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사 품은 우리금융, 조건은 내부통제…또 금융사고에 임종룡2기 시험대

위아람 기자 / 기사승인 : 2026-07-14 13:3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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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ABL생명 인수는 조건부 승인…2027년 말까지 반기별 이행 보고
6월 40억원대 사기대출 공시, 책무구조도 확대 국면서 내부통제 실효성 재부각
▲우리은행과 우리금융그룹[연합뉴스]

 

우리금융의 비은행 확장 성과가 다시 내부통제 시험대에 올랐다. 임종룡 우리금융그룹 회장은 올해 3월 연임을 확정했고, 우리금융은 동양생명·ABL생명 인수로 종합금융그룹 체제를 갖췄다. 그러나 금융당국이 보험사 자회사 편입을 승인하며 단 조건은 명확했다. 내부통제 개선계획과 중장기 자본관리계획의 이행이다.

문제는 조건부 승인 이후에도 우리은행에서 금융사고가 이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우리은행은 지난달 외부인의 허위 서류 제출에 따른 40억800만원 규모 금융사고를 공시했다. 사고는 2024년 8월 발생했지만, 공시는 2026년 6월 이뤄졌다. 내부 인지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린 셈이다. 단순한 개별 사기 사건을 넘어 여신 심사와 사후관리 체계가 제대로 작동했는지 따져봐야 하는 이유다.

우리금융의 동양·ABL생명 인수는 지난해 5월 금융위원회로부터 조건부 승인을 받았다. 당시 금융감독원은 우리금융지주의 경영실태평가 등급을 2등급에서 3등급으로 낮췄다. 금융지주회사 감독규정상 자회사 편입 심사에서 경영실태평가 2등급 이상이 중요한 기준인 만큼, 우리금융은 원칙적으로 승인 기준에 미달한 상태였다.

금융위는 예외를 인정했다. 우리금융이 제출한 검사 지적사항 개선계획, 내부통제 개선계획, 중장기 자본관리계획이 차질 없이 이행될 경우 경영상태가 개선될 수 있다고 본 것이다. 금융위는 승인 당시 “우리금융의 동양·ABL생명보험 자회사 편입승인은 지주가 제출한 검사 지적사항 개선계획, 내부통제 개선계획 및 중장기 자본관리 계획의 이행을 전제로 하는 만큼 이들 계획들이 차질 없이 이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부대조건도 붙었다. 우리금융은 2027년 말까지 해당 계획의 이행 실태를 반기별로 금감원에 보고해야 한다. 금융당국은 이행 여부를 점검해 금융위에 보고한다. 계획을 제대로 이행하지 않을 경우 시정명령뿐 아니라 주식처분 명령까지 가능하다는 점도 명시됐다.

이 때문에 동양·ABL생명 인수는 끝난 이슈가 아니다. 승인 자체는 지난해 이뤄졌지만, 조건 이행은 현재진행형이다. 특히 우리은행 금융사고가 이어질수록 우리금융이 제출한 내부통제 개선계획이 실제 현장에서 작동하는지에 대한 의문은 커질 수밖에 없다.

최근 금융당국의 기류도 내부통제 실효성 점검에 맞춰져 있다. 금융감독원은 올해 은행권 금융사고가 계속 늘어나는 흐름을 주시하며 내부통제 강화 조치의 실효성을 따져보겠다는 방침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책무구조도 현장점검 결과에 따른 후속 조치도 확인 대상이다. 7월부터는 책무구조도 적용 대상이 금융투자·보험·여신전문금융·저축은행 등으로 확대된다. 금융권 전체가 임원별 책임 범위를 더 구체적으로 관리해야 하는 국면에 들어간 것이다.

책무구조도는 금융회사 임원별 내부통제 책임과 관리 범위를 문서화하는 제도다. 사고가 발생했을 때 책임 소재를 보다 명확히 하기 위해 도입됐다. 은행과 금융지주는 이미 적용 대상이다. 우리금융의 내부통제 논란이 더 민감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제도는 이미 도입됐고, 지주는 보험사 인수 조건으로 내부통제 개선을 약속했으며, 그 이후에도 사고가 반복되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금융 입장에서는 성과와 부담이 동시에 존재한다. 임 회장은 1기 체제에서 우리투자증권 출범과 동양·ABL생명 인수를 통해 종합금융그룹 포트폴리오를 갖췄다. 이는 분명한 성과다. 은행 의존도를 낮추고 비은행 수익 기반을 넓혔다는 점에서 전략적 의미도 크다.

재무 지표도 일부 개선됐다. 우리금융의 올해 1분기 순이익은 603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1% 줄었지만, 보통주자본비율(CET1)은 13.6%로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자본비율 개선은 비은행 확장과 주주환원, 생산적 금융 확대의 기반이 될 수 있다.

하지만 수익성 부담은 남아 있다. 핵심 계열사인 우리은행의 1분기 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두 자릿수 감소했다. 비이자이익이 줄고 대손비용이 늘어난 영향이다. 그룹 고정이하여신비율도 상승 흐름을 보였다. 비은행 확장으로 포트폴리오는 넓어졌지만, 은행의 건전성 관리와 사고 예방이 흔들리면 그룹 전체 평가도 훼손될 수 있다.

핵심은 내부통제가 종이 위 계획에 그치지 않느냐다. 우리금융은 보험사 인수 승인 과정에서 내부통제 개선을 약속했다. 금융당국도 이를 전제로 예외적 승인을 내줬다. 그렇다면 이제는 실행이 남았다. 영업점 여신 심사, 본부 사후관리, 이상징후 탐지, 계열사 리스크 관리가 실제로 작동해야 한다.

우리은행의 40억원대 금융사고는 외부인의 허위 서류 제출에 따른 사기 사건이다. 회사 책임을 단정할 수는 없다. 그러나 수십억원 규모 대출이 실행되고 장기간 내부에서 인지되지 못했다면 질문은 남는다. 내부통제 개선계획은 어디까지 이행됐는가. 책무구조도상 책임자는 누구인가. 반복되는 금융사고를 줄이기 위한 사후 점검은 실제 현장에서 작동하고 있는가.

임종룡 2기 체제의 과제는 연임이 아니다. 연임은 끝났다. 보험사 인수도 마무리됐다. 남은 것은 조건을 지키는 일이다. 우리금융이 종합금융그룹으로 올라섰다는 평가는 내부통제 신뢰가 뒷받침될 때 유지된다. 금융당국이 달아놓은 조건은 여전히 유효하다. 우리금융의 다음 평가는 실적보다 내부통제 이행표에서 갈릴 수 있다.

 

토요경제 / 위아람 기자 moon@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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