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0.25% 인상에 민간소비 0.15% 줄어...성장주역 '소비의 역습'
스태그플레이션 가능성 더욱 높아져....반전 기대는 아직 이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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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은행이 27일 발표한 7월 소비자동향에 따르면 기대인플레이션률이 4.7%로 2008년 통계작성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서울시내 한 전통시장에서 시민들이 장을 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물가는 오르고 성장은 뒷걸음질 치는 스태그플레이션 가능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
한국은행이 27일 발표한 통계지표와 자료에 따르면 소비자들이 앞으로 1년 동안의 물가 상승률을 예상하는 기대인플레이션률이 관련 통계가 작성된 2008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으며 지난해부터 이어지고 있는 금리인상으로 민간소비는 위축될 것으로 추정됐다.
기준금리 인상으로 주식이나 부동산과 같은 자산 가격은 내려가고 이자 부담은 늘어난 데 따라 지갑을 닫는 소비자가 많아지면서 성장에는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시나리오다. 한은은 기준 금리 0.25% 인상에 민간소비는 0.15% 줄 것으로 예측했다.
한은은 7월 소비자동향조사 결과, 기대인플레이션율은 6월(3.9%)보다 0.8%포인트(p) 오른 4.7%로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2008년과 2011년에도 기대인플레이션율이 4%를 넘은 적은 있었지만, 4.7%보다 낮은 수준이었다.
특히 상승 폭은 지난달(0.6%포인트)에 이어 두 달 연속 역대 최대치를 경신했다. 기대 인플레이션율 상승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
황희진 한은 통계조사팀장은 높은 기대인플레이션율에 대해 "우리나라 소비자물가지수(CPI)가 6%까지 유례없이 상승한 데서 주로 기인했다"며 "하반기에도 물가가 크게 낮아지지는 않을 거라는 판단이 작용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기대인플레이션율 응답 분포를 보면, 앞으로 1년간 소비자물가가 6% 이상 오를 것이라고 응답한 비중이 24.4%로 가장 높았다. 다음으로 '5∼6%'(19.6%), '4∼5%'(17.2%) 등이 뒤를 이었다.
물가 상승에 영향을 미칠 주요 품목 응답 비중을 보면 국제 유가불안을 반영해 석유류 제품(68.0%)이 가장 컸으며 공공요금(48.5%), 농축수산물(40.1%) 순이었다.
지난 13일 한은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가 기준금리를 한 번에 0.50%포인트 인상한 빅스텝의 영향은 이번에 반영되지 않았다.
이번 조사는 지난 11∼18일 전국 2500가구(응답 2432가구)를 대상으로 실시됐는데, 이 중 70∼80%가 금통위 결정 이전에 응답을 제출했다.
한은은 금리 인상 기조에 대한 언급이 있었기 때문에 이런 영향이 앞으로 서서히 나타날 것으로 예측했다.
소비자가 지난 1년간 주관적으로 체감한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의미하는 '물가 인식'(5.1%)도 한 달 새 1.1%포인트 높아졌다.
금리수준전망지수(152)도 전월보다 3포인트 오르며 역대급으로 기록됐다. 이 지수는 지난 3월부터 상승세를 지속하고 있다.
'6개월 후 금리가 지금보다 오를 것'이라고 대답한 사람이 내릴 것으로 예상한 사람보다 많으면 이 지수는 100을 웃도는데, 상승 전망 비중이 5월보다 더 커졌다는 의미다.
6월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86.0으로, 1개월 전보다 10.4포인트 하락했다. 지난 5월부터 석달째 내림세로, 2020년 9월(80.9) 이후 1년 9개월 만에 90 아래로 내려왔다.
CCSI는 소비자동향지수(CSI)를 구성하는 15개 지수 가운데 현재생활형편·생활형편전망·가계수입전망·소비지출전망·현재경기판단·경기전망 6개 지수를 이용해 산출한 지표로, 100보다 낮으면 장기평균(2003∼2021년)과 비교해 소비 심리가 비관적이라는 뜻이다.
높은 물가 상승세가 이어지고 전 세계 주요국의 긴축 가속화, 경기 둔화 우려 등으로 CCSI를 구성하는 6개 지수 모두 한 달 전보다 낮아졌다.
향후 경기전망(-19포인트·50), 현재경기판단(-17포인트·43) 등 경기에 대한 지수 하락 폭이 가장 컸다. 경기전망 지수는 2008년 7월(49) 이후 최저치다.
또 생활형편전망(-9포인트·79), 현재생활형편(-6포인트·81), 가계수입전망(-4포인트·93), 소비지출전망(-2포인트·112) 등 지수 낙폭이 한 자릿수에 그쳤다.
CCSI 항목에 포함되지 않는 취업기회 전망지수(69)는 고용지표 호조에도 향후경기전망이 나빠진 탓에 17포인트 떨어졌다.
주택가격전망지수(82)는 금리 상승과 아파트 매매 가격 하락 등으로 16포인트 내려가 사상 최저치로 떨어졌다.
한은 동향분석팀은 이날 이와 별도로 '금리 상승의 내수 부문별 영향 점검' 보고서에서 "지난해 8월부터 이어지는 기준금리 인상의 영향이 점차 가시화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동향분석팀이 거시모형을 통해 분석한 결과 민간 소비의 금리 탄력성은 평균 0.04∼0.15%로 나타났다. 기준금리가 0.25%포인트(p) 올랐을 경우 민간소비가 최대 0.15% 감소할 수 있다는 뜻이다.
이는 설비투자(0.07∼0.15%)나 건설투자(0.07%∼0.13%) 금리탄력성과 유사한 수준이지만, 민간소비가 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훨씬 크기 때문에 성장률 하락에 기여하는 수준도 높게 나타날 것이라는 전망이다.
올 2분기 성장률은 0.7%로 집계돼 예상치를 웃돌았는데, 여기서 민간소비의 기여도는 1.4%포인트로 분석되며 정부 소비(0.2%포인트)를 크게 앞지른 것으로 나타난 바 있다.
특히 글로벌 금리 상승으로 최근 주가가 상당 폭 하락한 데 더해 집값 역시 내려갈 것이라는 기대감이 형성되며 향후 소비가 더 제약될 수 있다고 봤다.
과거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기준금리가 0.25%포인트 오른 이후 6분기에 접어들면 주가와 집값 하락 영향에 따른 민간소비 감소 폭은 최고 0.12%에 달했다.
보고서는 "집값보다는 주가가 민간소비에 더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면서 "최근의 주가가 크게 하락한 점이 소비에 적지 않은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밝혔다.
토요경제 / 조봉환 기자 ceo@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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