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면은 명실공히 '국민음식'이다. 지위 고하를 막론하고 라면은 한 끼는 식사 대용으로, 때로는 간식으로 전 국민이 즐겨 먹는 대표적인 ‘간편식(인스턴트)’이다. 뜨거운 물만 있으면 어디서든 쉽게 끓여 먹는 컵라면은 해외여행에서도 필수품이 됐다. 감칠맛 나고 어디서든 간편하게 조리 가능한 라면을 대체할 음식을 찾는 일은 쉽지 않다.
라면은 비교적 가격이 저렴하다. 오랜 기간 서민들의 먹거리로 사랑을 받은 이유다. 언제나 라면값 인상이 그 어떤 제품보다 예민하게 받아들여지는 이유다. 하지만 서민 음식을 대표해왔던 라면값이 꿈틀대고 있다. 업계 1위인 농심과 팔도에 이어 오뚜기도 라면값 인상 대열에 합류했다.
오뚜기는 다음달 10일부터 진라면 등 20여 개의 라면 제품 가격을 평균 11% 상향한다고 16일 밝혔다. 오뚜기의 라면 가격 인상은 작년 8월 이후 약 1년1개월 만이다. 이미 농심과 팔도가 가격을 인상했거나 예고했기에 오뚜기의 동참은 어느 정도 예견됐다. 라면 업계의 가격 인상 대열에 동참하지 않은 업체는 이제 삼양식품 단 한 곳만 남았다.
업계는 잇따른 가격 인상에 대해 국제 곡물가 상승과 물류비 인상, 여기에 원달러 환율 급등에 따른 수입원가가 상승 등 따른 어쩔 수 없는 상황 때문이라고 강변한다. 사상 초유의 고물가 행진으로 안 오르게 없는 현실을 고려하면 일견 업계의 항변이 이해되지 않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라면이 서민음식을 대표하는 식품이란 점에서, 서민들은 가뜩이나 장바구니 물가 급등으로 어깨가 무거운 마당에 라면값마저 오른다니 여간 야속하지 않을 수 없다.
과자류, 빙과류 등과 달리 라면은 사실 이제 거의 필수품에 가깝다. 우리나라의 1인당 라면 소비량은 압도적으로 세계 최고 수준이다. 이같은 우리 국민의 전폭적인 라면사랑에 힘입어 라면은 종주국 일본을 제치고 K푸드를 대표하는 식품으로 거듭나고 있다. 한국라면은 중국, 미국은 물론 동남아, 유럽까지 진출하는 등 해외 시장에서 그야말로 열풍을 일으키고 있다. 불티나게 팔린다는 말이 어울린다. 라면수출액은 상반기까지 5천억원을 넘어섰다. 작년보다 20% 가까이 급증했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수출량은 계속 가파른 성장세를 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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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양지욱 토요경제신문 산업부장> |
업계가 라면값 대폭 인상의 명분으로 내세운 고환율은 사실 명분이 약하다. 업계가 수출증가로 만만치 않은 환차익을 거두고 있기 때문이다. 삼양식품이 업계의 라면값 줄인상 대열에 편승하지 않고 당분간 가격을 올리지 않겠다고 하는 배경도 이와 무관치 않다. 효자상품인 ‘불닭볶음면’의 해외수출 증가로 고환율 특수를 누리고 있는 상황에 굳이 소비자의 불만을 무시하고 가격을 올리는 것을 서두를 필요가 없다는 뜻을 거다.
라면은 국민이 즐겨 먹는 국민식품이란 점에서 라면값은 '공공요금'에 비유할 수도 있다. 그런 만큼 업계의 가격 인상은 신중해야 한다. 게다가 라면은 많은 분식집과 음식점에서 재판매되는 식재료이기에 서민들이 느끼는 부담은 더 가중될 수 있다. 한번 오른 식품가격이 다시 돌려지는 경우는 거의 없다. 잇따른 판매가 인상을 바라보는 서민들의 시선이나 심정을 다시 한번 살피길 바란다.
토요경제 / 양지욱 산업부장 yjw@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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