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참여 IEPF 출범...우리에겐 중국 숙제 남았다

장학진 기자 / 기사승인 : 2022-05-24 10:2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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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대 중국 견제용 IPEF 참여 "국익위한 선택"
RCEP, CPTTP 유지돼야...컨틴전시 플랜도 마련해야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이 23일 오후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 영상회의실에서 열린 ‘인도·태평양경제프레임워크(IPEF) 출범 장관회의’에서 향후 협의 절차 및 추진방향 등을 논의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인도태평양경제프레임워크(IPEF)의 성패는 현재 진행 중인 미중간 패권 대결만큼 결과를 예측하기 어렵다.

 

미국이 주도하고 한국을 포함한 일본, 인도, 호주 등과 아세안 7개국 등 13개국이 참여한 IPEF가 23일 출범했다. 일본을 방문 중인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주재하고 각국 정상들이 화상회의 등으로 참여한 가운데 이날 출범을 알렸다. 이로써 바이든 정부는 인도 태평양지역에서 안보 군사분야뿐 아니라 경제 포위망을 통해 중국을 전방위로 압박하겠다는 뜻을 공식화했다.

 

바이든 대통령이 작년 10월 27일 동아시아 정상회의(EAS)에서 첫 구상을 밝혔으니 국제사회의 논의가 진행된 것은 불과 6개월 남짓한 상태에서 조기 출범했다.

 

이 때문에 몇 가지 의제만 있을 뿐 구체적인 세부 내용은 아직 마련되지 않았고 출범 후 각국 정부가 실무협의 등을 통해 각론을 만들어가야 한다. IPEF는 기존의 일반적 무역 협정에서 핵심적으로 다루는 관세 인하 등 시장 접근 분야가 빠졌으며 대신 글로벌 무역, 공급망, 탈탄소·인프라, 탈세·부패 방지 등 4대 의제에 집중했다.

 

중국의 반발은 격렬하다. 왕이 중국 외교부장은 한국의 IPEF 참여를 확인한 바이든 대통령의 방한 막바지인 지난 22일 중국-파키스탄 외교장관 회담 후 “분열과 대항을 만드는 도모에는 반대한다”면서 “IPEF가 미국의 지역 경제 패권을 지키는 정치적 도구가 돼 특정 국가를 의도적으로 배제한다면 그 길은 옳지 않다”고 주장했다.


외교적 수사를 해야 하는 외교수장이 이 정도로 발언하는 것은 상당히 이례적이다. 왕 부장은 “한미정상회담에서 강조된 미국의 인도·태평양 전략에 대해 목적은 중국 포위 시도이며, 아태 지역 국가를 미국 패권의 앞잡이로 삼으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중국 관영 매체들도 전문가의 말을 인용해 한미 동맹의 격상은 한국이 미국과 함께 중국을 억제하겠다는 의미라며 한국 외교 전략의 ‘중대한 변화’는 대가를 치를 수 있다고 경고하고 나섰다.

 

반면 IPEF에 참여한 우리 정부의 입장은 상당히 모호하다. 박진 외교부장관은 “중국 견제용이 아니며, 중국이 규범과 질서에 같이 참여해서 갈 수 있도록 유도하는 역할을 한국이 할 수 있다”고 밝혔다. 대통령실도 출범 일인 23일 “중국의 우려를 이해한다”면서 “입장을 갖거나 지금 당장 발표를 하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 아닌 입장을 냈다.


우리의 대중 수출의존이 25%에 달하는 무역, 경제 현실을 감안하면 외교장관이나 대통령실의 이같은 반응은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

그러나 미중 간의 대결과 경쟁이 치열해지면 이같은 ‘전략적 모호성’이 언제까지 유지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그런 흐름에서 우리 정부가 이 상황에 대처할 수 있는 몇 가지 원칙을 제시하고 싶다. 경제적인 측면에서 우리에게 미국과 중국 어느 쪽도 버릴 수 없는 대형 파트너다.

우선 모든 기준은 국익이 우선해야 한다. 국익이 단순히 경제적 이득만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안보와 맞물린 국익 전반을 고려해야 하고 이 기준에 따라 상황 대응을 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경제적 역량 못지 않게 외교적 역량도 키워야 한다. IPEF가 구체적인 형태를 갖추지 않았기 때문에 규약과 세부 내용을 만들어가는 과정에서 중국을 배제하는 방식으로 만들어지는 것은 적극 반대해야 한다.

 

IPEF뿐만 아니라 중국 주도의 역내 포괄적동반자협정(RCEP)과 중국이 가입을 신청하고 미국이 트럼프 행정부 당시에 탈퇴한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TP) 등 다른 다자 협약도 계속 유지돼야 한다. 무역으로 먹고사는 한국경제에서 자유무역협정은 많으면 많을수록 유리하고 미중 간의 패권 대결 구도를 피해갈 수 있는 방안 중 하나다.

 

이같은 방안들을 동시에 추진하더라도 최악의 상황을 대비하는 비상계획(컨틴전시플랜)도 마련해야 한다. 전략적 모호성에만 취해있을 경우 만에 하나 최악의 상황이 발생하게 될 경우 국익 손실은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이 될 가능성이 크다. 고래 싸움에 새우 등 터지지 않는 지혜가 절실히 필요한 시점이란 것을 간과해선 안 된다.

 

토요경제 / 장학진 기자 wwrjang@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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