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 “원청 교섭 가능성” 업계 “비용 구조 변화 우려”
[토요경제 = 황세림 기자] 지난 10일 시행된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개정안노란봉투법(이하 노란봉투법)’이 배달 플랫폼 산업까지 파장을 미칠지 관심이 모인다. 배달 노동자 배차와 수수료, 평가 체계를 플랫폼이 운영하는 구조인 만큼 플랫폼 기업의 사용자 책임 범위를 둘러싼 논쟁도 다시 부각되고 있다.
노란봉투법은 하청·특수고용 노동자도 실제로 일을 지시하는 원청 기업과 직접 교섭할 수 있게 하고, 파업으로 발생한 손해를 기업이 노동자나 노동조합에 과도하게 청구하지 못하도록 제한한 법이다.
직접 고용 관계가 아니더라도 노동조건에 실질적인 영향을 미치는 경우 사용자로 볼 수 있는 여지가 넓어졌다는 점에서 하청이나 특수고용 노동 비중이 높은 산업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 특수고용 중심 플랫폼 구조…‘사용자성’ 논쟁 지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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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배달의민족·쿠팡이츠 BI |
배달 플랫폼 산업은 라이더 등 특수고용 형태 노동이 중심이라는 점에서 일반적인 고용 구조와 차이가 있다.
라이더 상당수는 특정 기업과 고용계약을 맺지 않고 여러 플랫폼을 선택해 일하는 방식이 일반적이다. 전업이 아닌 부업 형태로 배달을 하는 경우도 적지 않아 종사자 규모를 정확히 파악하기 어렵다는 점도 특징이다.
그러나 배차와 단가, 평가 등 주요 노동조건은 플랫폼이 운영하는 알고리즘을 통해 결정된다. 이 때문에 플랫폼 기업이 배달 노동자의 노동조건에 실질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주체로 볼 수 있는지, 노동법상 사용자에 해당하는지를 둘러싼 논쟁이 이어져 왔다.
실제 플랫폼 업계에서도 노사 교섭 사례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우아한형제들의 물류 자회사 우아한청년들은 2020년부터 민주노총 산하 배달플랫폼노동조합과 정기적으로 단체교섭을 진행하고 있다. 2023년에는 라이더 지원제도 신설 등을 포함한 단체협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 노조 “플랫폼 본사와 교섭 검토”…업계는 영향 ‘주시’
노동계에서는 노란봉투법 시행 이후 플랫폼 기업과의 교섭 구조가 달라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구교현 라이더유니온 지부장은 “배달 플랫폼의 경우 배차와 단가, 평가 등이 알고리즘을 통해 운영되는 만큼 그동안에도 실질적인 사용자 지위는 있었다”며 “다만 기존 법에서는 원청 본사가 교섭 상대방이 되거나 사용자로서 의무를 지는 구조는 아니었다”고 말했다.
이어 “노란봉투법 시행으로 이런 부분이 보다 폭넓게 인정될 가능성이 열렸다”며 “배민과 쿠팡 모두 하청업체를 통해 물량을 처리하는 구조인 만큼 하청 노동자들이 원청 기업과 직접 교섭할 수 있는 여지가 생긴 것”이라고 덧붙였다.
라이더유니온은 노란봉투법 시행 이후 플랫폼 기업을 상대로 한 단체교섭 요구도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구체적인 시기나 내용은 검토 단계라는 설명이다.
업계에서는 제도 변화가 산업 구조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상황을 지켜보는 분위기다.
배달 플랫폼 업계 관계자는 “단기적으로는 배달 수수료 인상 요구가 커지면서 소비자 물가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장기적으로는 변화 속도가 빠른 IT·플랫폼 산업 특성이 충분히 고려되지 않을 경우 사업 구조 재편이나 투자 결정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
토요경제 / 황세림 기자 hsr@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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