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남궁훈대표(왼쪽)가 19일 기자회겨을 통해 카톡대란 사태 책임을 지고 대표직에서 사퇴한다고 밝혔다. <사진=연합뉴스제공> |
국민메신저 카카오톡과 관련 서비스의 먹통 사태, 소위 '카톡 대란'이 수습 국면이다. 카톡을 비롯한 주요 앱 및 웹 서비스가 하나하나 사태 이전으로 원상 복구되고 있다. 네이버에 비해 복구가 늦다는 비난의 목소리를 듣고 있지만, 피해가 더 컸기에 복구가 더 늦는 것은 불가피한 일일 것이다. 온나라를 떠들썩하게 만든 카톡대란은 서비스가 모두 정상화되면 일단락된다. 하지만 사태원인 규명, 피해 보상, 책임소재 문제 등 사태의 완벽한 수습까지는 골치아픈 난제들이 도사리고 있다. 어찌보면 카카오그룹이 골머리를 싸매애하는 시점은 지금부터다.
카카오그룹측은 일단 19일 오전 판교 카카오아지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카톡대란으로 전국민에게 불편과 피해를 입힌 것에 대해 고개 숙여 대국민사과를 했다. 15일 사태가 발발한 지 꼭 나흘만의 사과다. 사회적으로 대 혼란을 야기한 것을 감안하면, 조금은 때늦은 사과란 지적도 나온다. 어찌됐든 이번 사태의 책임을 지고 남궁훈 대표가 전격 사퇴했다. 사안의 중요성을 감안, 최고 경영진이 책임지고 물러나는 것으로 카카오 내부적으로 정리를 마친 것이다.
남궁훈대표는 카카오그룹 총수인 김범수 의장의 최측근이자 카카오그룹의 핵심 인물이란 점에서 이번 사태의 문책성 인사로는 나름대로 신경을 쓴 셈이됐다. 남궁대표는 한게임, 네이버, 카카오에 이르기까지 김범수 의장과 30년 가까이 같은 길을 걸어온 동지이자 카카오신화 창조의 공신중 하나다. 김 의장의 의중을 누구보다 잘 아는 인물이다. 남궁대표의 사퇴에 김 의장의 심리적 부담이 결코 작지 않았을 것이라 짐작이 가는 이유다.
대국민사과와 함께 핵심 인물인 남궁대표가 전격 사퇴했지만, 카카오의 카톡대란 사태의 완전한 수습까지는 험난한 여정이 기다리고 있다. 우선 김 의장이 국감 증인으로 채택됨에 따라 국회에 출석, 여야 위원들의 집중 포화를 맞을 것으로 보인다. 가뜩이나 독점적 플랫폼에 대한 인식이 악화된 상황에 카톡대란까지 빚어져 김 의장은 뭇매를 피하기 어려울 것같다. 국회 정무위가 이해진 네이버 글로벌투자책임자(GIO)에 대한 국감 증인 철회를 추진하고 있는 것과는 대조적인 현상이다. 게다가 이해진 GIO는 김의장의 영원한 라이벌이다. 공교롭게도 카카오와 네이버는 이번 사태를 야기한 장본인들이다. 김의장이 상대적 박탈감이 클 것은 자명한 일이다.
이번 사태의 책임소재와 피해 보상 문제도 김 의장과 카카오그룹 입장에선 꽤나 골치아픈 문제다. 카톡이 먹통돼 불편을 겪은 사용자가 피해보상을 요구하긴 쉽지 않겠으나, 카톡과 관련 플랫폼을 이용해 장사나 사업을 하는 소상공인들은 상황이 다르다. 적지않은 피해를 입었기 때문이다.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은 최근 카카오 서비스 장애에 따른 소상공인 피해 조사를 위해 피해신고센터 운영에 들어갔다. 대다수 소상공인들이 카카오 서비스를 기반으로 예약·상담 등 영업활동을 하고 있어 피해 사례는 눈덩이처럼 불어날 것이 자명하다.
카카오측은 유료서비스 이용자를 대상으로 피해를 보상하겠다는 원칙을 정한 것으로 알려진만큼 지리한 소송전에 휘말릴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이번 사태의 책임이 카카오냐, 아니면 데이터센터운영사인 SK C&C냐를 놓고 법적 논란의 여지도 충분해 보인다. 하지만, 국민여론은 카카오에서 등을 돌리고 있다. 카카오도 나름대로 피해지만, 여론은 카카오에 일말의 동정조차 없다. 법적 책임소재가 누구한테 있느냐를 떠나 이번 사태의 직간접 피해 당사자들은 카카오를 주 타깃으로 하고 있는 모양새다.
카카오 입장에선 다소 억울할 수 있다. 물론 카카오의 위기대응능력 부재가 비난을 받고 있지만, 지진 등 천재지변이 아닌 이상 이번 사태의 1차 책임은 분명 데이터센터 관리를 맡은 SK C&C측에 있다는게 법조계의 중론이다. 게다가 카카오도 이번 사태로 수 백억원대의 손실을 봤다. 일종의 가해자인 동시에 피해자인 셈이다. 이런 상황에 모든 비난과 피해보상의 화살이 카카오를 향하고 있으니, 너무 가혹한 처사라는 게 카카오측의 속내일 듯하다.
그러나 법적 책임보다 더 무섭고 중요한게 사회적 책임이란 사실을 일순간도 간과해선 안된다. 법적 책임 소재가 어디에 있든, 기업과 기업인은 늘 사회적 책임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 기업 규모가 커질 수록 사회적 책임도 같이 상승한다. 특히 전국민을 상대로한 서비스 기업이라면 사회로부터 무한책임을 강요받는다. 카톡 앞에 '국민메신저'란 수식어가 따라붙는 것에 일종의 반대급부다. 그것은 카카오의 숙명이라면 숙명이다. 그러기에 카카오로선 비용을 아끼지 말고 모든 재난에 대비해 최악의 상황까지 다 열어놓고 철두철미하게 대비했어야 옳다. 그것이 카톡대란과 같은 재난으로부터 다수의 국민을 보호하는 가장 기본적이고, 1차적인 사회적 책임이다.
토요경제 / 이중배 기자 dialee0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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