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자산과 금융 결합 신호탄…규제·지배구조 재편이 향후 성패 가를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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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미지=DALL-E 생성 |
[토요경제 = 최영준 기자] 국내 최대 포털 네이버가 가상자산 거래소 업비트를 운영하는 두나무를 자회사로 편입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라는 보도가 이어지면서 금융·가상자산 업계가 긴장하고 있다.
네이버파이낸셜이 발행하는 신주를 두나무 주주 지분과 맞바꾸는 방식의 포괄적 주식교환이 유력 시나리오로 거론되며 그 파장은 단순한 협상 보도를 넘어 산업 지형을 바꿀 잠재력을 지닌다.
9월 중순부터 여러 매체가 네이버와 두나무 간 포괄적 주식교환 방식의 자회사 편입 협상 가능성을 보도해 왔다.
포괄적 주식교환 방식은 네이버파이낸셜이 신주를 발행하고, 이를 두나무 주주들이 보유한 지분과 맞바꾸는 구조로, 거래가 완성되면 두나무는 네이버파이낸셜의 100% 자회사가 된다.
하지만 양사는 공식적으로는 조심스러운 태도를 유지 중이다. 네이버 측은 “다양한 협력 방안을 논의 중이지만, 주식교환을 포함한 구체적 방식은 확정된 게 없다”고 공시했다. 두나무 역시 “확인 후 공식 입장 내겠다”는 수준의 입장만 내놓았다.
그럼에도 시장의 기대와 우려는 빠르게 확산됐다. 네이버 주가는 관련 보도 직후 급등했고, 업비트 관련 비상장주 거래에서도 가격 변동이 심해졌다.
이 거래가 단순한 M&A 이상의 의미를 갖는 이유는 가상자산과 금융의 융합 가능성 때문이다. 네이버는 간편결제·송금 등 금융 서비스의 핵심 축인 네이버파이낸셜을 이미 보유하고 있으며, 여기에 업비트의 가상자산 거래 인프라를 결합하면 금융·결제·거래 생태계를 통합하는 ‘금융 슈퍼앱’ 구도가 가능해진다.
또 하나의 축은 스테이블코인 사업이다. 업비트의 블록체인 기술과 네이버파이낸셜의 결제망이 합쳐지면, 실물 결제와 연결된 스테이블코인 발행·유통 사업에 유리한 구조가 될 수 있다는 전망이 부상하고 있다.
게다가 두나무 입장에서도 네이버라는 강력한 플랫폼과 금융 인프라를 활용하면 글로벌 확장과 신사업 진출에 유리한 조건을 확보할 수 있다.
다만 네이버와 두나무가 이겨내야 하는 난제 역시 존재한다. 먼저 밸류에이션과 주주 권리 분쟁이다.
두나무는 복수의 재무적 투자자(FI)가 얽힌 지분 구조를 지녔다. 송치형 회장 지분 약 25.5%, 김형년 부회장 지분 13.1%, 카카오인베스트먼트 10.6%, 우리기술투자 7.2%, 한화투자증권 5.9% 등이 주요 주주다.
이들이 보유한 RCPS(전환상환우선주)의 조건에 따라 지분율이 달라질 가능성이 있고 따라서 주식 교환 비율 산정이 매우 복잡하고 민감한 문제가 된다.
예를 들면 일부 보도에서는 1대 3 비율(두나무 1주당 네이버파이낸셜 3주 교환)이 논의 중이라는 관측이 있다. 이 경우 송 회장이 네이버파이낸셜의 최대주주로 부상할 수 있다는 시나리오까지 거론된다.
하지만 이 비율은 네이버가 최대주주로 남아야 한다는 제약을 고려할 경우, 네이버 측이 대규모 유상증자를 단행해야 할 가능성도 있다.
규제 및 제도 리스크 역시 해결해야 할 과제다. 금융당국의 인허가 절차, 공정거래위원회의 기업 결합 심사 등 규제 문턱이 높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가상자산과 금융업이 결합하는 형태는 제도적 불확실성이 많아 정부의 해석과 정책 대응이 사업 성패의 분기점이 될 수 있다.
또한 자금세탁방지(AML), 고객자산 보호, 거래소 운영 안정성 등 소비자 보호 및 리스크 관리 체계 설계가 얼마나 탄탄하냐가 관건이다.
두나무는 소액주주들의 반발과 IPO 전략을 변화해야 할 수 있다는 부담도 있다. 현재 두나무는 비상장사이며 소액주주 비중도 상당하다. 일부 보도는 소액주주들이 교환 비율이 불리하게 책정될 경우 지분 희석과 가치 손실을 우려하고 있고 이에 따른 법적 대응 가능성도 제기된다.
더욱이 기존에 거론됐던 두나무의 나스닥 단독 상장 전략이 이 거래로 인해 사실상 불가능해지는 게 아니냐는 실망감도 소액주주들 사이에서 나오고 있다.
IPO 측면에서 두 회사가 합병하거나 연결 구조가 되면 네이버파이낸셜의 상장 전략이 복잡해질 가능성이 크다. 일부 언론은 코스피 중복상장 한계 때문에 두나무를 나스닥에 상장시키는 시나리오도 거론한다.
다만 이런 난제들을 이겨낼 경우 네이버는 쇼핑·결제·금융·가상자산을 잇는 통합 생태계를 갖춘 강력한 플랫폼 사업자로 자리매김할 가능성이 높다고 점쳐진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협상설은 단순한 인수·합병을 넘어 국내 금융과 가상자산 산업의 경계를 허무는 신호탄”이라며 “네이버가 두나무를 품게 되면 금융·결제·투자까지 아우르는 플랫폼 경쟁이 한층 치열해지고, 금융당국의 규제 프레임에도 큰 변화를 불러올 것”이라고 말했다.
토요경제 / 최영준 기자 cyj@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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