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단기 5.5%는 신규 고객 유입…이벤트는 계좌 내 자산 이동 제외
완판보다 1년물 소화·외부 순유입이 첫 사업 성적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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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삼성증권 [연합뉴스] |
삼성증권(대표이사 박종문)이 첫 발행어음 특판 1100억원 가운데 90.9%인 1000억원을 1년물에 배정했다. 연 5.5% 초단기 상품으로 신규 고객을 끌어들이되 실제 조달의 중심은 1년물에 두고, 이벤트도 계좌 안 자산 이동이 아닌 총잔고 순증을 요구했다. 첫 판매 전략의 무게중심이 최고 금리보다 장기 조달과 추가 자금 유치에 놓인 셈이다.
17일 삼성증권에 따르면 회사는 오는 21일부터 첫 발행어음 판매를 시작한다. 지난 9일 금융위원회로부터 단기금융업 인가를 받은 뒤 12일 만에 실제 상품을 내놓는 것이다.
신규 고객과 8월 말 기준 총잔고가 100만원 미만인 고객에게는 2~90일물을 세전 연 5.5%에 판매한다. 1인당 가입 한도는 100만원이며 전체 발행 규모는 100억원이다.
반면 삼성증권 종합계좌 보유 고객을 대상으로 한 1년물 특판은 1000억원 규모다. 금리는 세전 연 4.3%이며 1인당 100만원부터 최대 3억원까지 가입할 수 있다.
전체 특판 물량의 9.1%만 최고 연 5.5% 초단기 상품으로 배정하고 나머지 90.9%를 1년물로 채운 구조다. 신규 고객을 끌어들이는 금리와 실제 조달 규모를 책임지는 상품을 분리한 것으로 볼 수 있다.
1년물에는 일반 상품보다 추가 금리도 얹었다. 지난 11일 기준 일반 발행어음 1년물 금리는 연 3.95%지만 특판은 연 4.3%로 0.35%포인트 높다. 반면 연 5.5% 상품은 가입금액을 100만원으로 제한했다.
첫 판매와 함께 진행하는 이벤트는 자금의 출처까지 가려낸다.
발행어음을 100만원 이상 매수한 고객 가운데 8월 말 총잔고가 100만원 이상 3억원 미만인 고객이 10월 말까지 잔고를 3억원 이상으로 늘리거나, 3억원 이상 10억원 미만인 고객이 10억원 이상으로 확대하면 순증 구간에 따라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중요한 것은 순증 계산 방식이다. 기존에 보유하던 주식이나 금융상품, 현금을 처분해 발행어음을 매수한 금액은 자산 증가액으로 인정하지 않는다. 추가로 입금한 자금도 실제 발행어음 순매수에 사용된 금액만 순증으로 계산한다.
계좌 안에서 주식이나 다른 금융상품을 팔아 발행어음으로 옮기는 것보다 삼성증권 밖에 있던 자금을 추가로 끌어오는 데 이벤트 초점을 맞춘 구조다.
삼성증권은 이미 2분기 말 기준 리테일 금융상품 예탁자산 101조5000억원을 확보하고 있다. 발행어음은 이 기존 WM 고객기반을 활용하면서 동시에 새로운 자금을 유치할 수 있는 조달수단이다.
다만 발행어음 판매액 전체를 외부 신규 자금으로 해석해서는 안 된다. 이벤트에서는 기존 자산 이동분을 제외하지만 실제 발행어음 가입에는 삼성증권 계좌에 이미 들어와 있던 자금도 사용될 수 있다. 1000억원 규모 1년물 가운데 실제 외부 순유입이 얼마나 되는지는 판매 이후 따로 확인해야 한다.
따라서 삼성증권의 첫 발행어음 성적은 연 5.5% 상품의 조기 완판 여부만으로 판단하기 어렵다. 초단기 100억원은 신규 고객을 끌어들이는 입구에 가깝고 실제 조달의 중심은 1000억원 규모 1년물이다.
오는 21일 판매가 시작되면 봐야 할 숫자는 두 가지다. 1년물 1000억원을 얼마나 빠르게 소화하는지, 그 가운데 삼성증권 밖에서 새로 들어온 자금이 얼마나 되는지다. 첫 발행어음부터 특판 물량의 90.9%를 1년물에 배치한 만큼 삼성증권의 첫 승부는 최고 금리보다 장기 자금을 얼마나 확보하느냐에 달렸다.
토요경제 / 위아람 기자 moon@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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