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위조작정보 신고창구 연 네이버·카카오…판단 책임 어디까지

황세림 기자 / 기사승인 : 2026-07-09 19:5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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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 판단 전 플랫폼 자율조치가 먼저 작동…표현의 자유와 이용자 보호 사이 기준이 쟁점
▲ 기사 내용을 바탕으로 생성형 AI가 제작한 이미지 [토요경제]

 

개정 정보통신망법 시행으로 허위조작정보 신고 체계가 가동됐다. 법원 판단 전 게시물 삭제·노출제한 여부가 네이버·카카오 등 플랫폼의 자율정책에 따라 먼저 결정될 수 있게 되면서, 플랫폼의 1차 판단 기준이 표현의 자유와 이용자 보호 사이의 핵심 변수로 떠올랐다.

이번 제도의 쟁점은 허위조작정보 대응이 필요한지 여부가 아니다. 필요한 대응을 누가, 어떤 기준으로, 어느 시점에 집행하느냐다. 법적 최종 판단은 법원이 하더라도 이용자가 체감하는 게시물 제한은 플랫폼 조치 단계에서 먼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9일 업계에 따르면 네이버와 카카오는 개정 정보통신망법 시행에 맞춰 허위조작정보 신고·처리 체계를 운영하고 있다. 네이버는 고객센터 내 불법·허위조작정보 신고 창구를 두고, 카카오는 불법·허위조작정보 신고 기능 적용과 운영정책 변경을 공지했다. 서비스별 적용 범위에 따라 신고 접수와 처리 절차를 운영하는 방식이다.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는 네이버·카카오 외에도 네이트, 디시인사이드, 구글, 메타, 엑스(X), 틱톡 등 대규모 플랫폼을 허위조작정보 대응 의무 적용 대상으로 지정해 통보했다. 이들 사업자는 허위조작정보 신고 접수·처리 절차와 자율 운영정책을 마련하고, 처리 현황을 담은 투명성 보고서를 공개해야 한다.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는 허위조작정보 해당 여부를 정부가 직접 판단하는 구조가 아니며, 플랫폼에 일률적인 삭제·차단을 강제하는 규정도 없다는 입장이다. 불법정보는 방송미디어통신심의위원회 심의 대상이지만 허위조작정보는 방미심위 심의 대상에서 제외돼 있다. 방미심위도 허위조작정보를 심의 대상에서 제외하는 내용을 정보통신심의규정에 명문화하는 방안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가 직접 판단하지 않는다고 해서 판단의 문제가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법원 판단 전 신고 게시물을 삭제할지, 노출을 제한할지, 그대로 둘지는 사업자 자율정책에 따라 먼저 정해질 수 있다.

방미통위 관계자는 본지 통화에서 “허위조작정보 신고 처리 과정의 판단 주체는 사업자”라고 말했다. 사업자는 판단 과정에서 한국인터넷자율정책기구(KISO) 등 자율기구의 조언을 받거나 사실확인 단체의 결과물을 참고할 수 있지만 방미통위는 법령상 절차를 점검할 뿐 사업자가 마련하는 세부 판단 기준에는 관여하지 않는다는 설명이다.

네이버와 카카오는 KISO 가이드라인과 심의 절차를 판단의 보조 장치로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네이버는 신고 접수 이후 요건과 증빙자료를 확인하고 자체 운영정책에 따라 검토하되, 허위성이나 공익 침해 여부를 자체적으로 판단하기 어려운 사안은 KISO 심의 절차를 활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카카오도 KISO 자율정책 가이드라인을 기준으로 신고 내용을 검토하고, 애매하거나 판단이 어려운 사안은 KISO 심의를 받을 수 있다는 입장이다. 카카오톡 1대1 대화방이나 일반 채팅방 등 사적 메시지는 적용 대상에서 제외된다. 다만 불특정 다수에게 공개되는 게시판 성격의 서비스는 적용 대상이 될 수 있다.

KISO 역시 회원사가 판단하기 어려운 사안에 대해 허위조작정보심의특별위원회 심의를 요청할 수 있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다만 KISO 심의 결과는 법적 구속력이 있는 것은 아니다. KISO 관계자는 “법적 구속력은 없지만 회원사는 KISO 결정에 따르는 구조”라고 밝혔다.

판단이 어려운 이유는 허위조작정보 요건 자체가 단순하지 않기 때문이다. 법상 허위조작정보는 단순히 사실과 다른 정보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내용 전부 또는 일부가 허위이거나 사실로 오인하도록 변형된 정보여야 한다. 여기에 손해를 끼칠 의도나 부당한 이익을 얻을 목적, 타인의 인격권·재산권 또는 공공의 이익 침해 요건도 함께 충족해야 한다. 풍자와 패러디는 원칙적으로 제외된다.

정치·사회 현안이나 기업 비판, 소비자 후기처럼 사실 주장과 의견이 섞인 게시물은 판단이 더 어렵다. 플랫폼이 보수적으로 조치하면 표현의 자유 위축 논란이 생길 수 있고, 반대로 소극적으로 대응하면 피해자 보호가 늦어질 수 있다. 자율규제라는 형식이 실제 이용자에게는 표현 제한 효과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이철우 IT 전문 변호사는 “정부는 국가 주도 판단이 아니라 플랫폼 자율규제라고 설명하지만, 이용자 입장에서는 플랫폼의 자율조치도 표현 제한 효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플랫폼이 책임 부담을 피하기 위해 보수적으로 판단할 경우 이용자들의 표현 위축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 변호사는 조치 이후 사유를 통지하는 것도 필요하지만 그보다 중요한 것은 각 플랫폼이 삭제나 노출제한 기준을 사전에 투명하게 공개하는 것이라고 봤다. 그는 “게시물이 차단된 뒤 사유를 알려주는 것은 이미 조치가 이뤄진 이후의 문제”라며 “플랫폼의 자기검열이 이용자들의 자기검열로 이어지지 않도록 세부 기준을 최대한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고 말했다.

방미통위 가이드라인은 신고자와 게재자에게 조치 사유와 이의신청 절차를 통지하도록 했다. 또 플랫폼은 6개월마다 신고 건수, 처리 건수, 조치 내용, 이의신청 건수와 결과 등을 담은 보고서를 공개해야 한다.

결국 관건은 플랫폼이 허위조작정보를 얼마나 많이 지우느냐가 아니다. 어떤 기준으로 자체 조치하고, 어떤 사안을 외부 심의로 넘기며, 조치 사유와 이의신청 결과를 얼마나 구체적으로 공개하느냐다. 네이버와 카카오 등 주요 플랫폼이 향후 공개할 신고·처리 현황 보고서는 제도 안착 여부를 가늠할 첫 지표가 될 전망이다. 

 

토요경제 / 황세림 기자 hsr@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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