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칼럼] 우리 바다 지키기…수산물 '먹방 릴레이'가 해답인가

양지욱 기자 / 기사승인 : 2023-06-28 06:0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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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토요경제 산업부장 양지욱 기자

일본 도쿄전력이 26일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해양 방류를 위한 터널 공사를 끝냈다. 방류시설 확인 검사만 남아있어 해양 방류는 시간문제다.

 

주변 국가에서는 오염수 방류 반대를 외치며, 일본제품 불매운동, 수입 중단 등 일본에 대한 압박을 가하고 있지만 지정학적으로 가장 가까운 우리나라에서는 기이한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우리에게 ‘일본 오염수 방류’ 이슈는 ‘일본 경제’를 압박하는 것이 아니라 지역 경제 문제로 바뀌었다. 적은 외부에 있는데 내부에서 싸우는 꼴이다.
 
25일 홍콩 사우스차이나 모닝포스트에 따르면 홍콩인은 일본의 오염수 방류 계획을 반대하며 63%는 일본산 식품 구매를 줄이고 52%는 일본 방문을 줄이겠다는 설문 결과를 발표했다. 홍콩당국은 오염수 방류가 시작될 경우 일부 일본산 수산물 수입을 즉시 중단할 것이라 밝혔다.

중국 최대 SNS 웨이보에서는 누리꾼들이 일본 화장품 브랜드 목록을 공유하며, ‘일본화장품 불매운동’을 시작했다. 이 때문에 일본 화장품 기업들이 주식시장에서 한때 불매운동의 영향을 받기도 했다. 

오염수 방류 당사국인 일본에서조차 후쿠시마, 이바라키현 어업 단체 모두 ‘방류 반대’ 의사를 표명했다고 마이니치신문이 전했다. 올 가을 열리는 ‘후쿠시마 서핑 세계대회’는 국제 서핑 단체 측이 원전 오염수의 안전성 문제로 개최 승인을 거절하며 일본 선수만 출전하는 대회로 축소해서 진행한다.

반면 우리나라는 천일염 사재기로 소금 품귀현상이 발생하면서 지역 사회가 난리다. ‘김치 제조업체, 조미 김 가공업체, 안동 간 고등어 제조업체 등 연쇄적으로 비상이 걸렸다. 뿐만 아니라 국민들의 수산물 소비량이 줄면서 수산물 판매업자·어업 종사자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수협중앙회에서는 ‘우리 수산물 지키기’ 운동본부를 만들고, 여당에서는 ‘우리 바다 지키기 검증 TF’를 가동하며 국무총리, 여당 국회의원, 해양 수산부 장관, 노동진 수협중앙회장 등 사회 지도층 인사들이 ‘우리 수산물 먹방 릴레이’로 '수산물 안전성 홍보에 나서고 있다. 


우리 수산물과 우리 바다를 지키기 위해 가장 먼저 해야 하는 것은 우리 바다가 오염되지 않도록 예방하는 것인데 '수산물은 안전하니 많이 사 먹으라는 '소비 촉진' 캠페인으로 무엇을 지키겠다는 건지 의문이다.

또한 핵 전문가와 지식인 중 일부는 오염수를 마실 수 있을 만큼 안전하다고 국민을 설득하고 있다. 

‘원전 오염수 해상 방류’ 라는 국제적 문제가 한국대 일본이 아닌 국내 소비위축 문제로 쪼그라들면서 해결 방안이 우스꽝스러워지고 있는 것이다. 

우리 정부는 일본 원전 오염수 방류는 시대적 흐름이기 때문에 바꿀 수 없다고 한다. 일본 정부 말대로 오염수 해상 방류 피해가 없을 수도 있다.

 

그러나 국민 불안도 엄연한 현실이다. 정부는 제 나라 국민 불안이 보이지 않는가.

오염수 방류 문제는 2011년 동일본 대지진 이후부터 논란 됐던 일이고, 2021년 4월 일본이 오염수 방류 결정을 했을 때 국민의힘은 반대입장을 분명히 밝혔다. 

 

당시 제주도지사였던 원희룡 국토부장관은 오염수 방류를 규탄하며, 제주 주재 일본 총영사를 초치했고, 박형준 부산시장은 일본총영사관에 ‘유감’성명서를 전달했다. 현 '우리 바다지키기 검증 TF' 성일종 위원장은 '외교채널을 가동해 일본을 압박해야 한다'고 말했었다.


그러나 윤석열 정부가 들어선 이후에는 당정이 입을 모아 오염수 해양 방류만이 현실적 대안이라며 예전에 본인들이 했던 말들이 지금은 괴담이란다.

시간이 지났다고 원전 오염수가 처리수로 희석되지 않고, 국민 불안이 줄어드는 것도 아니다. 바뀐 것은 정치권이다. 

 

'그때는 틀리고 지금은 맞다' 라는 논리로 국민 불안을 불식시키기엔 정부의 설득력이 부족하다.

정부와 여당이 원전 오염수 방류는 안전하다고 국민을 설득할 것이 아니라 일본이 우리나라를 안심하게 할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하도록 정부가 나서야 한다.


토요경제 / 양지욱 기자 yjw@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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