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민 돈 1조? “외국인에게 쏜다”

장우진 / 기사승인 : 2011-07-20 08:34:15
  • -
  • +
  • 인쇄
신한금융, 내년 주주배당금 1조원 ‘논란’…외국인 보유주식만 60%

[토요경제=장우진 기자] 신한금융지주가 내년도 주주 배당금이 1조원 수준으로 밝혀 논란이 되고 있다.
최근 론스타가 2분기 배당금만 5000억원 수준으로 결정해 은행권의 배당금이 과도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다.
이에 권혁세 금융감독원장은 대형지주사의 고배당 자제를 권고하고 나섰지만, 론스타 역시 금융당국의 자제권고를 무시한 채 고액배당금을 결정해 이를 제재할 마땅한 방법이 없는 상황이다.
신한지주의 고액배당이 문제시 되는 것은 신한금융 주식의 60%가 외국인이 보유하고 있다는 점이다. 즉 1조원에 이르는 배당금을 지급할 시 약 6000억원 가량이 외국으로 빠져나가게 되는 것이다.
더군다나 최근 KB국민은행과 신한은행이 수수료와 이자로 막대한 이익을 올린 사실이 언론에 발각되며, 결국 서민들의 피같은 돈을 외국인에게 퍼주는 것이 아니냐는 분위기다.


◇신한금융 “1조원은 쏴야지”


▲ 한동우 신한금융지주 회장
신한금융지주가 내년도 주주배당금을 1조원 수준으로 배당할 방침을 밝혀 논란이 되고 있다.
최근 한동우 신한금융지주 회장은 “주주들의 정서를 고려해 올해 실적을 바탕으로 내년에 지급할 배당금을 늘리겠다”며 “현재 주가 5만원의 4% 이상은 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신함금융의 총 상장주식 수가 4억7400만주이고 지난 19일 기준으로 주가가 5만600원임을 감안해 보면 약 9600억원으로 1조원에 육박하게 된다. 이렇게 되면 올해 순이익 규모에 따라 변동은 있겠으나 배당성향도 30%이상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배당성향이란 순이익 중 어느 정도 배당을 실시하였는가를 나타내는 지표로, 론스타가 외환은행 인수 후 평균 배당성향이 동종업계의 3배에 달해 논란이 되기도 했다.
특히 신한금융 주식의 60% 이상을 외국인이 보유하고 있어 위와 같이 약 1조원의 배당금을 지급하게 되면 6000억원 가량이 외국으로 빠져나가게 된다.


◇서민 피 빨아 외국인 주주에게


신한금융이 단지 고액배당을 실시하는 것 자체가 문제되는 것은 아니다. 영업의 성과로 이익이 증가하게 되면 주주들에게 그에 대한 배당을 하는 것은 어찌보면 당연한 논리다.
그러나 문제는 과연 순수한 영업의 성과로 인한 이득인지 여부이다.
최근 보도된 자료(본지 270호 10면 참조)에 의하면, 신한은행의 최근 4년간 수수료 순이익은 7880억원, 영업순이익은 2조800억원으로 수수료 순이익이 38%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자순이익은 3조9000억원으로 드러나 다른 부분에서 발생한 손실만 1조7000억원으로 해석되며 이를 이자수수료를 통해 손쉽게 메꾸고 있다는 것이다.
즉, 수수료와 이자가 이익의 대부분이라는 이야기인데 이는 영업에 의한 이익이라기보다는 이미 정해진 체계에 의한 이익라고 볼 수 있다.
특히 VIP고객들은 각종 수수료가 면제돼 위와 같은 이익은 결국 살림살이 힘든 서민들로부터 거둬들이는 기형적 수익구조를 통한 이익이었다는 것이다.
정리해 보면 과도한 배당금 결정은 서민들로부터 거둬들인 막대한 이익을 외국인에게 퍼다주는 웃지 못할 상황이다.
이와 비슷한 실례로 지난 외환은행의 2분기 배당금을 주당 1510원으로 결정해 지분 51.02%를 보유한 론스타는 4968억원의 배당을 받았다. 외환은행 매각이 여의치 않은 상황에서 한국을 빠져나가기 전 최대한 돈을 챙긴 것이라는 금융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이에 금융당국은 론스타에게 고액배당의 우려를 표하며 ‘자제권고’를 했지만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고액배당금을 결정했다.
노조 역시 집회를 열며 반발에 나섰지만 현실적으로 이를 제지할 방법은 없는 상황이다.
외국의 경우도 유럽 재정위기 등과 관련해 대형 금융회사들에 대한 감독기준이 강화되는 등 배당을 자제하는 상황임에 반해 국내 금융회사들은 고액배당에 열을 올리고 있어 국제적 흐름과 상반되는 것이 아니냐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권혁세, “소비자 생각해라” 일침


▲ 권혁세 금융감독원장
한 회장의 과도한 배당금 결정에 권혁세 금융감독원 원장이 자제권고에 나섰다.
권 원장은 명동 은행회관에서 한국금융연구원 주최로 열린 ‘금융선진화를 위한 금융소비자 보호 강화방안’ 세미나에 참석해 “배당할 수준이 충분한 지를 따져봐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주주가치의 극대화도 중요하지만 금융소비자 보호가 선행돼야 한다”며 “사회공헌활동과 서민금융을 충분히 하고난 뒤 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권 원장은 “국제적으로 건전성 규제가 강화되는 시점에서 대형금융지주사가 강화된 자기자본비율이 충족하는 수준을 유지하는 지 고려해야 한다”며 “부동산 시장이 여전히 침체한 상황인데다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로 금융회사들의 부담이 있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뿐만 아니라 서민들을 위한 목소리도 냈다.
권 원장은 “금융지주사들이 주주가치 극대화를 위해 고배당을 생각하는 것 같은데 따져볼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는 “미래손실을 대비해 충당금을 제대로 쌓고 있는지, 소비자보호와 서민금융, 사회공헌을 충분히 하고 있는지를 살펴보고 나서 배당 이야기를 할 때가 아니냐”라며 지주사들의 고액배당을 비판했다.
이는 론스타 사태에 이어 신한금융도 고배당의 의사를 밝혔으며, KB금융지주도 자사주 매각으로 받은 1조8000억원을 배당금으로 책정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져 이에 대해 일침을 가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론스타의 고액배당 결정 전에도 금융당국은 ‘자제권고’를 했으나 결국 ‘권고’로 끝이 났으며, 한동우 신한금융지주 회장도 공식적으로 고액배당에 대해 발표한 만큼 이를 번복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저작권자ⓒ 토요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뉴스댓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