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경제 = 위아람 기자] 강호동 농협중앙회장이 직선제를 도입하겠다고 의견을 표명한 가운데 선거비용으로만 400억원 이상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28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지난 21일 농협중앙회는 “직선제 도입에 따른 지역 갈등과 농협의 정치화, 금권선거 부작용 등 선결 과제가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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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호동 농협중앙회장이 13일 서울 중구 농협중앙회에서 농림축산식품부가 지난 8일 발표한 농협중앙회에 대한 특별감사 중간 결과와 관련해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
강 회장이 직선제를 수용하겠다고 나선 것은 최근 이재명 대통령이 “진짜 농협으로 거듭날 수 있게 조합원 직선제 같은 제도 개선에 나서달라”고 주문한 것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강 회장은 지난 21일 기자회견에서 조합원 직선제를 적극 수용하겠다고 밝혔지만 과도한 선거비용 부담이 조합원 지원 재원의 감소로 이어진다고 말했다.
강 회장은 “감사위 신설에 따른 중복규제, 인력·운영비 증가 등 경영 전반의 자율성과 안정성의 저해가 우려된다”며 사실상 외부 감사위 신설에 대해서는 거부 의사를 밝혔다.
지난 4월 MBC PD수첩에서는 이미 퇴직한 인물이 인사 청탁을 위해 2000만원가량을 강 회장에게 전달했다고 보도했다.
지난 3월 발표된 정부합동특별감사 결과를 보면 강 회장 취임 1주년 기념을 명목으로 지역조합운영위원회가 황금열쇠 10돈(580만원 상당)을 선물했다가 다시 반납한 사례도 있다.
이외에도 중앙회장 선거 답례, 핵심간부 공금 유용, 홍보비 부당 집행 등의 의혹이 불거지면서 농협중앙회를 향한 논란이 커진 상황이다.
업계에서는 이런 국면에서 나온 강 회장의 직선제 수용은 어쩔 수 없는 고육지책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현행 중앙회장 선거는 선거인단 1110명의 간선제로 진행되고 있다. 조합원 직선제가 도입될 경우 유권자 수는 187만명으로 늘어난다.
유권자 수가 늘어남에 따라 4800만원 정도 들던 선거비용이 중앙회 추산 406억2000만원, 농식품부 추산 170억~190억원 정도로 급증할 것이라는 예측이 나오고 있다.
강 회장은 기자회견에서 선거 공영제라고 언급했지만 당정이 추진 중인 농협법 개정안에서는 비용 부담 주체를 중앙회로 명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당정에서는 선거 비용을 줄이기 위해 조합장 선거와 중앙회장 선거를 동시에 치르자는 제안을 했다.
금융권 노조 관계자는 “강호동 회장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농협 중앙회 조직 자체의 사업구조와 운영 구조의 문제가 있다”며 “협동조합 조직이 주식회사 체제로 간 것이 벌써 14년차다. 협동 조합 조직에 주식회사의 질서를 강제로 이식하는 게 맞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농협중앙회의 주식회사 체제를 지양해야 한다. 농민조합원이 있는 지역과 현장 중심으로 농협 질서를 재편하는 것이 옳다. 사업구조와 조직구조도 지역농축협 중심으로 재편하는 농협 근본 개혁을 실시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농협중앙회는 선거 공영제라는 단어 사용에 조심스러운 반응을 보였다.
농협중앙회 관계자는 “강 회장이 의견 표명을 할 때 선거 공영제와 같은 예라는 표현을 썼다”며 “국회의원 선거할 때 선거 비용을 보전해주는 것처럼 중앙회에서 직선제 도입시 비용이 많이 들면 보전해주는 제도적 보완이 뒷받침돼야 한다는 얘기였다”고 밝혔다.
토요경제 / 위아람 기자 moon@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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