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끼리 감독, '독수리들' 지휘한다

전현진 / 기사승인 : 2012-10-11 16:1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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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응룡 한화 신임감독 "세대교체로 상위권 도약"

한화 이글스는 8일 신임 감독으로 김응룡(71) 전 삼성 감독을 선임했다. 총 22시즌 동안 2653경기에 출장해 1463승1125패 65무 승률 0.565의 성적을 남긴 김 감독은 2년 동안 한화 이글스의 지휘봉을 잡을 예정이다.


한화는 최근 4년 간 3번의 꼴찌에 머무르며 최악의 성적을 보여주는가 하면 올 시즌 내내 부진한 성적으로 급기야 8월 말 한대화 감독을 경질했다. 그러나 다음 시즌부터 국내 야구계 최고의 명장 김응룡 감독 체제로 팀을 꾸리게 돼 팬들의 기대를 사고 있다.


◇ 위기에 빠진 ‘한화’…‘김 감독’ 선임
한화 이글스는 8일 새로운 사령탑으로 김응룡 감독을 선임했다. 김응룡 감독은 계약금 3억원과 연봉 3억원 등 총 9억원에 사인했고 2년 동안 한화를 이끌 예정이다.


한화는 지난 2008년을 마치고 김인식 감독의 후임으로 한대화 감독을 선임한 바 있다. 그러나 한 감독은 3년의 재임 기간 동안 8위-6위-8위의 성적에 그치며 ‘초보’ 사령탑으로서의 한계를 극복하지 못하고 경질됐다.


한대화 감독의 경질로 가장 먼저 천안북일고 이정훈 감독이 물망에 올랐고 조범현 전 KIA 감독, 김재박 전 LG 감독 등이 거론됐다. 그러나 한화의 최종 선택은 후보들 가운데 경험이 가장 많은 김응룡 감독이었다.


한화가 노장 김응룡 감독을 선택한 이유는 그의 경험과 경륜을 높게 평가했기 때문이다. 한화 구단은 “경험과 경륜이 있으신 분이니 팀 세대 교체와 향후 4강 도약을 위해 적임자라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프로야구 감독 역대 최다승(1476승)과 최다 우승(10회)의 보유자인 김응룡 감독은 부산 개성중 1학년 때 처음 야구를 시작했다. 부산상고-우석대 시절 국가대표팀 4번타자를 꿰찬 김 감독은 185cm-95kg의 거구에서 뿜어져나오는 장타가 특징이었다. 그는 실업야구에서 1965년, 1967년 홈런왕에 오르는 등 거포로서 한 시대를 풍미했다.


1981년까지 한일은행에서 코치와 감독을 역임한 김 감독은 미국 유학을 다녀온 뒤 1983년 해태 타이거즈 감독으로 취임, ‘승부사’의 전설을 시작했다. 취임 첫 해부터 한국 시리즈 우승을 차지하는 기염을 토했고, 1986-1989년 한국시리즈 4연패도 달성했다.


1991, 1993년 두 차례 우승을 더 따낸 김 감독은 90년대 초반 이종범을 비롯한 젊은 선수들 중심으로 팀을 재편, 1996년과 97년 두 번의 우승을 더 추가했다.


2000년 시드니올림픽에서 야구의 동메달을 이끈 김 감독은 2001년 정들었던 해태를 떠나 삼성으로 옮겼다. 이때까지 김 감독이 거둔 성적은 한국시리즈 9회 진출에 9회 우승. 한국시리즈 승률 100%였다. 김 감독의 ‘우승 DNA’를 삼성 측이 전적으로 신뢰한 이유다.


김 감독은 삼성에서 2001년 두산에 패해 생애 첫 한국시리즈 준우승을 맛봤지만, 2002년 드디어 삼성에 21만의 첫 한국시리즈 우승컵을 안겼다. 이후 2004년 제자인 선동열 현 KIA 감독에게 감독직을 물려준 뒤 삼성 야구단 사장으로 취임했다.


2010년을 끝으로 사장직에서 내려온 김 감독은 제주도에서 휴식을 취하면서 용인시에 유소년 야구장을 짓는 등 꾸준하게 야구 사랑을 실천해왔지만 현장 복귀는 미지수였다.


그러나 최근 측근을 통해 “야구계가 돌아가는 상황이 갑갑하고 야구 원로만이 할 수 있는 무엇이 있다”, “현장복귀에 대한 마음 굳혔다”, “나를 원하는 팀이 있다면 2~3년 안에 우승시키고 싶다”고 전한 바 있다.


이에 대해 야구 관계자는 “김응룡 감독은 프로야구 성적 하위권인 KIA, 넥센, LG, 한화로 갈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 중 최근 4년 동안 3번이나 꼴찌를 한 한화 이글스에 갈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다.


한화는 올 시즌 53승 77패 3무 (승률 4할8리)로 리그 최하위로 시즌을 마감했다. 지난해 59승 72패 2무(승률 4할5푼, 공동 6위), 2010년 49승 82패 2무(3할6푼8리), 2009년 46승 84패 3무(3할4푼6리)로 4년 동안 하위권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 ‘김 감독이 이끄는 한화’, 기대감 높아져
김응룡 감독은 이번 한화 감독 선임에 대해 “더욱 더 열심히 하겠다”며 말문을 열었다. 그는 “사실 몇 년 전만 해도 한화는 세대교체가 안 된 팀이었다. 하지만 한대화 전 감독이 부임하면서 세대교체를 진행하는 와중에 성적이 안나오게 된 것 같다”며 최근 몇 년간의 한화의 부진을 설명했다.


한화의 부진에 대해 “나라고 뾰족한 수가 있나 젊은 선수들을 빨리 키워서 좋은 야구를 해야지 어쩌겠나”라면서도 “야구 감독들의 지상과제는 ‘어떻게 하면 이길 수 있을까’에 집중하는 것이다. 빨리 끌어올려야지”라며 세대교체와 함께 성적도 놓치지 않겠다는 각오를 전했다.


감독 선임 배경은 정승진 사장과 노재덕 단장의 전격적인 방문에 이은 요청이었다. 김 감독은 “사장과 단장이 나를 직접 찾아와서 ‘함께 해주셨으면 한다’고 하더라. 특별한 인연이나 배경은 없었다”고 말했다.


초미의 관심사인 코칭스태프 선임과 관련해서는 말을 아꼈다. 김 감독은 “이미 마음으로 정해둔 인사들은 있지만 그 코치들의 의사도 있고, 구단과의 계약 문제도 있기 때문에 지금 섣불리 밝힐 문제는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8년 만에 현장에 복귀하게 된 김 감독은 팬들에게 ‘포기 하지 않는 야구’를 전하며 많은 관심을 부탁했다.


김 감독은 “다시 현장에 복귀했으니 팬들을 실망시키지 않는 야구를 하겠다. 야구장에 찾아와서 많이 응원해달라”는 취임 각오를 전했다.


한화 팬들은 “대박! 이번엔 제대로 가보자”, “이번엔 잘하겠지라는 기대로 한화 팬으로 지낸게 수년이다. 이제 마지막이라는 생각으로 독 품고 달려보자”, “환영합니다. 내년에는 좀 바뀐 한화가 되었으면 합니다”, “꼴찌도 좋고 하위권도 좋다. 선수들이 이 악물고 뛰는 경기 내용을 볼 수 있게 해달라. 더 이상 의욕 없는 플레이는 안 된다”, “희망이 보인다”, “코끼리 감독님이라니 믿을 수가 없다! 다른 감독 오셨으면, 회원 탈퇴하고 야구 그만 보려고 했다”면서 김응룡 감독의 선임을 환영했다.


다만 오랜 기간 현장을 떠나 있었다는 점이 우려스럽다는 관계자도 있었다. 한 관계자는 “김 감독은 지난 2004년 삼성 감독직을 끝으로 현장을 떠났다. 2010년까지는 삼성 사장으로 재임했지만 감독으로의 일선 복귀는 무려 8년 만이다. 그라운드를 떠나 있던 긴 공백 기간을 어떻게 극복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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