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일률적 가계대출 조이기…금융권 초유의 ‘대출중단’ 사태로 확산

문혜원 / 기사승인 : 2021-08-24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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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협·제일·우리銀, 대출상품 중단‥저축은행권까지 ‘신용한도 축소’ 가세
청와대 게시판 등에 정부 정책 비난 쇄도‥실수요자 피해 우려에 ‘발동동’
일각서 과거 관치금융 전형적 모습 비판‥“단계적 리스크관리 대책 필요”
정부의 가계대출 조이기에 은행들이 신규대출상품을 전면중단하거나 신용대출한도 축소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사진은 내용과 큰 상관없습니다. 사진=문혜원 기자

[토요경제=문혜원 기자] # 정부의 가계대출 조이기 정책에 따라 금융사들이 담보대출 상품 취급을 중단하는 모습에 경악을 금치 못했습니다.


# 정부가 우려하는 것은 무엇인지 알겠으나, 너무 갑작스러운 정책 아닌가요, 이번 정책은 대출자들에 대한 사후 피해대책 고려 없이 추진하는 정책에 불과합니다. 간절히 철회 부탁합니다.


정부가 가계대출 조이기의 일환으로 ‘총량규제(DSR) 5~6%’로 대출을 제한하는 정책을 도입하자, 시중은행들이 줄줄이 주택담보대출을 전면중단하는 등 대출중단을 결정해 금융권에 때 이른 ‘대출한파’ 전망이 가속화되고 있다.


문제는 정부가 신규대출에 한 해 한도를 축소하려는 의도와 달리 향후 기존 대출자들이 어려움을 겪게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정부 정책을 비난하는 글들이 청와대 게시판에 쇄도하고 있다.


이미지발췌 : 청와대 게시판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당국이 가계부채 억제 방안으로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5~6% 규제의 조기 적용 방안을 검토하자, 은행들이 주택담보대출을 중단하거나 대출상품 금리를 높이는 방법을 추진하고 있다.


금융당국은 올해 3월 은행권에 이어 제2금융권에도 대출 심사 때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을 순차적으로 도입하기로 했다. DSR(Debt Service Ratio)은 모든 금융권 대출의 원리금 상환부담이 연소득 대비 얼마인지를 감안해 대출을 관리하는 지표를 말한다.


이에 실제로 농협은행이 지난 19일 신규 주택담보대출을 11월까지 전면중단하겠다고 선언했으며, 농협중앙회는 전국 농·축협의 집단대출을 일시 중단하고 60%인 대출자별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을 자체적으로 낮추겠다는 계획을 금융위에 제출했다.


농협은행이 전면중단을 선언한 가장 큰 이유는 지역농협 등 시중은행에 비해 집단대출이 많아서다.


통상 은행들은 월 대출에 대한 중도금, 잔여금을 관리하는 회차가 정해져 있다. 그런데 집단대출이 많을 경우 원리금이 연소득보다 높아 총량규제가 기준점인 150~200%를 초과될 수 있다.


금융사마다 비율은 다르지만 이번 정부 대출규제 한도에도 위험할 수 있다는 판단 아래 이 같은 결정을 한 것으로 보여진다.


이어 우리은행도 오는 9월말까지 신규 주택담보대출을 취급하지 않기로 결정했으며, SC제일은행도 부동산담보대출 ‘퍼스트홈론’의 운영을 일부 중단했다. 구체적으로 신잔액기준 코픽스를 기준으로 삼는 상품의 운영을 막았다.


나머지 KB국민, 하나은행 등은 아직 대출비율이 타 은행에 비해 2.5%로 낮거나 한도가 여유가 있다는 판단 아래 중단계획은 없다는 입장이다.


우리은행은 타 은행에 비해 가장 낮은 대출비율이었지만, 그럼에도 불구 전면중단한 이유로는 분기별로 규모를 정해 운용하던 전세자금 대출이 3분기 들어 한도를 다 채웠기 때문이다.


제일은행은 다른 시중은행과 달리 자본비율이 높은 은행으로 가계대출 관리에 무리가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전했다.


은행들은 다만, 이미 대출 승인을 받은 사람이 취소할 경우에는 해당 금액만큼 신규 대출을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통상 은행들은 가계대출을 관리하는 전략이 나름대로 있다”면서 “일반적으로 금리인상으로 대응하지만, 만약 그마저도 어렵다고 판단되면 고객 불편에 대한 감당을 알면서도 전면중단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1금융권인 은행권에 이어 제2금융권인 저축은행에까지 신용대출 한도를 대출자의 연소득 이내로 제한하라는 방침은 지난 20일 떨어진 상태다. 이에 현재 저축은행중앙회에서는 한도조절이나 중단계획 관련해 저축은행들과 협의를 통해 진행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저축은행권은 정부의 가계대출 조이기 권고방침에 따라 따를 수밖에 없지 않겠냐는 입장이지만, 시중은행에 비해 저축은행은 생계형의 생활자금이나 자영업 등과 관련한 대출 소비자들이 많기 때문에 사실상 제도권 밖 영역에 있어 이번 정책이 납득 안간다는 반응이다.


한 저축은행 관계자는 “가뜩이나 저신용자들이 대출하기 어려운 구조인데, 이번 대출규제까지 적용된다면 아예 대출을 하지 못하는 구조로 가기 때문에 매우 난감한 상황에 있다”면서 “정부의 일관성 없는 정책에 대한 후폭풍이 지금과 같은 사태로 벌어지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금융권에서는 DSR이 제2금융권까지 확대되면 대출 문턱은 더욱 높아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로 인해 신규 대출자들이 아닌 기존 대출자들 중 변동금리 영향에 받는 대출을 받은 사람들의 경우 이자부담이 커져 피해를 떠안게 될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일각에서는 이번에 금융당국 수장이 동시 교체되면서 이들의 정책방향이 ‘가계부채’ 문제로 초점이 맞춰지자, 급작스럽게 추진하는 정책에 대한 부작용이 일어나고 있다고 진단했다.


특히 이 같은 정책 변화의 행태는 과거 70~80년대 관치금융의 전형적인 모습으로 회귀하고 있다는 비판도 나온다.


한 업계 관계자는 “가계부채 상황은 금융사들에게 대출을 하지 못하도록 한다고 해서 해결될 문제는 아니다”라며 “저금리 장기화와 집값 고조 와중에 우리나라 금융당국에서 통화정책과 금융안정 정책을 취하는 기관이 별도로 운영되다 보니 조화로운 정책을 이루지 못해 이 같은 부작용을 낳고 있다”고 지적했다.


서지용 상명대학교 금융경제학 교수는 “정부 수장이 바뀌면서 우선적인 정책규제에 금융사들이 인위적으로 맞추고 있다”면서 “과거 관치금융의 전형적인 모습으로 은행권에 할당제식의 방안으로 가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서 교수는 “본래 은행들은 대출에 대한 회기방안을 자체적으로 가지고 있고 리스크관리도 하고 있기 때문에 은행 프로세스에 맡기고 대환대출을 활성화는 방안 쪽으로 가야 한다”고 지적했다.


서 교수는 “현재 가계대출에 대한 잘못된 방향을 지금이라도 다시 설정해 바로잡아야 한다”고도 강조했다. 그는 그러면서 몇 가지 해결책을 제시했다.


서 교수는 △변동금리에 따라 기존 대출 받은 것에 대한 리스크 관리(은행이 상황에 따라 판단하게끔 해야) △신규대출 억제 방안 △대출자 보호 방안 등 사안별로 나눠서 단계적으로 추진할 것을 제안했다.


한편, 금융당국은 이번 대출 중단과 같은 사태에 수요자들의 피해 우려로 비난이 속출하자 ‘경계심을 늦춰 달라’고 당부했다.


금융당국은 “이번 가계대출 조이기 ‘특단의 대책’은 총량 목표치를 넘어섰거나 근접한 일부 금융회사에 한정된 것”라고 강조했다.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NH농협은행과 농협중앙회는 상반기 가계대출 증가를 주도해 특별한 관리가 필요하지만 이런 특별관리가 다른 금융회사로 확대되는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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