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리딩방이 날 끌어준다? 파랑새는 없어요

김자혜 / 기사승인 : 2021-08-04 17:5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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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경제=김자혜 기자] “내용 증명해서 카드 취소했더니 협박으로 재계약했어요. 정말 수익이 나지 않으면 일부만 계산하고 취소해주겠다는 말만 믿고 재결제했어요. 믿어도 될까요?”


한 유사투자자문업 피해자 커뮤니티에 올라온 글이다.


글 게시자가 유사투자자문업 OO경제TV라는 회사에 유료결제를 했다가 해지하려 했으나 결제를 다시 하게 됐다는 내용이다.


유사 투자자문 피해는 국내 증권거래가 시작된 이후 끊임없이 그 형태를 바꿔 성행하고 있다.


유사 투자자문업자는 2010년과 비교하면 올해 초 기준 10배로 늘어났다. 늘어난 업자만큼 피해 신고 건수도 가파르게 상승하는 추세다.


한국소비자원 집계에 따르면 지난해 한 해 동안 소비자원에 접수된 유사 투자자문업 상담피해 건수는 1만6491건에 달한다. 전년인 2019년 대비 25% 늘어난 수치다. 이 가운데 피해구제를 접수한 건은 3000건대다.


유사 투자자문업자의 불법 영업은 크게 네 가지로 나눠볼 수 있다. 1대1 주식리딩방, 카피 트레이딩, 주식 자동매매, 허위·과장 광고 등이다.


주식리딩방은 무료와 유료 두 가지로 이뤄지는데 회원을 모집해서 종목, 거래가격, 거래시점까지 족집게식으로 짚어준다.


또 허위나 과장광고는 수익을 보장한다거나, 환불보장, 금융감독원 등록업체 등으로 사실과 다른 내용으로 홍보를 한다. 정식으로 투자자문업을 취득한 곳은 투자를 일임하지 않는데 일임하는 때도 있다.


특히 최근 주목받는 방식은 유튜브다. 유튜브와 함께 고전수법 네이버카페도 여전히 횡행하는 불법 유사 투자자문업자의 채널이다.


사람들이 몰리는 곳에서 정보를 제공하는 것처럼 하다가 신의를 얻은 후 1대1 오픈채팅방에 초대하거나 유료서비스를 하는 것처럼 리딩방에 부르는 것이다.


피해자가 늘어나자 금융당국은 유튜버라도 1대1주식 리딩방을 운영하면 투자자문업을 등록하도록 제도를 개선했다.


또 유료회원제를 운영하는 방식 역시 유사자문업을 신고해야 한다.


그러나 제도의 개선에도 유사투자자문업형태의 불법 리딩방이나 유료회원제를 만만하게 볼 수 없는 이유가 있다.


피해를 보아도 보상받을 길은 없다고 봐야 한다. 유사투자자문업체가 환불을 거부하면 금융감독원의 분쟁 조정 대상에 해당하지 않기 때문이다.


공소권을 가진 금감원은 피해사례를 소비자원으로 넘길 뿐 사건을 공소 제기하지 않기 때문에 형사처벌이 어려운 것이다.


특히 투자로 인한 손실은 귀책이 ‘개인’에 있다는 점도 구제가 어려운 명목이다.


유사 투자자문이 아닌 증권사나 자산운용사에서 “투자 상품에 대해서는 책임을 지지 않는다”는 문구를 명시하는 것은 어디까지나 투자의 책임이 투자자 자신에게 있어서다.


일확천금의 기회는 가만히 앉아서 모바일을 들여보거나 PC 모니터 앞에 앉아 정보만 수집하는 사람에게 쉽게 찾아오지 않는다.


그렇게 리딩방이 많은 수익을 안겨줬다면 리딩방 출신 거대투자자가 즐비할 것이다. 하지만 눈을 씻고 찾아봐도 그런 사람은 볼 수가 없다.


어디까지나 열심히 모은, 또는 내 신용을 걸고 빌린 돈을 투자할 때만큼은 삶의 진리를 염두에 두자. 좋은 정보는 제 발로 찾아오지 않는다는 진리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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