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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KB금융 전경[KB금융지주] |
KB금융그룹의 차기 회장 선임 절차가 본격화됐다. 오는 11월 20일 양종희 회장의 임기 만료를 앞두고 회장후보추천위원회(회추위)는 지난 3일 내부 후보 4명과 외부 후보 2명 등 총 6명을 차기 회장 후보 숏리스트로 확정했다. 회추위는 오는 8월 27일 1차 인터뷰를 거쳐 후보를 3명으로 압축한 뒤 9월 11일 최종 후보 1인을 확정할 예정이다.
이번 인선의 관전 포인트는 후보 명단 자체보다 회추위가 어떤 기준으로 차기 리더십을 검증할지에 있다. KB금융이 이미 금융권 최상위권 수익성과 주주환원 성과를 보여준 만큼 차기 회장에게는 기존 성과를 이어가는 동시에 비은행 수익성, 인공지능(AI)·디지털 전환, 내부통제라는 다음 과제를 구체화할 역량이 요구된다.
후보군에는 양종희 KB금융지주 회장, 이재근 KB금융지주 부문장, 이창권 KB금융지주 부문장, 이환주 KB국민은행장 등 내부 후보 4명이 포함됐다. 외부 후보로는 권광석 전 우리은행장과 익명을 요청한 후보 1명이 이름을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후보군 자체만 놓고 보면 양 회장의 연임 가능성이 우선 거론되지만, 회추위의 판단은 단순한 현직 프리미엄보다 향후 3~5년 KB금융을 이끌 리더십의 적합성에 맞춰질 가능성이 크다.
양 회장 체제의 강점은 실적과 자본 효율성이다. KB금융은 올해 1분기 당기순이익 1조8924억원을 기록하며 역대 최대 분기 실적을 냈다. 자기자본이익률(ROE)은 13.94%를 기록했고, 그룹 비이자이익은 1조650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7.8% 늘었다. 순수수료이익도 1조3593억원으로 45.5% 증가했다.
주주환원도 강화됐다. KB금융은 1분기 보유 자기주식 1426만주와 1차 매입 완료분 390만주를 지난 5월 일괄 소각하기로 했다. 지난해 총주주환원율은 52.4%를 기록했다. 안정적인 이익 체력과 주주환원 기조는 차기 리더십이 이어가야 할 핵심 자산으로 꼽힌다.
시장에서도 차기 회장에게 요구되는 역량으로 수익성과 주주환원 정책의 지속성을 꼽는다. 박혜진 대신증권 연구원은 “시장에서는 안정적인 수익성을 기반으로 일관된 주주환원 정책이 이어지기를 기대하고 있다”며 “기업가치를 높이기 위해서는 ROE를 높이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다만 연임 여부를 판단하는 기준은 실적만으로 충분하지 않다. KB금융이 이미 높은 이익 체력과 주주환원 성과를 확보한 만큼 회추위는 다음 단계의 성장성과 위험관리 능력을 함께 볼 수밖에 없다. 실적과 주주환원은 양 회장 체제의 강점이지만, 비은행 계열사의 균형 성장과 내부통제, AI 실행력은 앞으로 검증해야 할 영역이다.
비은행 부문은 성장축으로 자리 잡았지만 계열사별 온도차도 확인된다. KB금융의 올해 1분기 비은행 부문 순이익 기여도는 43%까지 높아졌다. KB증권은 3478억원의 순이익을 거두며 전년 동기 대비 93.3% 늘었고, KB국민카드는 1075억원으로 27.2% 증가했다. 반면 보험 계열사 실적은 상대적으로 주춤했다. 비은행 강화가 그룹의 구조적 성장동력으로 자리 잡으려면 증권 호조에만 기대지 않고 보험·카드·자산운용의 수익성을 함께 끌어올려야 한다.
박 연구원은 “비은행 계열사를 통해 그룹 전체의 수익성을 끌어올릴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해야 한다”고 전했다. 결국 회추위가 살펴볼 차기 리더십의 핵심은 단순한 실적 유지가 아니라 은행·증권·보험·카드의 수익 구조를 얼마나 균형 있게 끌고 갈 수 있느냐다.
AI·디지털 전환도 차기 회장의 주요 과제로 떠올랐다. KB국민은행은 지난 1일 서울 여의도에 ‘KB AI Dev 센터’를 열고 AI가 서비스 기획부터 개발, 테스트까지 참여하는 개발 환경 구축에 나섰다. 코드 자동 생성, 보안·오류 검증, 최신 기술 테스트 등을 통해 AI를 실제 업무 프로세스에 접목하겠다는 취지다.
다만 과제는 조직 신설 자체가 아니다. AI를 영업 현장과 고객 서비스, 비용 효율화, 리스크 관리 성과로 연결할 수 있는지가 중요하다. 차기 회장에게는 AI를 기술 부서의 과제가 아니라 그룹 경영전략으로 확장할 실행력이 요구된다.
내부통제도 회추위가 외면하기 어려운 변수다. 최근 금융권에서는 금융사고와 소비자 보호 이슈가 이어지면서 최고경영자의 내부통제 책임이 더욱 강조되고 있다. KB국민은행도 금융감독원 검사 과정에서 금융사고 보고 기준과 감사위원회·이사회 보고 체계 보완 필요성을 지적받은 바 있다. 금융사고가 발생했을 때 어떤 사고를 감사위원회와 이사회에 보고할지 기준을 명확히 하고, 일정 금액 이상 사고에 대한 보고 체계를 갖추는 문제는 지배구조 신뢰와 직결된다.
회추위는 “주주와 고객의 신뢰에 부합하는 최고의 CEO가 선임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과거 금융지주 회장의 주요 평가 기준이 실적과 자본관리, 주주환원이었다면 이제는 여기에 AI 전환, 비은행 수익성, 내부통제, 소비자 보호까지 더해지고 있다.
이번 선임은 누가 회장이 되느냐를 넘어 KB금융이 다음 3~5년 동안 어떤 경영 철학과 성장 전략을 선택할지를 가늠하는 과정이다. 실적과 주주환원은 이미 강점으로 확인됐다. 회추위의 선택은 그 강점을 유지하면서도 비은행 균형 성장, AI 실행력, 내부통제 신뢰를 함께 끌고 갈 리더십을 고르는 데 맞춰질 것으로 보인다.
토요경제 / 김연수 기자 kys@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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