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유럽연합(EU)의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이 7일 개시되는 가운데 이번 협상의 쟁점에 관심이 모아진다.
한미FTA 협상의 최대 쟁점이었던 쌀, 쇠고기, 투자자-국가간 소송(ISD) 등은 이번에 우선순위에서 빠졌다.
대신 금융·법률 등 고급서비스, 제약·화장품, 자동차, 전문직 자격증 상호인정, 개성공단 등이 핵심쟁점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이 5가지를 중심으로 핵심쟁점을 살펴본다.
금융·법률 분야
EU 협상단의 뒤에는 '금융·법률 강국' 영국이 버티고 있다. '보험강국' 프랑스도 있다. 금융과 법률 분야에서 EU 측의 공세가 만만치 않을 것임이 예상되는 이유다.
김현종 통상교섭본부장도 6일 한·EU FTA 협상 출범을 공식 선언한 직후 기자회견에서 "EU는 금융과 법률, 회계, 통신, 택배 등에 관심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EU는 보험분야에서 우리나라 퇴직연금 시장에 대한 '국경간 거래'의 허용을 강하게 요구할 공산이 크다. 화재보험도 EU의 주된 관심사다.
재경부 관계자는 "영국과 프랑스의 보험사들은 개인을 상대로 한 생명보험 보다 기업을 상대로 하는 퇴직연금과 화재보험 등에 관심이 많다"며 "이 분야에 대한 요구는 미국보다 더 강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법률시장에 대한 EU 측의 관심도 이에 못지 않다. 현재 클리포드챈스, 링크레이터스, 프레시필즈 브럭하우스 등 영국계 로펌(법률회사)들은 스캐든압스, 베이커앤매킨지 등 미국계 로펌들과 함께 세계 법률서비스 시장을 양분하고 있다.
제약·화장품 분야
독일 등 세계적 제약기술을 가진 나라들을 중심으로 우리나라의 건강보험 관련 약가제도, 특허제도 등에 대해 개편을 요구해올 가능성이 있다.
화장품의 경우 관세, 비관세 분야에 걸쳐 EU 측의 개방 압력이 거셀 것으로 보인다. 우리나라의 현행 화장품 수입관세는 품목별로 다르지만 대개 8% 안팎이다. 유럽계 고급 화장품 뿐 아니라 미국계인 에스티로더 등도 유럽내 벨기에 등지에 공장을 두고 있다. 화장품에 대한 안정성 검사 등 비관세 장벽의 완화 문제도 EU가 관심을 가진 분야다.
자동차 분야
자동차는 EU 측의 최대 관심분야 가운데 하나다. 피터 만델슨 EU 통상담당 집행위원이 이날 회견에서 "한국의 도로에 더 많은 유럽차가 다녀야 한다"고 한게 이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우리나라의 대 EU 수출액 가운데 20% 가량이 자동차다. 우리나라가 EU에 자동차를 수출하는 만큼 자신들도 한국에 충분히 수출할 수 있어야 한다는게 EU 측의 생각이다.
관세철폐 뿐 아니라 차량 관련 환경표준 개편도 EU 측의 공세가 예상되는 분야다. 현재 우리나라가 미국형과 유럽형을 절충한 수준의 환경표준을 채택하고 있다는 점에서 대응이 쉽지 않은 대목이다.
자격증 상호인정
건축사, 간호사, 수의사 등 전문직 자격증 상호인정 문제는 우리나라의 주된 관심사항이다. 한국의 공세 분야인 셈이다.
그러나 서비스시장 개방에 대해 소극적인 EU가 얼마나 호응해줄지는 미지수다. 한미FTA 협상에서도 우리나라는 자격증 상호인정을 요구했지만, 기술사 건축설계사 수의사 등에 한해 추후 논의키로 합의하는 수준에 그쳤다.
개성공단
개성공단 제품에 대한 원산지 특례 인정 문제 역시 우리나라가 얻어내야 할 분야다. 한미FTA 협상 때와 마찬가지로 개성공단 문제 만큼은 양보할 수 없다는 게 우리나라 정부의 입장이다.
정부는 앞서 FTA를 맺은 노르웨이, 스위스, 아이슬란드, 리히텐슈타인 등 유럽자유무역연합(EFTA)도 개성공단 문제를 수용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하지만 EU 측은 개성공단에 대해 "정치적 차원의 문제로, 회원국들과 더 논의해야 한다"며 유보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다.
이밖에 유럽산 돼지고기 등 일부 축산물과 치즈 등 낙농품, 와인 위스키 등 주류에 대한 개방 확대 문제를 놓고 양측의 의견이 엇갈릴 가능성도 있다.
환경 분야에서 EU가 우리나라에 대해 기후변화협약 조기참여를 요구할 가능성도 있다. 한국은 아직 개발도상국으로 인정받아 교토의정서의 온실가스 감축의무 대상국에서 빠져 있다. 그러나 EU가 FTA 협상에서 우리나라의 감축의무 대상국 편입 문제를 들고 나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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