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MM 부산 본사 출범…해운·항만·금융 잇는 '해양수도' 전략 속도

이슬기 기자 / 기사승인 : 2026-10-14 15:3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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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해양수도 육성 정책과 연계…해수부·해운기업 부산 집적
부산 본사 120명 근무 시작…단계적 조직 이전·북항 신사옥 추진
2030년까지 29조원 투자…항만·물류 협력과 산업 생태계 확대
▲ 이재명 대통령(사진 왼쪽에서 다섯 번째)이 최원혁 HMM 사장(오른쪽에서 다섯 번째), 전재수 부산시장(왼쪽에서 네 번째) 등과 함께 지난 13일 HMM 부산 본점 제막식에 참석한 모습 [청와대 미디어]

HMM이 본사를 부산으로 옮기면서 정부의 해양수도 육성 전략이 구체화되고 있다. 국내 최대 국적선사를 중심으로 항만과 해양금융, 물류기업을 연결해 해운산업의 경쟁력을 높이려는 구상이다.

14일 해운업계에 따르면 HMM(대표이사 최원혁)은 전날 부산 부산진구 부전동 본사 사옥에서 현판 제막식을 열고 부산 시대의 출범을 공식화했다.

행사에는 이재명 대통령과 황종우 해양수산부 장관, 전재수 부산시장, 박상진 산업은행 회장, 안병길 한국해양진흥공사 사장 등이 참석했다.

HMM의 부산 이전은 정부의 국가균형발전 정책과 해운산업 경쟁력 강화 전략이 맞물린 결과다.

정부는 해양수산부의 부산 이전을 시작으로 주요 해운기업과 해양금융, 해사법률 등 관련 기능을 부산에 집적하는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SK해운과 에이치라인해운 등 주요 선사들의 부산 이전도 이러한 흐름의 일환이다.

부산을 단순한 항만도시에서 해운기업의 경영과 투자, 금융, 물류 서비스가 결합한 종합 해양산업 거점으로 육성하겠다는 것이다.

HMM은 이 같은 정책 방향에 따라 지난 4월 말 노사 합의를 거쳐 5월 임시주주총회에서 본점 소재지를 변경하고 부산 이전 등기를 마쳤다.

지난 7월에는 부산 도시철도 서면역 인근 DB손해보험 사옥 4개 층을 임차해 사무공간을 마련했다. 지난 12일부터 대표이사 집무실과 부산영업운영실, 해사 관련 조직 등을 중심으로 본사 업무를 시작했다.

현재 근무 인원은 약 120명이다. 이 가운데 기존 부산 근무 직원이 약 90명이며 서울에서 새로 이전한 인원은 30명 수준이다. 회사는 사내 공모 등을 통해 부산 근무 인력을 단계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부산이 본사 입지로 주목받는 이유는 국내 최대 컨테이너 항만을 중심으로 해운·물류 인프라가 집적돼 있기 때문이다.

부산항은 국내 수출입 화물과 동북아시아 환적 물동량을 처리하는 핵심 항만이다. 항만 운영사와 터미널, 선박관리, 운송·주선업체 등 관련 기업이 밀집해 있어 선사와 협력할 수 있는 산업기반을 갖추고 있다.

여기에 한국해양진흥공사와 부산의 해양금융 기능, 해양수산부의 정책 지원체계가 연결되면 해운기업의 투자와 사업 운영을 뒷받침하는 산업 생태계를 확대할 수 있다.

특히 HMM은 산업은행과 한국해양진흥공사가 주요 주주로 참여하는 국적선사다. 선박 확보와 항만 인프라 투자, 친환경 전환 등에 필요한 대규모 자금조달에서 금융기관 및 정책기관과의 협력이 중요한 기업이다.

이번 이전을 통해 부산의 항만·물류 기반과 해운 정책, 금융지원 기능을 연계할 수 있는 여건이 강화됐다는 평가다.

HMM의 중장기 성장전략도 부산 이전의 산업적 의미를 뒷받침한다.

HMM은 지난 7월 발표한 중장기 전략에서 2026년부터 2030년까지 약 29조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기존 계획보다 8조2000억원 늘어난 규모다.

2030년까지 컨테이너선 선대를 166척, 147만TEU 규모로 확대하고 벌크선도 110척으로 늘릴 계획이다. 주요 해외 거점의 항만 터미널을 확보하고 친환경 선박과 디지털 전환에도 투자를 확대한다.

특히 컨테이너사업에서는 대형 선박 중심의 원양 항로와 중소형 선박을 활용한 근해 항로를 연결하는 운송망 강화에 초점을 맞췄다.

주요 항만에 화물을 모아 대형 선박으로 운송하고 주변 지역으로 다시 분산하는 허브앤드스포크(Hub & Spoke) 방식이다. 이러한 운송체계에서는 항만의 환적 능력과 터미널 운영, 내륙 물류망과의 연계가 중요하다.

부산항의 물류 인프라는 HMM이 추진하는 운송망 확대 전략과 사업적으로 연결될 수 있다. 다만 29조원은 글로벌 선대와 항만 인프라 등에 대한 전체 투자계획으로 부산에 직접 투자하는 금액과는 구분해야 한다.

지역 해운·물류기업들도 대형 선사의 부산 이전에 따른 사업 기회 확대를 기대하고 있다.

부산상공회의소가 지난 9월 지역 해운·물류기업 201곳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 응답 기업의 58.7%는 해운 대기업 이전이 경영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했다.

대형 해운기업과 향후 거래할 의향이 있다고 답한 기업도 71.7%에 달했다. 주요 기대효과로는 글로벌 해운 네트워크와 노선 확대, 컨테이너 물동량 증가 등이 꼽혔다.

다만 실제 해운 대기업과 거래 중인 지역업체는 조사 대상의 2.0%에 그쳤다. 향후 HMM을 비롯한 대형 선사와 지역기업 간 거래가 확대되면 항만 서비스와 물류, 선박 관련 산업으로 경제적 효과가 확산될 수 있다.

이를 위해서는 대형 선사와 지역업체 간 거래조건을 조정하고 관련 기업의 사업 참여 기회를 넓히는 작업이 필요하다.

HMM도 부산을 장기적인 경영거점으로 활용하기 위한 기반 확충을 추진하고 있다.

회사는 현재 부전동 임시사옥을 사용하고 있으며 향후 부산항 북항에 신사옥을 건립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단계적인 인력 이전과 조직 운영체계 정비를 통해 부산 본사 기능을 확대할 계획이다.

최원혁 HMM 사장은 제막식에서 "해운·물류 인프라가 갖춰져 있는 부산과 함께 시너지를 창출해 나아가기를 기대한다"며 "2030년 중장기 전략에 기반한 적극적인 투자로 글로벌 최상위권 해운사로 도약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이재명 대통령도 부산 본사 이전을 축하하고 서울에서 이동한 직원들의 정주 여건을 살폈다. 특히 직원들의 만족도를 높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정부는 HMM을 비롯한 주요 선사들의 이전과 해사법원 설치 등 후속 정책을 통해 부산의 해양산업 기반을 강화할 방침이다.

HMM의 부산 이전은 해운정책과 항만 인프라, 주요 선사의 경영 기능을 한 지역에 연결하는 계기가 됐다. 해양수도 전략의 성과는 앞으로 핵심 사업기능의 정착과 지역기업의 거래 확대, 항만·물류산업의 경쟁력 강화 과정에서 구체화될 전망이다.

토요경제 / 이슬기 기자 sgpress@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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