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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6일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 제1차 전체회의에 국민의힘 소속 위원들이 불참해 자리가 비어 있다. [연합뉴스] |
7월 임시국회가 6일 ‘반쪽 국회’로 출발했다. 더불어민주당의 소집 요구로 국회는 문을 열었지만 국민의힘은 원 구성에 반발하며 의사일정 보이콧에 들어갔다. 민주당은 자당 의원이 위원장을 맡은 상임위원회부터 가동하겠다는 입장이고, 국민의힘은 민주당의 상임위원장 선출 강행을 ‘입법 독주’로 규정했다. 정치권의 충돌은 단순한 원 구성 싸움에 그치지 않는다. 성장 법안, 온라인 규제, 사회 안전망, 대형 유통사 고용 위기가 동시에 국회와 정부 앞에 놓였다.
당장 국회에는 민생경제 법안이 쌓여 있다. 민주당 한병도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신재생에너지법, 청소년 복지법 등 민생경제 법안들이 쌓여 있다”고 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필리버스터와 패스트트랙 제도 개편까지 거론되는 상황을 두고 “국회의 견제 기능을 무력화하고 다수 의석을 앞세운 입법 독주를 제도화하려는 것”이라고 반발했다. 여야의 충돌 지점은 절차지만, 그 여파는 정책 처리 지연으로 번질 수 있다.
경제 쟁점은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이다.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6일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서비스산업 경쟁력 강화 전담반 2차 회의에서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 제정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국내총생산(GDP)의 60%를 차지하는 서비스산업의 경쟁력 제고가 경제 대도약의 다음 과제라고 말했다. 회의에서는 인공지능(AI) 에이전틱 커머스, 이동서비스, 공공서비스 혁신 등이 논의됐다.
이 법안은 오래된 숙제다. 서비스산업 전반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연구개발(R&D), 세제, 금융 지원과 범정부 거버넌스를 마련하자는 취지지만, 의료 민영화 논란 등으로 15년째 국회 문턱을 넘지 못했다. 정부와 경제계는 제조업 중심 성장만으로는 저성장과 고용 둔화를 돌파하기 어렵다고 본다. 한국경제인협회는 이날 회의에서 한국의 서비스산업 비중이 63.4%로 미국 81.3%, 영국 80.1%, 일본 70.3%보다 낮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서비스산업 육성은 규제 완화만으로 풀 문제가 아니다. 의료, 플랫폼 노동, 디지털 헬스케어, 콘텐츠 저작권, 택배 분쟁처럼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얽힌 분야가 많다. 산업 진흥을 앞세우면 공공성과 노동권이 충돌하고, 규제를 묶어두면 성장과 고용이 막힌다. 7월 국회의 파행이 길어질수록 정부가 말하는 ‘AI 서비스 전환’은 구호에 머물 가능성이 크다.
표현의 자유도 쟁점으로 떠올랐다. 오는 7일부터 개정 ‘정보통신망법이 시행된다. 법원 판결로 불법 또는 허위조작정보로 확정된 내용을 반복 유통하고 수익을 얻은 일부 게시자에게 최대 10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할 수 있는 제도다. 정부는 온라인 신뢰 회복을 명분으로 내세우지만, 정치권과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표현의 자유 위축과 플랫폼의 과잉 삭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핵심은 집행 기준이다. 방미통위는 단순한 의견 표명이나 정치적 주장 자체가 규제 대상이 아니라 법원 판결로 확정된 사안을 반복 유통하는 행위가 대상이라고 설명한다. 하지만 대형 플랫폼이 법적 위험을 피하려고 게시물을 선제적으로 삭제할 경우, 규제의 칼끝은 허위조작정보가 아니라 일반 이용자의 말문으로 향할 수 있다. 이 법은 가짜뉴스 대책인 동시에 디지털 공론장 규제의 첫 시험대다.
사회 안전망 쟁점도 이날 시행에 들어갔다. 법무부와 경찰청은 6일부터 ‘고위험 대상자 협력 대응 방안’을 시행했다. 성폭력, 살인, 강도 등 특정범죄로 전자발찌를 찬 사람이 스토킹이나 가정폭력 범죄로 피해자 접근금지 명령을 받은 경우 관련 정보를 실시간 공유하고, 접근 시 보호관찰관과 경찰이 함께 대응하는 방식이다. 이번 대책은 지난 3월 전자발찌 착용자가 스토킹 피해자를 살해한 ‘남양주 스토킹 살인 사건’ 이후 마련됐다.
문제는 제도가 사건 뒤에 따라간다는 점이다. 2024년 시행된 ‘스토킹처벌법’과 전자장치부착법에 따라 전자발찌 부착 잠정조치 대상자는 정보 공유가 가능했지만, 이미 전자발찌를 찬 특정범죄자가 추가로 스토킹·가정폭력 접근금지 명령을 받은 경우에는 공유 절차가 없었다. 이번 대책은 그 사각지대를 메우는 조치다. 그러나 피해자 보호의 핵심은 법 조항보다 현장 대응 속도다. 정보 공유가 실제 출동과 격리로 이어지지 않으면 또 다른 사후 대책에 그칠 수 있다.
민생 현장에서는 홈플러스 사태가 고용과 지역상권 문제로 번지고 있다. 서울회생법원은 지난 3일 홈플러스에 대해 회생절차 폐지 결정을 내렸다. 법원은 구조조정과 인수합병이 성과를 내지 못했고, 회생계획에 필요한 운영자금 2000억원도 확보하지 못했다고 판단했다. 홈플러스는 14일 이내 즉시항고할 수 있지만, 자금 확보가 관건이다.
후폭풍은 이미 노동 현장으로 번졌다. 6일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 인터뷰에서 류근림 홈플러스일반노조 사무국장은 6월 급여가 체불된 상태라고 밝혔다. 그는 회생에 필요한 기업회생자금 2000억원 지원 의사가 MBK파트너스나 메리츠 측에서 보이지 않는다고 했다. 폐점 37개 점포의 직원 3200명은 인사이동이 중단된 채 휴직 상태에 있고, 주차·카트·미화·시설 등 용역 인력 약 1000명도 일을 그만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홈플러스 문제는 한 기업의 실패가 아니다. 대형마트 하나가 무너지면 정규직, 용역 노동자, 입점 소상공인, 납품 중소기업, 지역 상권이 함께 흔들린다. 유통업 구조조정은 금융 논리로 시작됐지만, 비용은 노동과 지역경제가 떠안는다. 정부가 고용 대책과 납품업체 피해 지원을 병행하지 않으면 회생 절차 폐지는 사회문제로 확대될 수 있다.
외교안보 쟁점도 경제와 맞물려 있다. 이재명 대통령은 오는 7일부터 8일까지 튀르키예 앙카라에서 열리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에 참석하고, 9일부터 11일까지 몽골을 국빈 방문한다. 정부는 이번 순방을 나토 방산시장 진출, 방산 공급망 구축, 몽골 핵심광물 공급망 협력의 계기로 보고 있다. 이는 외교 일정이지만 동시에 방위산업과 자원 안보의 문제다.
6일의 정치사회 쟁점은 한 방향을 가리킨다. 정치는 국회 파행으로 멈췄고, 행정은 성장·규제·안전 대책을 동시에 밀어붙이고 있다. 그러나 서비스산업법은 국회 문턱을 넘어야 하고, 정보통신망법은 표현의 자유 논란을 통과해야 하며, 스토킹 대책은 현장에서 작동해야 한다. 홈플러스 사태는 고용과 지역경제의 충격을 줄여야 한다.
결국 관건은 속도가 아니라 균형이다. 성장 정책은 공공성과 함께 가야 한다. 온라인 규제는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지 않아야 한다. 사회 안전망은 사건 뒤가 아니라 사건 전에 작동해야 한다. 기업 회생은 재무 논리만이 아니라 노동과 지역경제 비용까지 따져야 한다. 6일의 정치사회 뉴스는 흩어진 사건처럼 보이지만, 본질은 같다. 국가가 시장과 사회의 균열을 얼마나 빨리, 얼마나 정교하게 메울 수 있느냐의 문제다.
토요경제 / 조봉환 기자 ceo@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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