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 처한' 대형마트 ..."유통산업발전법 제정 등 제도 개선해야"

이승섭 기자 / 기사승인 : 2023-10-03 16:22: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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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프라인 지고 온라인 뜨고...대형마트 의무휴업제 실시 후 반전
유통업 오프라인 비중 8년동안 27.8%서 13.4%로 급격히 하락
쿠팡·마켓컬리 등 온라인 쇼핑몰 업체 9년 만에 매출 5배 폭증

대형마트를 주축으로 하는 오프라인 유통업 상황이 심상치않다. 그동안 유통업계를 이끌어왔던 이마트와 롯데마트, 홈플러스 등 대형마트 3사들의 입지가 갈수록 줄어드는 모양새다. 업체 별로 다소 간 차이만 있을 뿐, 매출이 둔화되고, 수익성은 악화하고 있다.

이와는 달리 쿠팡 등 대형 온라인 쇼핑몰 업체들의 매출은 폭증하는 추세다. 유통업계의 대대적인 지형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이러다 대형마트가 조만간 유통업계 맹주 자리를 온라인 쇼핑몰에 내줘야 할지 모를 형편이 됐다.

대형마트의 쇠퇴는 무엇보다 코로나 19 사태로 인한 팬데믹 이후 온라인 쇼핑이 급증한 탓으로 볼 수 있다. 이에 더해 지난 10년 간 대형 마트에 대한 의무휴업제와 영업시간 제한 등 각종 영업 관련 규제가 성장을 가로막는 걸림돌로 작용했다는 분석도 설득력을 갖는다.

뿐만 아니라 영업시간 외 새벽배송 등 온라인 배송 규제도 대형마트 침체에 한몫했다고 볼 수 있다.

▲유통업의  지형이 온라인으로 급변하면서 대형마트가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 오프라인 vs 온라인 경쟁 구도로 바뀐 지형

유통시장은 그동안 대형마트와 전통시장이 다투는 환경이었다면, 지금은 오프라인과 온라인 간 쇼핑 경쟁을 하는 구도로 바뀌었다. 그런데 단순히 경쟁 형태만 바뀐 게 아니라 유통업계를 취락펴락해왔던 대형마트의 입지도 흔들리고 있다는 점이 위태롭다.

1993년 국내 첫 대형 할인점인 이마트 창동점 오픈 이후 유통업계에 지각 변동을 일으켰던 대형마트가 이제는 온라인 쇼핑몰에 밀려 고전을 면치 못하는 상황에 놓였다.

무엇보다 2012년 대형마트에 대한 의무휴업일 규제가 도입돼 10여 년이 지나면서 사정이 달라졌다. 대형마트와 전통시장 등 기존 오프라인 유통업 실적은 악화되는 분위기다. 이에 반해 쿠팡·마켓컬리 등 온라인쇼핑몰 업종 매출은 2013년 39조 원에서 작년 87조 원으로 무려 5배 정도 폭발적으로 늘어났다. 쿠팡만 해도 창립한 지 12년 만인 작년 매출이 무려 25조원을 기록했다.

대형마트의 이 같은 상황은 오프라인 유통업계 1위인 이마트만 봐도 알 수 있다. 이 회사는 지난해 매출이 연결기준 29조3324억 원으로 전년 대비 17.6%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3168 억원(2021년)에서 1357억 원(2022년)으로 급감했다. 올 들어서도 지난 2분기 매출은 1.7% 증가했지만 530억 원 영업손실을 기록했디.

다른 대형마트들도 작년에 이어 올들어서도 매출이 소폭 늘고 있지만 그리 유의미한 수준은 아니다. 영업이익도 들쑥날쑥이다.

대형마트가 유통시장에서 차지하는 매출 비중에서도 위기감이 드러난다. 2014년 27.8%에서 올해 상반기에는 13.3%로 절반 이상 줄었다. 하지만 온라인 쇼핑몰 부문 비중은 28.4%에서 49.8%로 크게 증가했다.

또 대형마트의 점포 수에서도 어려움이 묻어난다. 2019년 3대 대형마트 점포 수는 423개였으나 현재 396개로 쪼그라들었다.

■ 의미가 퇴색해진 대형마트 영업 규제

의무휴업제 적용으로 대형마트는 한달에 2번 쉬도록 돼 있다. 취지는 전통시장 등 골목상권 보호다. 하지만 실상은 그렇지 못하다는 분석이다. 대형마트가 문을 닫는 날 골목상권 매출이 늘어나기는커녕 오히려 줄어들고, 온라인쇼핑몰 매출만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이는 서울신용보증재단이 2019~2022년 서울의 대형마트 66곳과 반경 1㎞ 골목상권, 온라인쇼핑몰 간 의무휴업일 카드매출액 변화 분석에 따른 것이다. 대형마트가 쉬는 일요일 주변 생활밀접업종 매출액은 대형마트가 영업한 일요일과 비교해 오히려 1.7% 줄었다는 것이다. 대신 온라인유통업 매출액은 13.3% 증가했다.

대형마트가 문을 닫으면 소비자들이 전통시장을 찾을 것이라는 기대와는 딴판이다.. 대형마트 의무휴업제가 온라인 쇼핑몰에 반사이익을 안겨다 준 셈이다. 대형마트 의무휴업제에 대한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 유통산업 대변환에 관련 법 개정도 필요

급변하는 유통산업 실상에 맞춰 관련 법 개정을 비롯한 전반적인 제도 개선이 이뤄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대형마트에 대한 의무휴업제도 그렇지만 논란이 되고 있는 온라인 배송 규제도 풀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대형마트 영업제한 시간이나 의무 휴업일에도 온라인 배송이 가능하도록 유통산업발전법 개정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현재 대형마트 중 이마트만 신세계그룹의 온라인 쇼핑 플랫폼 ‘쓱닷컴’을 통해 수도권 일부 지역에 제한된 새벽배송 서비스를 시행하고 있다. 국민의힘 김성원 의원이 체인스토어협회에서 받은 ‘대형마트 3사의 물류센터 운영 현황’ 자료에서 쓱닷컴은 수도권 세 곳의 물류센터를 통해 일부 지역에 새벽배송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수도권 내에서도 물류센터와 먼 지역에는 새벽배송이 안 된다.

현재 국회에 계류 중인 유통산업발전법 개정안에서는 대형마트들이 새벽 시간 등 영업제한 시간이나 의무 휴업일에도 점포 매장에 있는 물건을 배송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김 의원은 “대형마트 영업규제 목적이 중소유통업 보호이지만, 실제로 중소유통 발전에 기여하고 있다는 근거가 명확하지 않다”고 말한다. 오히려 작년 대·중소 유통 3개 단체 및 관계 부처 간 상생발전 협약을 체결한 상황인 만큼 법적 근거 마련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기업의 건전한 활동을 가로막는 규제는 개선해야 한다. 10년 전 도입된 대형마트 의무휴일제는 그 취지가 무뎌지고 있다는 점에서, 손 볼 시점이 됐다. 전통시장의 온라인 판매 지원과 대형마트와 전통시장 간 상생을 통한 지역상권 보호 대책 등이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아울러 대형마트도 급변하는 유통업 환경에 맞춰 혁신에 나서야 한다. 경기가 부진한 탓도 있지만 유통업이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급속히 대체되고 있는 환경에서 경쟁력을 키워야 한다. 대형마트가 고전하는 것을 그저 의무휴업제 탓으로만 돌리기에는 너무 안이하다.

토요경제/이승섭 대기자 ssslee7@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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