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T 덮친 ‘미토스 게이트’

임종호 기자 / 기사승인 : 2026-06-22 14:5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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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P “중국 연계 의심 한국 통신사” 보도 뒤 WIRED는 SK텔레콤 지목…SKT “중국 연계 없다” 반박
▲ 기사를 바탕으로 작성된 Ai이미지[제미나이]

 

미국의 첨단 인공지능(AI) 수출통제 논란이 SK텔레콤으로 번졌다. 미국 정부가 앤트로픽의 최상위 AI 모델 ‘페이블5’와 ‘미토스5’에 대한 외국인 접근을 전면 차단한 가운데, 해외 유력 매체들이 그 배경으로 ‘중국 연계 의혹을 받는 한국 통신사’를 잇달아 거론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회사명을 밝히지 않았지만, WIRED는 해당 기업을 SK텔레콤으로 지목했다. SK텔레콤은 “중국과 연계된 한국 통신사가 아니다”라며 의혹을 정면으로 부인했다.

사건은 앤트로픽의 공식 발표에서 시작됐다. 앤트로픽은 지난 12일 미국 정부가 국가안보 권한을 근거로 페이블5와 미토스5에 대한 외국 국적자의 접근을 중단하라는 수출통제 지침을 내렸다고 밝혔다. 회사는 “미국 정부가 국가안보 권한을 근거로 페이블5와 미토스5에 대한 모든 외국 국적자의 접근을 중단하라는 수출통제 지침을 내렸다(The US government, citing national security authorities, has issued an export control directive to suspend all access to Fable 5 and Mythos 5 by any foreign national)”고 설명했다. 앤트로픽은 이 명령의 결과에 대해 “두 모델을 모든 고객에게 갑작스럽게 비활성화해야 한다(The net effect of this order is that we must abruptly disable Fable 5 and Mythos 5 for all our customers)”고 밝혔다.

문제의 중심에 선 미토스5는 일반 챗봇이 아니다. 앤트로픽은 미토스5를 사이버 보안 목적의 제한 접근 모델로 운영했다. 회사는 미토스5에 대해 “일부 사이버 방어자와 인프라 제공자를 위한 모델(For a small group of cyberdefenders and infrastructure providers)”이라고 소개했다. 또 “일부 영역에서 안전장치가 해제된 같은 기반 모델(the same underlying model as Fable 5, but with the safeguards lifted in some areas)”이라고 설명했다. 접근권을 누가 받느냐가 곧 안보 이슈가 될 수밖에 없는 구조였다.

WP 보도는 논란에 불을 붙였다. WP는 백악관 관계자들을 인용해, 앤트로픽이 뒤늦게 제출한 추가 접근권 명단에서 미국 정부가 한국 통신사 한 곳을 발견했다고 보도했다. WP는 “행정부는 수령자 중 한 곳이 중국과 연계된 것으로 의심되는 한국 통신사라는 사실을 발견했다(the administration discovered that one recipient was a South Korean telecommunications company the administration suspected of having ties to China)”고 전했다. 다만 WP는 해당 통신사의 실명을 공개하지 않았다.

이후 WIRED는 한발 더 나갔다. WIRED는 “백악관은 앤트로픽에 중국 연계 의혹을 이유로 SK텔레콤의 클로드 미토스 접근권을 회수하라고 명령했다(the White House ordered the company to revoke SK Telecom’s access to Claude Mythos over claims of alleged ties to China)”고 보도했다. WIRED는 또 “트럼프 행정부의 수출통제 조치는 앤트로픽이 한국 통신 대기업 SK텔레콤에 클로드 미토스 접근권을 부여한 문제에서 비롯됐다(the Trump administration’s move to impose export controls on Anthropic’s most powerful AI technology followed a spat over the company granting South Korean telecom giant SK Telecom access to its Claude Mythos model)”고 전했다.

WIRED는 SK텔레콤의 중국 관련 이력도 함께 거론했다. 매체는 “SK텔레콤 자체가 중국에서 대규모 사업을 하는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SK Telecom itself does not appear to have large operations in China)”면서도, SK텔레콤이 속한 SK그룹의 중국 내 사업관계를 미국 당국이 주목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또 SK텔레콤이 과거 차이나유니콤과 합작법인 UNISK를 설립했고, 중국 통신 산업에 투자한 이력이 있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WIRED는 동시에 미국 정부가 앤트로픽에 보낸 공식 서한에는 한국 기업이나 중국이 언급되지 않았다는 앤트로픽 측 설명도 함께 실었다. WIRED는 “정부 서한은 한국 기업이나 중국을 언급하지 않았다(the letter doesn’t reference the Korean company or China)”고 전했다.

로이터는 이번 조치를 미국 AI 수출통제의 중대한 확장으로 봤다. 로이터는 “미국 수출통제는 수년간 AI를 구동하는 칩과 장비에 초점을 맞춰 왔다(For years, U.S. export controls have focused on the chips and tools that power AI)”며, 이번 조치는 “AI 자체에 대한 외국 접근을 제한하는 것(restricting foreign access to AI itself)”이라고 보도했다. 반도체와 장비를 막던 통제가 이제 AI 모델 접근권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의미다.

로이터는 미국 정부의 우려도 전했다. 로이터에 따르면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장관은 앤트로픽의 미토스와 페이블 모델이 “중국, 러시아 또는 기타 우려국의 군사정보 사용자에게 배치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feared they could be deployed by military intelligence users in China, Russia or other countries of concern)”고 밝혔다. 또 로이터는 미 상무부가 2018년 수출통제개혁법상 권한을 활용했으며, 한 수출통제 전문가는 이를 해당 권한의 첫 적용 사례로 봤다고 전했다.

The Verge는 사안을 앤트로픽과 트럼프 행정부의 충돌로 해석했다. The Verge는 “정부가 앤트로픽의 최신·최강 모델을 침몰시켰다(The government torpedoed Anthropic’s newest, most powerful model)”고 썼다. 또 미국 정부가 앤트로픽에 “미국 안팎의 모든 외국 국적자(any foreign national inside or outside the US)” 접근을 중단하라고 요구했고, 앤트로픽은 이를 이행하기 위해 모델을 전면 비활성화했다고 전했다.

Tom’s Hardware도 WIRED 보도를 받아 SK텔레콤을 직접 거론했다. Tom’s Hardware는 “WIRED가 SK텔레콤을 백악관이 미토스 접근권 취소를 명령한 한국 통신사로 지목했다(Wired has identified SK Telecom as the South Korean telecom company whose access to Anthropic’s Claude Mythos model the White House ordered revoked)”고 보도했다. 다만 이 매체 역시 SK텔레콤의 중국 내 매출과 인력 규모는 제한적이라고 전했다.

이와 관련해 국내에서는 통신 3사가 모두 의혹을 부인했다. SK텔레콤은 “중국과 연계된 한국 통신사가 언급되고 있으나, SK텔레콤은 해당 통신사가 아니다”라고 밝혔다. 또 “무선 통신장비 등에 중국 제품을 적용하지 않았으며, 사업 등과도 중국과 연계된 적이 없고 현재도 없다”고 설명했다. KT와 LG유플러스도 미토스 접근권을 받은 적이 없다며 관련 의혹을 부인했다.

이번 사안은 아직 의혹성 보도와 당사자 반박이 맞서는 단계다. 미국 정부는 공개적으로 SK텔레콤을 지목하지 않았고, 중국 연계 판단의 구체적 근거도 내놓지 않았다. 그러나 분명한 변화는 있다. 첨단 AI 경쟁에서 심사 대상은 더 이상 반도체와 서버에 그치지 않는다. 누가 모델에 접근하는지, 어느 기업이 명단에 올라 있는지, 그 기업의 해외 사업 이력과 공급망은 어떤지까지 안보 심사의 영역으로 들어오고 있다.

AI 수출통제의 불똥은 이제 모델을 만든 회사만 겨냥하지 않는다. 접근권을 받은 기업도 심사대에 오른다. SK텔레콤을 둘러싼 이번 논란은 한국 기업의 글로벌 AI 협력이 기술 문제가 아니라 안보 문제로 바뀌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로 볼 수 있다.

 

토요경제 / 임종호 기자 yimjongho1969@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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