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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융위원회 로고[연합뉴스] |
토스가 더 이상 단순한 핀테크 플랫폼으로만 평가받기 어려운 규모로 성장했다. 금융당국은 앞으로 토스뱅크와 토스증권 등 개별 금융회사의 건전성뿐 아니라 토스그룹 전체에서 위험이 어떻게 연결되고 번지는지 들여다본다. 빅테크 금융그룹이 기존 대기업 금융그룹과 같은 집단 감독 체계에 들어간 첫 사례다.
금융위원회는 15일 제13차 정례회의를 열고 토스를 금융복합기업집단으로 신규 지정했다. 올해 지정된 곳은 삼성·한화·미래에셋·교보·현대차·DB·다우키움·토스 등 8개 그룹이다. 토스는 이 가운데 유일한 신규 지정 기업이자 빅테크 금융그룹 중 첫 지정 사례다.
이번 지정은 토스에 문제가 생겼다는 의미가 아니다. 토스의 금융사업이 은행과 증권을 아우르는 대형 금융그룹으로 성장했다는 의미에 가깝다. 다만 규모가 커진 만큼 개별 계열사 감독만으로는 잡기 어려운 그룹 내부의 위험까지 관리하겠다는 것이다.
토스의 2025년 말 금융자산은 총 41조3000억원이다. 주력 업종인 여수신업 자산은 33조원, 비주력 업종인 금융투자업 자산은 7조2000억원이다. 금융위원회가 집계한 소속 금융회사는 해외 회사를 포함해 7곳이다. 비주력 금융업 자산이 5조원을 넘으면서 금융복합기업집단 지정 요건을 모두 충족했다.
결정적인 변화는 토스뱅크의 성장에 더해 토스증권의 자산 규모까지 커졌다는 점이다. 은행만 큰 그룹이었다면 지정 대상에서 빠질 수 있다. 그러나 은행과 증권이라는 서로 다른 금융업이 동시에 일정 규모를 넘어서면서 토스는 하나의 복합금융그룹으로 분류됐다.
금융복합기업집단은 금융지주회사와는 다르다. 이번 지정으로 토스가 금융지주회사로 전환되거나 계열사 지배구조가 자동으로 바뀌는 것은 아니다. 금융지주회사법의 적용을 받지 않는 금융그룹에 대해 그룹 단위의 보완적 감독을 적용하는 제도다.
핵심은 ‘위험 전이’다. 예컨대 한 계열사의 손실이나 유동성 문제가 출자와 대여, 내부거래를 통해 다른 금융회사로 번지는지를 살핀다. 특정 계열사나 자산에 자금이 지나치게 몰리는 위험도 점검한다. 금융 계열사와 비금융 계열사 사이의 거래에서 금융회사의 자금이 그룹 지원에 활용되는지도 감독 대상이 된다.
토스는 지정일로부터 1개월 안에 대표금융회사를 선정해 금융감독원에 보고해야 한다. 대표금융회사는 그룹의 내부통제와 위험관리, 자본적정성 평가와 공시를 총괄하는 창구가 된다. 신규 지정 그룹에는 자본적정성 평가와 내부통제·위험관리, 보고·공시 의무가 6개월간 유예된다.
가장 직접적인 부담은 그룹 자본비율이다. 토스그룹은 계열사별 자본규제를 충족하는 데 그치지 않고 금융그룹 전체의 자본비율을 100% 이상으로 유지해야 한다. 금융당국은 계열사들이 같은 자본을 출자를 통해 반복적으로 활용하는 ‘중복자본’을 차감하고, 내부거래와 위험집중 등에 따른 추가 위험을 필요자본에 반영한다.
예를 들어 한 금융회사가 다른 계열 금융회사에 출자하면 양쪽 회사의 재무제표에는 자본이 존재하는 것처럼 보일 수 있다. 그러나 그룹 전체로 보면 같은 돈이 두 번 계산된 셈이다. 금융복합기업집단 감독은 이를 빼고 실제 손실을 감당할 수 있는 자본이 충분한지를 계산한다.
그룹 자본비율이 100%를 밑돌거나 위험관리실태 평가에서 낮은 등급을 받으면 금융당국은 경영개선계획 제출을 요구할 수 있다. 다만 현재 공개된 지정 자료만으로 토스의 그룹 자본비율이 기준을 충족하는지 여부를 판단할 수는 없다. 신규 지정에 따른 산정과 공시는 유예기간을 거쳐 이뤄질 전망이다.
내부거래도 더 투명해진다. 토스는 금융 계열사 간 자금 대여와 유가증권·자산 거래, 상품·용역 거래 등을 정기적으로 공시해야 한다. 계열사별 자본적정성과 지배구조, 위험집중 현황도 공개 대상이다.
이는 토스가 하나의 앱과 브랜드 안에서 은행·증권·결제·보험 서비스를 연결해 온 사업 구조와 맞닿아 있다. 소비자에게는 편리한 통합 서비스지만 금융당국 입장에서는 계열사 간 거래와 시스템 의존도가 높아질수록 한 곳의 문제가 다른 금융회사로 번질 가능성을 함께 봐야 한다.
당장 토스 이용자의 예금이나 증권 계좌에 변화가 생기는 것은 아니다. 지정 자체가 영업 제한이나 제재를 의미하지도 않는다. 다만 토스가 계열 금융회사에 자본을 투입하거나 사업을 확장할 때 그룹 전체의 자본 여력과 위험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 규제 대응 인력과 전산, 공시 비용도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반대로 토스가 그룹 자본과 내부거래를 투명하게 관리하면 금융회사로서 신뢰도를 높일 수 있다. 대형 금융그룹으로 성장하는 과정에서 반드시 거쳐야 할 제도적 검증에 들어간 셈이다.
토스의 금융복합기업집단 지정은 빅테크 금융회사의 성장을 인정한 이정표인 동시에 감독의 사각지대가 줄어드는 신호다. 지금까지 토스의 경쟁력이 편리한 앱과 빠른 서비스 확장에 있었다면 앞으로는 그룹 전체의 자본과 내부통제를 얼마나 안정적으로 관리하느냐가 평가 기준에 추가된다.
토요경제 / 위아람 기자 moon@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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