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금 3만원 줄었으나 체감임금 25만원↓..."정부 모니터링 강화"
2월 물가상승 둔화로 감소폭 줄어들듯...공공요금 상승세가 변수
| ▲고물가 여파로 실질임금이 크게 하락해 근로자들의 씀씀이가 눈에띄게 줄고있다. 사진은 지난 9일 서울 서초구 농협 하나로마트 양재점에서 '가격 급등 채소 8대 품목 반값 할인 행사' 장면. <사진=연합뉴스제공> |
"올해 연봉의 소폭 하향 조정됐는데 고물가와 고금리가 계속 이어져 피부로 느끼는 임금감소폭이 무척 큽니다. 이러다보니 외식이나 여행 횟수를 작년보다 훨씬 줄 줄일 수 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서울 가산디지털단지의 중소기업에 근무하는 직장인 A씨(33세)의 얘기다. A씨의 경우처럼 작년 2분기 시작된 글로벌 복합위기 여파로 경기침체가 갈수록 가속화하고 고물가와 고금리가 1년가까이 지속되면서 직장인들의 체감임금이 하락, 경기를 더욱 둔화시키는 요인이 되고 있다.
굴지의 대기업이나 극히 일부의 잘나가는 기업을 제외하곤 대부분의 중소 벤처기업들이 올해 임금을 동결 내지는 인하한데다가, 상승폭이 둔화됐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높은 물가가 소비를 위축시키는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배달 노동자나 대리기사 등 특수고용직 노동자의 상황은 안좋다. 10년째 전업 대리기사일을 한다는 B씨(51세)는 "경기침체와 고물가, 고금리로 인한 실질임금의 하락이 겹치면서 직장인들의 회식 횟수가 크게 줄어들어 수익이 전년대비 30% 가량 줄어들었다"고 토로했다.
이같은 상황은 데이터로 입증된다. 지난 1월 노동자 1인당 월 평균 임금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에 고물가 상황이 겹치면서 실질임금이 전년 대비 5% 넘게 대폭 하락한 것으로 드러났다.
■ 고물가에 실질임금 감소...근로자들 주머니사정 팍팍
30일 고용노동부가 발표한 사업체 노동력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 1월 기준 상용 근로자 1인 이상 사업체 근로자의 1인당 월 평균 임금은 469만4천원이다. 작년 동월(472만2천원) 대비 0.6%(2만8천원) 하락한 수치다.
물가를 반영한 실질임금은 426만3000원으로, 전년 동월(451만원)보다 24만7000원(5.5%) 줄었다. 통장에 찍히는 월급은 3만원 가량 감소에 불과했지만, 고물가 지속의 영향으로 실제로 체감하는 월급은 크게 줄었다는 얘기다.
실질임금 상승률은 복합위기가 본격화되며 고물가 현상이 나타난 지난해 4월(-2.0%)부터 올해 1월(-5.5%)까지 10개월 연속 감소했다. 통화당국의 강력한 금리인상에도 불구, 소비자 물가의 고공행진이 점처럼 멈추진 않으면서 근로자들의 주머니 사정이 1년가까이 팍팍해진 셈이다.
실제로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해 1월 3.6%에서 시작해 가파르게 올라 7월 6.3%로 정점을 찍은 이후 지난해 8월~올해 1월 6개월 연속 5%대를 기록했다. 2월에는 4.8%로 소폭 하락하기는 했으나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3월 물가도 4% 안팎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상용근로자들의 임금은 소폭 올랐지만 특별급여의 감소가 눈에띈다. 노동부 조사에 따르면 정액급여는 348만2천원으로 전년 대비 13만1천원(3.9%), 초과급여는 20만5천원으로 4천원(2.1%) 가량 올랐지만, 특별급여는 132만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4만8천원(10.1%) 감소했다.
사업체 규모별로는 '300인 미만'의 중소기업은 382만2천원에서 386만9천원으로 4만6천원(1.2%) 상승했지만, '300인 이상'에서는 924만8천원에서 876만9천원으로 47만9천원(5.2%) 하락했다.
정규직과 비정규직, 대기업과 중소기업 근로자 간 임금 격차도 확대되는 모습이다. 지난달 상용직 근로자 임금은 500만7000원으로 집계된 반면, 임시·일용직은 177만4000원에 불과했다. 사업체 규모별로는 300인 미만 사업체가 386만9000원인 반면, 300인 이상은 876만9000원으로 두배 이상 격차를 보였다.
노동부 관계자는 이와 관련 "명목임금 자체가 0.6% 하락하고 물가상승률이 5.2%로 나타나면서 실질임금의 감소가 불가피했다"라며 "여기에 기업들의 이익률이 크게 낮아져 특별 급여 감소 영향이 컸던 것으로 보인다"라고 분석했다.
■ 2월 물가상승률 둔화, 실질임금 감소폭 축소되나
정부는 다만 2월엔 물가상승률이 4.8%로 둔화돼 실질임금 감소폭이 소폭 축소된 측면이 있다고 보고 있다. 하지만 공공요금 상승 등을 감안하면 근로자들이 체감하는 실질임금 감소는 계속 모니터링해야 할 부분이라는게 정부의 설명이다.
노동부의 이번 조사에선 국내 사업체 종사자 수가 2021년 4월 이후 이어진 증가세를 유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달 마지막 영업일을 기준으로 종사자 수가 1인 이상인 국내 사업체의 종사자는 1901만4천명으로 작년 동월(1857만명) 대비 44만4천명(2.4%) 증가했다.
코로나19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았던 숙박·음식업 종사자도 지난 2021년 11월 이후 꾸준히 늘어나며 회복세를 이어갔다. 숙박·음식업 종사자는 1년 전보다 9만1천명(8.6%) 증가했다. 이는 앤데믹의 직접적인 영향을 받은 결과로 해석된다. 보건·사회복지서비스업은 8만6천명(4.0%), 제조업이 5만9천명(1.6%) 늘었다. 반면 금융보험업은 3천명(0.4%) 감소했다.
종사자 지위별로 보면 상용근로자는 1595만명으로 작년 동월 대비 28만1천명(1.8%) 늘었고, 임시·일용근로자는 작년보다 18만8천명 증가한 198만4천명으로 집계됐다. 급여 없이 판매수수료만 받거나 업무를 배우고자 급여 없이 일하는 이 등을 가리키는 '기타 종사자'는 같은 기간 2만5천명(2.3%) 감소했다.
사업체 규모별 종사자는 '300인 미만'이 1578만8천명으로 작년보다 36만8천명(2.4%) 늘었다. '300인 이상'도 7만6천명(2.4%) 증가해 322만6천명을 기록했다. 노동부가 매월 시행하는 사업체 노동력 조사는 농업 등을 제외하고 고정 사업장을 가진 사업체 표본을 대상으로 한 것으로, 고정 사업장이 없는 가사 서비스업 종사자 등은 제외된다.
토요경제 / 조봉환 기자 ceo@sateconomy.co.kr
[저작권자ⓒ 토요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