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금융은 왜 롯데손보를 택했나…6933억 인수 뒤 '자본 정상화' 시험대

임종호 기자 / 기사승인 : 2026-10-13 13:3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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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EZ손보 적자 지속…KB손보와 수익성 격차
롯데손보 장기보험 계약·영업망 확보로 경쟁력 강화
기본자본 마이너스 910억…추가 출자·주주환원 양립 관건
▲ 신한금융그룹 사옥 [토요경제]
신한금융이 롯데손해보험을 인수해 취약한 손해보험 사업을 강화한다. 다만 롯데손보의 자본 부족과 수익성 회복 부담까지 떠안는 만큼 인수 이후 추가 투자비용이 성패를 가를 전망이다.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금융지주(회장 진옥동)는 이날 이사회에서 롯데손보 인수를 승인하고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했다.

롯데손보 공시에 따르면 인수 대상은 사모펀드 운용사 JKL파트너스 등이 설립한 투자목적회사 빅튜라가 보유한 지분 77.04%다. 매매대금은 6933억원으로 지분 전체 가치를 약 9000억원으로 평가한 거래다. 최종 인수까지는 금융당국의 승인 등이 남아 있다.

신한금융이 인수에 나선 배경에는 경쟁 금융지주와의 손해보험 사업 격차가 있다.

신한금융은 은행과 카드, 증권, 생명보험에서 상당한 사업 기반을 갖췄지만 손해보험은 상대적으로 취약하다. 2022년 BNP파리바카디프손해보험을 인수해 신한EZ손해보험을 출범시켰으나 적자가 이어지고 있다.

신한EZ손해보험(대표 강병관)은 올해 상반기 182억원의 순손실을 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적자가 25억원 늘었다.

반면 KB금융 계열 KB손해보험(대표 구본욱)은 같은 기간 4788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두 회사의 사업 규모가 다르지만 손해보험의 이익 기여도에는 큰 차이가 있다.

신한금융이 자체 성장보다 인수를 선택한 것도 이런 격차를 빠르게 줄이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롯데손해보험(대표 이은호)은 올해 6월 말 자산 약 13조6000억원을 보유한 중형 보험사다. 장기 보장성보험 계약과 보험설계사 중심의 판매망을 갖췄다. 신한금융은 이를 통해 기존 손해보험 사업의 규모와 영업 기반을 단번에 확대할 수 있다.

롯데손보가 보유한 보험계약에서 발생할 미래 이익도 인수 유인이다.

올해 6월 말 롯데손보의 보험계약마진(CSM)은 2조2431억원이다. CSM은 기존 보험계약에서 앞으로 이익으로 인식할 것으로 예상하는 금액이다.

다만 확정 이익은 아니다. 실제 CSM은 1분기 말보다 2659억원 감소했다. 회사는 감소분 대부분이 보험계약 평가에 적용하는 계리적 가정 변경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인수가격도 신한금융의 결정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JKL파트너스는 2024년부터 롯데손보 매각을 추진했지만 가격 이견과 재무건전성 문제로 거래를 성사시키지 못했다. 신한금융과의 협상도 지난 7월 중단됐다가 재개됐다.

매각 초기 시장에서 거론됐던 2조원대 희망가격과 비교하면 이번 거래의 기업가치는 크게 낮아졌다. 다만 당시 희망가격과 현재 계약금액의 지분 기준이 다를 수 있어 단순 비교에는 주의가 필요하다.

문제는 인수가격이 낮아졌다고 실제 투자비용까지 적어지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롯데손보의 올해 6월 말 잠정 지급여력비율(K-ICS)은 161.9%로 금융당국의 권고 수준을 웃돌았다. 그러나 손실을 흡수하는 능력이 높은 기본자본은 마이너스 910억원, 기본자본비율은 마이너스 5.4%였다.

전체 지급여력은 일정 수준을 유지하지만 자본의 질을 개선해야 하는 상황이다.

금융위원회는 2027년부터 보험사의 기본자본비율에 50% 기준을 도입한다. 2035년 말까지 경과조치를 적용하지만 롯데손보로서는 단계적으로 자본구조를 개선해야 한다.

롯데손보는 이미 금융당국의 경영개선요구도 받은 상태다. 금융위는 지난 5월 회사가 제출한 경영개선계획을 조건부 승인했다. 롯데손보는 1년 6개월 동안 계획을 이행해야 한다.

신한금융이 인수를 마무리하면 자본확충과 경영개선계획 이행을 함께 관리해야 한다. 다만 현재 기본자본 부족액이 곧바로 필요한 증자 규모를 뜻하지는 않는다. 실제 추가 출자액은 앞으로의 실적과 요구자본 변화, 자본관리 방식에 따라 달라진다.

수익성도 아직 안정적이지 않다.

롯데손보는 올해 2분기 13억원의 순이익을 내며 흑자로 돌아섰지만 상반기 전체로는 185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상반기 보험영업에서는 537억원의 이익을 냈으나 투자 부문에서 791억원의 손실이 발생했다. 보험 본업에서 이익을 내더라도 금리 등 금융시장 변화가 전체 실적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는 구조다.

신한금융으로서는 롯데손보의 기존 보험계약을 확보하는 것뿐 아니라 투자손익의 변동성을 줄이는 작업도 필요하다.

이는 신한금융의 자본정책과도 맞물린다.

신한금융의 올해 6월 말 보통주자본비율(CET1)은 13.43%다. 그룹은 이 비율을 13% 이상 유지하면서 배당과 자사주 매입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롯데손보 인수대금 외에 추가 자본확충과 사업 통합에 자금이 투입되면 주주환원이나 다른 성장사업에 활용할 자본여력이 줄어들 수 있다.

향후 완전자회사화를 추진할 경우 현재 계약에 포함되지 않은 잔여 지분 22.96%를 확보하는 비용도 별도로 고려해야 한다.

장정훈 신한금융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지난 7월 실적 발표에서 인수합병을 추진하더라도 안정적인 CET1 비율을 유지하고 주당순이익(EPS)과 자기자본이익률(ROE)을 개선할 수 있어야 한다는 원칙을 제시했다.

롯데손보 인수가 이러한 기준을 충족할지는 추가 자본투입 규모와 향후 수익성에 달려 있다.

기존 신한EZ손보와의 사업 재편도 과제다. 두 보험사의 상품과 판매망을 연계하면 사업 효율을 높일 수 있지만 시스템 통합과 조직 재편에는 비용이 따른다. 구체적인 통합 방식과 일정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신한금융은 이번 인수로 손해보험 사업의 약점을 보완할 기회를 얻었다. 그러나 사업 규모를 키우는 것과 실제 이익을 늘리는 것은 별개다.

특히 추가 출자와 통합 비용이 커지면 낮아진 인수가격의 이점도 줄어들 수 있다. 신한금융이 롯데손보의 자본 부족을 해소하면서 주주환원과 수익성을 동시에 지켜낼 수 있을지가 이번 인수의 성과를 판단할 핵심 기준이 될 전망이다.

토요경제 / 임종호 기자 yimjongho1969@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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