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경제=박진호 기자] 문창극 국무총리 후보자와 이병기 국가정보원장 후보자가 난데 없이 대국민 사과전에 나섰다. 국회의 인사청문회를 앞두고 있는 두 명의 주요 후보자가 머리를 숙이기에 나선 것이다. 문 총리 후보자가 그간의 태도를 바꿔 사과에 나선것과 발 맞추어 이 국정원장 후보자 역시 같은 날 사과 행진에 동참했다.
문 후보자는 15일, 서울 창성동 정부서울청사 별관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과거 발언과 글을 통해 나타났던 역사관 논란 등에 대해 해명을 하고 "본의와 다르게 상처를 받으신 분들이 계시다는 것을 알았다"며 "진심으로 사과를 드린다"고 말했다. 불과 며칠 전 "유감이지만 사과할 이유는 없다"고 말했던 것과는 사뭇 다른 태도다.
문 후보자는 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한 자신의 비판글에 대해서도 해명하며, 자신의 글로 인해 상처를 받은 분들께 사과를 드린다며 실제로 고개를 숙이기도 했다.
또한 이날 주일대사를 마치고 귀국한 이병기 국정원장 후보자 역시 김포공항에서 사과로 자신의 입장을 먼저 밝혔다. 이 후보자는 과거 한나라당 시절의 이른바 '치떼기 스캔들'에 깊히 관여한바 있으며, 재산 형성 과정은 물론 과거 행적 등이 문제가 되고 있다.
그동안 반대 의견에 대해 강경 일변도로 맞서던 청와대와 정부는 건국 이래 유래없는 '인사 참사'를 야기하고 있는 현 상황에서 또 다시 후보자들이 낙마할 경우 정국 운영에 엄청난 부담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판단해 후보자들의 유화적인 태도를 요구한 것으로 추측되고 있다.
그러나 두 후보자에 대한 여론의 의구심이 워낙 깊은데다가 새정치민주연합 등 야당은 이미 부적격인사로 이들의 임명동의안을 수용할 수 없으며, 후보자들이 스스로 물러나야 한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특히 이 후보자는 역사관 문제 등 큰 이슈가 등장하며 사회적 논란을 빚은 문 총리 후보자에 가려져 있기는 하지만 오히려 과거의 행적 등은 더욱 공직을 맡기에 적절치 못하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이 후보자는 지난 2002년 대선 당시 한나라당 이회창 후바의 특보로 불법 대선자금 전달책 역할을 한 혐의로 검찰 조사를 받은 바 있다. 이 후보자는 당시 새천년민주당 대선 후보 경선에서 중도 포기했던 이인제 의원 측에 '한나라당에 유리한 역할을 해달라'며 5억 원을 직접 전달했다. 또한 이 후보자는 충청권의 표를 끌어올 수 있을 것이라는 계획 하에 이인제 의원의 포섭을 직접 계획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밖에도 이 후보자는 2007년 한나라당 대선후보 경선 당시 박근혜 캠프 선거대책위원회 부위원장 출신으로 박근혜 정부와 밀접한 관련을 맺어온 인물로 정치적 중립성이 가장 중요한 국정원장으로 적합하지 못하다는 지적도 받고 있다. 특히 현재 국정원은 정치적 중립성을 지키지 못하고, 이를 은폐·조작했다는 정황이 속속 드러나고 있는 시점이어서, 이러한 상황에 신임 원장으로 대통령의 측근을 임명하는 것이 적절치 못하다는 지적이 이어지는 것이다.
이 후보자는 지난 1997년 대선을 앞두고 국정원의 전신인 안전기획부가 김대중 후보를 낙선 시키기 위해 북풍 공작을 일으켰을 당시 안기부 제2차장이었던 관계로 이 문제에 깊숙히 개입했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이 밖에도 1998년 안기부 2차장에서 퇴직하기 직전 7억 3800만원의 재산을 신고해놓고 1년만에 10억 9500만원 상당의 서울 도곡동 타워팰리스 아파트를 대출도 없이 구입하는 등 재산형성 과정에서의 문제도 제기되고 있어 인사 청문회에서 상당한 진통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새정치민주연합은 이 후보자에 대해 강력한 인사청문회를 통해 국정원장으로서 부적절 인사임을 증명하고 자리에서 물러나게 하겠다는 뜻을 이미 분명히 했다. 이러한 상황과 자신의 과거에 대해 잘 알고 있는 이 후보자는 결국 귀국과 동시에 국면 전환을 위한 사과부터 하고 나선 것으로 보인다.
이 후보자는 "이유와 경위가 어찌되었든 지난 시절 불미스러웠던 일은 늘 국민께 송구스러운 마음을 갖고 있다"고 말하며 "모든 상황에 대해서 인사청문회를 통해 소상히 말하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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