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미투자, 22일 국회 검증대…쟁점은 ‘얼마’보다 ‘어떻게 회수하나’

조봉환 기자 / 기사승인 : 2026-09-21 20:5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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텍사스 발전소·원전·알래스카 LNG 거론…한국기업 참여·전력구매계약·손실분담 놓고 한미 막판 협의
▲ 대미투자협상 마무리차 방미했던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이 13일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을 통해 귀국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부가 22일 국회에 3500억달러 규모 대미투자 협상 경과를 비공개 보고한다.

 

쟁점은 투자액 자체보다 투자금을 어떻게 회수하고, 한국 기업이 실제 사업에 얼마나 참여하며, 손실이 발생할 경우 누가 부담하느냐다.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18일 “우리는 ‘상업적 합리성’이 있는 사업만 한다”고 밝힌 뒤 한미 협상도 수익 배분과 투자 안전장치를 중심으로 막판 조율에 들어갔다.

한미가 합의한 전체 대미투자 패키지는 3500억달러다. 이 가운데 1500억달러는 조선협력, 나머지 2000억달러는 에너지·첨단산업 등을 포함한 전략투자에 배정되는 구조다. 조선 분야에는 이미 HD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한화오션과 정책금융기관이 참여하는 협의체가 만들어졌다.

첫 사업 후보로 가장 많이 거론되는 것은 미국 텍사스주 엔시날의 223억달러 규모 가스복합화력발전 프로젝트다. 약 6.3~6.4GW 규모로 AI 데이터센터와 반도체 공장에 전력을 공급하는 사업이다. 다만 정부가 아직 1호 사업으로 공식 확정한 것은 아니다. 한미는 투자금을 관리할 특수목적법인(I-SPV), 발전소의 장기 매출을 보장할 전력구매계약(PPA), 한국 기업의 벤더 참여를 놓고 협상을 이어가는 것으로 전해졌다.

PPA는 이번 협상의 핵심이다. 발전소를 지어도 장기간 전기를 사줄 구매자가 확보되지 않으면 투자금 회수가 불확실해진다. 한국 측이 한국 기업 참여와 구매계약을 구체적인 조건으로 명문화하려는 이유다. 시장에서는 삼성물산·현대건설·DL이앤씨·두산에너빌리티 등이 복합화력 EPC 역량을 가진 기업으로 거론되지만, 현재까지 이들 기업의 참여가 확정된 것은 아니다.

원전 사업은 규모가 더 크다. 미국 내 최대 8기 원전 건설 방안이 협상 대상으로 거론되고 있으며, 미국 웨스팅하우스의 AP1000과 한국수력원자력의 APR-1400을 어떤 비율로 적용할지가 논의 대상으로 알려졌다. 다만 산업통상부는 이달 초 “원전 프로젝트의 구체적 사항은 아직 정해진 바 없다”고 공식 설명했다. 따라서 한수원·두산에너빌리티·현대건설 등 국내 원전 기업의 수주를 이미 확정된 것으로 보는 것은 이르다.

알래스카 LNG 사업도 같은 기준으로 검토된다. 총 사업비 약 440억달러 규모의 프로젝트가 대미투자 후보로 거론되지만, 정부는 사업성 검토를 우선하겠다는 입장이다. LNG 가격과 장기 구매계약, 파이프라인 건설비, 아시아까지의 운송비를 감안했을 때 경제성이 확보돼야 실제 투자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이 대통령도 이 부분을 직접 언급했다. 대통령은 18일 기자회견에서 “거의 합의가 됐다고 하는데 내용을 보니 동의하기 쉽지 않은 부분들이 있어 다시 얘기하고 있다”며 투자금 회수, 수익 배분, 손실 발생 사업의 처리방식을 쟁점으로 꼽았다. 이어 “대한민국의 국익이 훼손되지 않고 한미 양국에 모두 도움이 되는 내용으로 사업을 구성하기 위해 협의하고 있다”고 했다.

국회에서는 투자 안전장치가 핵심 검증 대상이 될 전망이다. 김성원 국민의힘 소속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장은 21일 정부의 협상 상황을 보고받은 뒤 “들여다볼수록 걱정”이라며 투자 손실과 수익 배분 구조를 국회가 점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부는 22일 산중위에 비공개 보고하고 재정경제기획위원회 보고도 협의하고 있다.

이번 협상이 국내 기업에 실질적인 기회가 되느냐도 결국 계약 조건에 달렸다. 조선에서는 HD현대중공업·삼성중공업·한화오션의 참여 구조가 이미 만들어졌지만, 발전·원전·LNG 분야는 아직 협상 단계다. 한국이 3500억달러를 투자하더라도 한국 기업의 EPC·기자재·운영 참여가 보장되지 않으면 산업적 환류 효과는 제한될 수 있다.

22일 국회 보고의 핵심도 여기다. 3500억달러라는 숫자는 이미 정해졌다. 이제 국회와 시장이 볼 것은 투자금이 얼마나 안전하게 회수되는지, 한국 기업이 어느 정도 사업을 가져오는지, 손실 위험을 어느 쪽이 부담하는지다. 대미투자 협상은 관세를 낮추기 위한 통상협상에서 한국 기업의 수주와 국가 재정의 위험을 따지는 투자계약 단계로 넘어가고 있다.

토요경제 / 조봉환 기자 ceo@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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