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중배의 可타否타]'달리는 말'에 채찍질을 가해야

이중배 기자 / 기사승인 : 2022-10-17 13:0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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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RA시행이 국내 태양광업체인 큰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사진은 태양광 발전소 현장. <사진=연합뉴스제공>

 

미국 바이든정부가 인플레이션 완화를 위해 지난 8월 16일부터 발효된 인플레이션감축법(IRA)의 핵심 골자는 기후 변화에 대한 대응이다. '탄소중립'을 위해 온실가스를 줄이겠다는 미명 아래 바이든은 야당의 강한 반대를 딪고 IRA를 제정했다. 온실가스 저감에 효과가 큰 전기차와 태양광이 반사이익을 얻게됨은 물론이다.


미국은 이를 통해 미국내 제조기업을 우대함으로써 미국 제조업 부활의 새로운 전기를 마련했다. 동시에 중국이 초강세를 보이는 전기차와 태양광 밸류체인에서 강력한 라이벌을 배제시키는 짭짤한 효과를 거뒀다. 집권 이후 온갖 수단을 동원, 중국 경제의 숨통을 조이고 있는 바이든으로선 '두마리 토끼'를 잡은 셈이나 마찬가지다.


IRA는 미국과 중국의 신무역전쟁으로 인해 탄생된 부산물과 진 배 없다. 다소 무리수를 둬가며 IRA를 밀어붙인 바이든의 입장에서 보면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대표적인 치적 중 하나로 치켜세울법도 하다. 문제는 미국과 중국 사이에 끼어있는 대한민국이다. 미국이 중국을 잡기 위해 펼쳐놓은 그믈에 우리가 걸려들 수 있기 때문이다. 마치 고래싸움에 새우 등 터지는 꼴이다.


IRA의 전격 시행으로 파죽지세로 진격하던 한국산 전기차의 대 미국수출에 급브레이크가 걸린 것이 현 상황을 함축하고 있다. IRA에 따라 미국서 완제품을 만드는 전기차만 보조금을 받는다. 한국에서 전기차를 전량 생산하는 현대차그룹은 희생양이 됐다. 대부분의 전기차를 내수로 소화 가능한 중국업체와 달리 현대차그룹은 수출 비중이 매우 높기에 IRA에 직격탄을 맞을 수 밖에 없다.


IRA가 한국 전기차산업엔 치명적인 손실을 안겨줬지만, 태양광엔 큰 기회가 제공할 것 같다는 분석이 나왔다. 미국 전기차공장이 아직 없는 현대차그룹과 달리 태양광 부문에서 강세를 보이고 있는 한화그룹은 미국 공장을 확보하고 있다. IRA가 현대차그룹엔 위기로, 한화그룹에겐 기회가 된 셈이다. IRA시행으로 인해 태양광과 전기차는 빛과 그림자처럼 희비가 엇갈릴 듯하다.


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이 17일 발표한 '미중 태양광 통상분쟁과 IRA의 영향 Part2'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이 중국산 태양광 관련 제품에 대해 수입 규제를 적용하면서 대한민국의 태양광 기업들이 반사이익을 얻고 있다. IRA가 태양광 설비 투자 등에 대한 세액공제 조항을 포함하고 있기 때문이다.


IRA와는 별개로 미국은 이미 2012년부터 중국산 태양광 제품에 대해 추가 관세 및 수량 제한 조치를 취해 왔다. 이에 태양광 관련 품목 수입에서 중국산이 차지하는 비중이 크게 줄어들었다. 중국산은 2011년 셀이 42.6%, 모듈이 59.1%에 달했으나 지난해엔 각각 0.2%와 0.4%로 쪼그라들었다. 이런데도 IRA로 중국에 대한 추가 견제에 나선 것은 세계 최강의 태양광 강국으로 도약한 중국의 시장진입을 원천봉쇄하겠다는 뜻이다.


미국의 중국에 대한 견제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아예 싹을 자르겠다는 심산이다. 미국정부는 다음달말 중국산 태양광 셀과 모듈에 대한 우회 수출 조사 예비판정 결과를 발표한다. 미국의 규제와 견제를 피해 중국이 태양광부품을 동남아 4개국을 통해 우회수출을 하고 있다는 판단한 것이다. 결과에 따라 국내 기업이 큰 반사이익을 누릴 가능성이 크다는게 무협 보고서의 주장이다.


보고서는 "한국기업이 미국 등 글로벌 태양광 시장 진출에 더욱 박차를 가할 수 있도록 우리 정부도 세제 지원 등 혜택을 확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국의 전체 태양광 셀 수입에서 한국산이 차지하는 비중은 2011년 1.9%에서 지난해 47.8%까지 껑충 뛰었다. 미국은 탄소중립 차원에서 태양광 발전 비중을 대폭 끌어올리겠다고 발표했다. IRA여파로 K태양광에 미국이란 큰 시장이 열릴 가능성이 더욱 높아진 것이다.


국가적으로 보면 반도체도 자동차도 철강도 다 중요한 산업이란 점을 부정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윤석열 정부의 반도체에 대한 관심과 애정이 과도하게 쏠려 다른 산업이 상대적 박탈감에 빠져있는 것 또한 사실이다. 경제위기 국면이 고조되는 상황에선 정책적으로 되는 산업에 더 투자하고 더 두툼하게 지원하는 게 효과적일 수 있다. 복합위기 속에서 태양광은 말 그대로 되는 산업이다. 작금의 상황에서 업황이 좋은 몇 안되는 아이템 중 하나다. '달리는 말에 채찍질을 가하라'하는 속담대로 정부의 전향적인 정책 안배를 기대하는 이유다.

 

토요경제 / 이중배 기자 dialee0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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