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덕형 칼럼] 스타벅스 논란, 정용진 개인까지 끌고 가는가

이덕형 기자 / 기사승인 : 2026-05-19 10:4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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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의 실수 비판은 필요하다…그러나 ‘오너 정치 프레임’ 덧씌우기는 경계해야

 

▲토요경제 이덕형 편집국장

스타벅스코리아의 ‘5·18 마케팅 논란’이 결국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 개인 문제로까지 번지고 있다. 기업의 부적절한 이벤트 운영은 당연히 비판받아야 한다. 역사적 상징성과 사회적 민감성을 고려하지 못한 점 역시 기업 스스로 책임져야 할 부분이다.

 

하지만 최근 일부 언론과 온라인 여론의 흐름을 보면, 사안을 넘어 정 회장 개인의 과거 SNS 발언과 정치적 이미지까지 다시 끌어와 연결하는 모습이 나타나고 있다. 여기에는 냉정한 분석보다 감정적 프레임이 더 강하게 작동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실제 이번 사태의 직접적 원인은 스타벅스 내부의 검수 실패다. 기업 차원의 리스크 관리가 작동하지 못했고, 그 결과 소비자 반발과 사회적 논란이 발생했다. 신세계그룹 역시 논란 직후 대표 교체와 내부 징계라는 강도 높은 조치를 내놨다. 경영진 책임론 역시 이미 현실화된 셈이다.

그런데 문제는 그 이후다. 일부에서는 과거 정 회장의 ‘멸공’ 발언과 개인 SNS 활동을 이번 사안과 연결하며 “결국 오너의 정치 성향이 기업 문화에 반영된 것”이라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그러나 이는 어디까지나 해석일 뿐, 직접적 인과관계가 확인된 사실은 아니다. 기업 내부 실무 실패를 두고 곧바로 오너 개인의 정치적 성향과 연결하는 것은 지나친 비약이라는 지적도 가능하다.

생각해볼 대목은 또 있다. 지금 한국의 대기업 환경에서 어느 기업인이 자신의 정치적 입장을 노골적으로 기업 경영에 반영하려 하겠는가 하는 현실적 문제다. 기업은 소비자와 시장, 정부와 규제 속에서 움직인다. 정치적 오해만으로도 기업 가치와 브랜드는 큰 타격을 입는다. 그런 상황에서 공개적으로 특정 정치 성향을 기업 운영에 투영한다는 것은 상식적으로도 매우 부담이 큰 선택이다.

물론 정 회장 스스로 논란의 빌미를 제공한 측면은 있다. SNS를 통한 직설적 표현과 개인적 메시지는 이미 여러 차례 논쟁을 불러왔다. 공인의 언행은 언제든 평가받을 수 있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모든 기업 이슈를 과거 개인 발언과 무조건 연결하는 방식까지 정당화되기는 어렵다.

언론의 역할은 기업 권력을 감시하는 것이다. 그러나 감시는 사실과 구조를 중심으로 이뤄져야 한다. 특정 기업인에 대한 호불호나 정치적 이미지가 먼저 앞서고, 이후 모든 사건을 그 틀에 끼워 맞추기 시작하면 그것은 비판을 넘어 여론몰이에 가까워질 수 있다.

기업의 잘못은 냉정하게 따져야 한다. 동시에 기업인 개인의 사생활과 기업 시스템의 문제를 어디까지 구분할 것인지에 대한 균형감 역시 필요하다. 지금 필요한 것은 감정적 낙인이 아니라, 사실에 기반한 차분한 판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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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덕형 기자
이덕형 기자 1995년 방송사 기자로 입사한 뒤 사회부,정치부,경제부 등 주요부서를 두루 거쳤습니다. 앵커와 취재기자, 워싱턴 특파원으로 활동하며 다양한 현장을 누볐고,올해로 기자 생활 31년이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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