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은행 '성과급 잔치' 예고에 고개를 갸우뚱하는 이유

김현경 / 기사승인 : 2022-01-12 13:40:54
  • -
  • +
  • 인쇄
사상 최대 실적에 '기본급 300%' 성과급
사진=연합 제공<사진=연합 제공>

지난해 시중은행들이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하면서 '성과급 규모'를 두고 적잖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일단 코로나19에 따른 경기 부진에도 시중은행은 '역대급 실적'에 힘입어 '300% 성과급' 등으로 따뜻한 겨울을 보낼 전망이다.


하지만 금리 상승에 따른 순이자마진 확대로 은행들의 전체 이익이 늘어난 것을 '경영 성과'로 접근할 수 있는지, 이러한 '이자 놀이'를 바탕으로 '성과급 잔치'를 하는 게 정상적인지 등 논란은 거세질 전망이다.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은행 노사는 지난 7일 임금·단체협상(임단협)을 통해 '기본급 200%의 경영성과급 지급' 등에 합의했다. '기본급 200%'는 지난해 성과급(기본급 130%)보다 늘어난 것일 뿐 아니라, 현행 우리은행 제도상 산정할 수 있는 '최대 경영성과급'이다.


여기에다 직원 사기진작 명목으로 기본급 100%와 100만원도 더해졌다. 직원들은 사실상 작년 실적에 대한 성과급으로 기본급의 300% 이상을 받는 셈이다.


지난해 말 타결된 KB국민·신한·하나은행도 상황은 비슷하다. KB국민은행의 성과급(P/S)은 월 통상임금(기본급 개념)의 300%로, 전년(통상임금 200%+150만원)보다 늘었다.


신한은행 직원들도 작년 경영성과급으로 기본급의 약 300%를 받는다. 이들은 이미 250%를 현금으로 지난해 12월 31일 수령했고, 나머지 50%를 우리사주 형태로 오는 3∼4월께 받을 예정이다. 아울러 지난 3일 신한은행은 특별지급분으로 직원들에게 100만 마이신한포인트도 나눠줬다.


하나은행 역시 특별성과급(P/S)이 기본급의 약 300%로 결정됐다. 지난 10일 직원들은 일단 250%를 받았고, 50%는 오는 4월께 지급될 예정이다. 다음 달에는 복지포인트 80만원도 더해진다.


아무래도 은행권의 이 같은 성과급 잔치는 은행 이익이 대폭 급증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3분기까지 KB·신한·하나·우리·NH농협 5대 금융지주의 누적 순이익은 모두 역대 최대 규모로 집계됐다.


무엇보다 천정부지 치솟는 집값에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은 대출)이 줄어들지 않는 데다 전셋값 급등으로 전세자금 대출 수요가 지속적으로 늘어난 상황에서 금리까지 오르면서 이자 수익이 크게 불었다.


특히 코로나19에 따른 생활고, 빚투(대출로 투자) 등이 겹친 결과로 가계대출이 많이 늘어난 점도 은행들이 사상 최대 실적을 이루게 된 배경으로 꼽힌다.


각 그룹의 작년 3분기까지 이자 이익은 ▲KB 8조2554억원 ▲신한 6조6621억원 ▲하나 4조9941억원 ▲우리 5조890억원 ▲NH농협 6조3134억원으로, 1년 전 같은 기간보다 각각 15.6%, 10.2%, 15.3%, 14.9%, 5.9%씩 많았다. 이런 추세라면 작년 연간 기준으로도 5대 금융지주는 나란히 역대 최대 이익 기록을 갈아치울 것이 확실시된다.


하지만 소비자들은 코로나19 타격으로 대출을 늘리고 대출규제로 고금리 이자를 감당하고 있는 고통스러운 상황에서 은행들이 천문학적인 돈으로 '성과급 잔치'를 벌이는 게 정상적인 사고로 해석되지 않는다는 비판이 일각에서 제기된다.


업계 한 관계자는 "정상적인 경영활동을 통해 수익이 정상적으로 창출되면 당연히 직원들에게 성과급을 줄 수도 있지만 코로나 시국에 소비자들의 땀, 눈물이 담긴 돈으로 자신들만의 돈잔치를 벌이는 것은 좀처럼 이해하기 어렵다"며 "은행의 사회적 기능을 고려하면 사회공헌 쪽으로 방향을 틀어야 마땅하다"고 지적했다.

 

토요경제 / 김현경 기자 envyhk@nate.com 

[저작권자ⓒ 토요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김현경
김현경 안녕하세요. '토요경제' 김현경 입니다.

기자의 인기기사

뉴스댓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