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토요경제=전현진 기자] 일부 대형프랜차이즈는 눈 앞에 보이는 이익만을 생각해 ‘제 살 깎아 먹기’를 했었다. 기존 가맹점과 얼마 떨어지지 않은 곳에 신규 가맹점을 출점해, 같은 브랜드끼리 경쟁을 하게 했던 것.
이를 해결하기 위해 최근 공정거래위원회는 가맹점의 점포간 거리를 제한하는 모범거래기준을 마련, 시행했다. 모범거래기준엔 최근 급성장한 커피전문점 업종도 포함됐다. 이에 모범거래기준이 대형 프랜차이즈 가맹점주 보호에 앞장설 것으로 기대됐다.
그러나 일각에선 ‘선발업체만 규제해 후발업체의 몸집만 키워주는 것이 아니냐’, ‘외국계기업의 진입장벽만 낮추는 것이 아니냐’라는 지적이 나왔다.
◇ 공정위, 커피 프랜차이즈 ‘모범 거래기준’ 시행
지난해 11월 공정거래위원회는 제과ㆍ제빵업종, 치킨ㆍ피자업종에 이어 최근 급성장해 분쟁이 증가하고 있는 커피전문점 업종의 모범거래기준을 마련ㆍ시행하였다.
모범거래기준의 주요 내용은 기존 가맹점에서 500m이내 신규출점 금지, 가맹본부가 매장인테리어를 직접 관여해 인테리어 공사를 수익창출 수단으로 활용하는 행위 금지 등이다.
지난해 11월 공정위는 “모범거래기준의 주요내용을 정보공개서와 가맹계약서에 포함시켜 가맹본부가 이를 준수토록 유도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공정위에 따르면, 최근 2~3년간 커피전문점이 급증하면서 상위 브랜드의 경우 기존가맹점 인근에 신규매장을 중복 출점함에 따라 영업지역 분쟁이 증가했다.
따라서 모범거래기준의 영업지역 설정의 기본 원칙은 기존 가맹점에서 반경 500m 이내 신규출점 금지이다. 공정위는 스타벅스 매장의 서울지역 직영점간 평균이격거리(476m)와의 형평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500m 거리를 설정했다.
모범거래기준 적용 기준은 가맹점 수 1백개 이상이면서 커피사업부문 매출액이 500억 이상인 가맹본부이며, 적용대상은 5개 가맹본부 (주)카페베네, (주)롯데리아, (주)할리스에프엔비, (주)탐앤탐스, (주)씨제이푸드빌 등이다.
위 브랜드가 모범거래기준 적용대상에 포함된 이유에 대해 공정위 관계자는 “위 5개 가맹본부가 모범거래기준 적용기준에 포함돼 선정됐다”며 “위 브랜드가 타브랜드에 비해 상대적으로 영업지역 분쟁이 많기도 했다”고 밝혔다.
공정위가 밝힌 ‘브랜드별 500m내 가맹점 비율’을 보면 카페베네 28.8%, 엔제리너스 30.7%, 할리스커피 20.4%, 탐앤탐스 20.5%, 투썸플레이스 22.3%였다.
모범거래기준 시행 후, 영업지역 분쟁이 줄어들었는지에 대해선 “확인할 수 없다. 그러나 5개 브랜드가 다 참여하고 있다”고 밝혔다. 모범거래기준 적용 대상에 포함된 5개 가맹본부들은 지난해 11월부터 모범거래기준의 주요내용을 정보공개서와 가맹계약서에 포함시킨 것으로 알려졌다.
◇ “모범거래기준, 바람직한 거래기준”
일각에선 모범거래기준 시행으로 공정거래위원회의 규제를 피한 스타벅스, 커피빈, 이디야커피, 요거프레소 등이 올해 커피시장의 성장을 이끌 것이라고 예상했다.
더불어 모범거래기준이 스타벅스, 커피빈 등 외국계 기업의 진입장벽만 낮춰줬으며, 기존 업체의 사업 확장만 막을 뿐 신규 공룡의 진입 길을 터주는 맹점을 갖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 프랜차이즈업체 관계자는 “일정 규모 이상의 대형 프랜차이즈에 대해 동일 브랜드 점포의 중복 출점을 제한함으로써 다른 기업들이 신규 진출해 몸집을 불리는 데 유리해졌다”며 “선발업체만 출점에 규제를 받고 후발업체의 출점이 자유롭다는 것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공정위 관계자는 “스타벅스, 커피빈이 모범거래기준 적용대상에서 빠진 이유는 가맹점이 아니라 직영점으로만 운영 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스타벅스의 관계자는 “공정위가 같은 커피 프랜차이즈가 너무 가까이 위치해 가맹점주들이 피해를 보고 있어 500m 거리 규정을 두고 있다. 그런데 스타벅스는 직영점만 내기 때문에 그런 문제가 애초에 없다”며 “스타벅스 내부에선 직영점간 영업지역 거리제한을 따로 두고있지는 않다. 상권분석 토대로 출점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모범거래기준으로 선발업체 출점만 규제받고 후발업체는 규제가 안돼 신규 공룡의 길을 터준다는 지적에 대해, 공정위 관계자는 “상위 브랜드들의 독ㆍ과점을 막는 것이라 보면 된다”며 “모범거래기준 적용 대상을 더 늘릴 계획도 있다”고 밝혔다. 이어 “공정위는 계속해서 독ㆍ과점이 발생한다면 자율적으로 규제할 것”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기존 커피가맹본부들은 눈앞에 이익만 생각해 가맹점 수를 확장했었다. 무리한 가맹점 확장은 가맹점이 망해 가맹본부도 손해 본다는 것을 알아야한다”며 “커피업종에서 바람직한 거래기준이 마련됨에 따라 가맹점사업자의 권익보호 및 동반성장의 기반이 마련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 “모범거래기준, 출점수와 연관없다”
커피업계 관계자들은 모범거래기준 시행 후 가맹점수에 영향을 받거나, 달라진 것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모범거래기준 규제 대상에 포함된 엔제리너스 또한 모범거래기준이 출점수와 연관성이 없다고 보고 있다. 엔제리너스의 관계자는 “모범거래기준 시행 후 매장 오픈수는 크게 변화된 것 없다”고 밝혔다.
현재 798개의 매장을 운영 중인 엔제리너스는 최근 모범거래기준으로부터 비교적 자유로운 지방에서 출점을 확대하고 있다. 이에 대해 엔제리너스 관계자는 “모범거래기준 규제 때문에 지방에서 출점을 확대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지방 출점을 확대하는 시기였고 원래 있었던 계획을 그대로 진행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직영점을 490여개 운영 중인 스타벅스 또한 “경쟁사가 공정위 규제를 받은 후 혜택을 얻는 것은 없으며 더 잘되는 것도 없다”며 “스타벅스는 다른 커피전문점을 경쟁사라고 생각하기보다는 같이 커피시장을 키워나가고 넓혀가는 동반자라고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 직영점을 225개 운영 중인 커피빈도 스타벅스와 같은 입장을 밝혔다.
한편 엔제리너스는 모범거래기준 전에는 영업지역 거리제한을 세부적으로 설정하지 않았다. 엔제리너스 관계자는 “영업지역 거리제한을 특별히 규정한 적은 없었다”며 “주변 상권을 고려해 주변 가맹점주한테 피해를 주지 않는 범위 내에서 출점했다”고 밝혔다.
이디야커피는 공정위 모범거래기준 규제 대상에는 포함이 안됐다. 그러나 이디야커피 관계자는 “자발적으로 모범거래기준 규정을 준수하고 있다. 기존 가맹점에서 반경 500m 이내 신규출점을 금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현재 561개의 매장을 운영하고 있는 요거프레소 또한 무리하게 가맹점수를 확장하지 않고 있다. 요거프레소 관계자는 “요거프레소는 모범거래기준 시행 전에 가맹계약서에 기존 가맹점에서 반경 500m 신규출점을 금지하는 내용이 포함돼있었다”고 밝혔다.
이어 “모범거래기준 시행 후 가맹점수 확장에 탄력을 받지 않았다”며 “출점수엔 전혀 상관이 없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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