달 문을 여는 하노이 신라모노그램은 호텔신라가 '호텔을 소유하는 회사'보다 '호텔을 잘 운영해 돈 버는 회사'로 얼마나 확장할 수 있는지를 보여줄 첫 시험대 가운데 하나다.

 

토요경제 / 김지영 기자 jykim.media@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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