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한국 라면 발암물질 검출이 中 업체의 기회?…“글쎄”

김시우 / 기사승인 : 2021-08-20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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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경제=김시우 기자] 최근 농심과 팔도 등 국내 유명 식품업체의 라면에서 발암물질이 검출됐다는 사실이 업계 이슈로 떠올랐다.


농심 부산공장과 팔도 이천공장에서 각각 제조해 독일로 수출하는 ‘농심 수출모듬해물탕면’과 ‘팔도 라볶이 미주용’에서 유해물질인 ‘2-클로로에탄올(2-CE)’이 검출됐다는 유럽연합(EU) 조사 결과가 나온 것이다.


이에 식품의약품안전처는 해당 제조업체에 대한 현장 조사를 하고 수출용·내수용 제품을 모두 수거했다. 다만 식약처는 조사 결과 2-CE의 함유량이 섭취 시 건강에 해를 줄 정도는 아니라고 밝혔다.


농심 제품의 경우 수출용 모듬해물탕면의 야채믹스 원재료 6가지 중 수입산 건파에서 0.11㎎/㎏이 검출됐고 내수용 모듬해물탕면 야채믹스에서도 2.2㎎/㎏이 나왔다.


팔도 제품에서는 수출용 분말스프에서 12.1㎎/㎏이 검출됐고 내수용에서는 발견되지 않았다.


2-CE는 발암물질로 분류되지 않을뿐더러, 라면 내 함유량이 적기에 인체에 해를 가하지 않는다는 식약처의 발표가 나왔지만 소비자의 시선은 여전히 따가운 상황이다.


이러한 가운데 중국 관영 매체에 보도된 어떤 발언이 이슈로 떠올랐다.


중국 관영 신문 글로벌타임스는 최근 ‘농심의 유럽 시장 타격으로 중국 라면이 기회를 엿보고 있다’는 제목의 기사를 보도했다.


신문은 중국 식품업계 관계자를 인용해 “이번 사건이 6개월 이상 지속하지는 않더라도 중국의 인스턴트 식품 수출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또 이번 파문은 한국이 중국에 라면을 수출하는 데 부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는 전망도 했다.


세계 라면 시장을 선도하는 국내 라면 업체들의 유해물질 검출로 중국 라면이 부상할 것이라는 의미. 그러나 나는 이 같은 주장에 쉽게 동의하지 못하겠다.


중국에서 수입된 식품들의 위생 논란 등이 매번 불거지기 때문이다.


지난해 각국 정부기관 등이 자국산 또는 수입식품에 대해 관련 기준 등 위반으로 회수, 판매 금지, 부적합 처리 등을 조치한 해외 위해식품정보 1만894건을 분석한 결과 해외 각국에서 회수 등의 조치가 취해진 식품의 생 산국은 2018년, 2019년과 동일하게 중국이 가장 많았다. 뒤이어 미국, 프랑스 순이다.


이와 함께 올해 국내에서는 ‘알몸 배추’ 사건으로 중국 식품에 대한 불신이 커졌다.


중국에서 알몸의 남성이 배추를 절이는 영상이 확산된 것과 관련 수입 김치 등의 안전성 확보를 위해 지난 3월부터 5월까지 중국산 김치 289개에 대한 검사를 실시한 결과 15개 제품에서 식중독균인 여시니엔테로콜리티카가 검출됐다.


지난해 1월 식품의약품안전처가 발표한 해외 김치 제조업소 현지실사 결과에서는 중국의 45개 업체 중 14곳이 위생 상태 부적합 판정을 받았다. 이 중 7개 업소는 위생 상태가 매우 좋지 않아 수입 중단 조치가 내려졌다.


국내에 수입된 김치뿐만 아니라 중국 현지에서도 황당한 불량식품 사례가 나오기도 했다.


한 중국인이 전통시장에서 구매한 귤이 인위적으로 염색돼 있다거나 중국 구이저우성에서 ‘염색 파’가 대량 발견됐다는 보도가 있다. 이에 중국이 식품 안전에 대한 대응이 미흡하다는 의견도 다수 보인다.


이러한 사례가 여럿 나오면서 중국 식품에 대한 불신은 국내에 여전히 자리 잡고 있다.


위생 논란이 큰 가운데 한국 업체의 유해물질 논란으로 자국 제품 수출량이 늘어난다는 중국 신문의 논리는 통하지 않는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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