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금융 특별기획-우리은행] ① 매력없는 우리은행, 요원한 민영화

박진호 / 기사승인 : 2015-01-13 16:3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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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전5기’ 우리은행 민영화, 2015년에도 첩첩산중

[토요경제=박진호 기자] 지난 해 금융권의 가장 큰 화두는 정보유출로 인한 금융소비자 불신이었다. 2013년 동양증권 사태로 흔들리기 시작한 금융권의 신뢰는 개인정보유출 사건으로 인해 극심한 사회적 동요를 야기했고, 금융당국 역시 이를 제대로 수습하지 못해 궁지에 몰렸다.


2013년 12월, 한국스탠다드차타드(SC)은행과 씨티은행의 고객 대출 정보 13만여 건이 유출된 것을 시작으로 1월, 주요 카드사의 고객 정보 1억 건 이상이 유출됐음이 알려지며 ‘카드대란’으로 이어졌고, ‘개인정보 보호’와 관련해 사회 전반의 경각심을 높이는 계기가 됐다. 일련의 사건들로 체면을 구긴 금융권이 지난해의 악몽을 딛고 자존심을 회복할 수 있을지 국내 4대금융그룹을 중심으로 2015년을 전망해본다.
우리은행의 당면과제는 ‘민영화’
기존의 4대금융지주는 KB국민금융지주‧신한금융지주‧하나금융지주‧우리금융지주 등이었다. 그러나 민영화 과정을 겪고 있는 우리은행을 대신해 이제는 NH농협금융지주가 부상하고 있다.
우리금융은 우리투자증권을 비롯해 우리파이낸셜, 우리자산운용, 우리 F&I를 매각했고, 보유중이었던 지방은행인 경남은행과 광주은행을 분리하며 그 규모가 대폭 줄었다. 총 자산 규모에서 유일하게 400조를 넘기며(439.1조) 전체 금융그룹 중 1위를 달리고 있던 우리금융의 총 자산은 대폭 줄어들었고, 우리금융의 주요 계열사를 인수한 NH농협금융이 우리금융을 추월했다.
그러나 사실상 우리은행 하나만 남긴 상황에서도 민영화 추진에 따른 계열사 매각 대금과 환급받은 법인세 6000억 원의 유입 등으로 우리금융은 전년대비 200% 이상 증가해 1조 4300억 원대의 순이익을 달성한 것으로 평가된다. 남은 것은 이제 민영화뿐이다.
지난 해 11월, 우리은행은 경영권 지분 30% 매각에 실패했다. 11월 28일, 우리은행 매각을 위한 예비입찰을 마감한 결과 경영권 지분 30% 인수를 제안한 곳은 중국계 안방보험이 유일했으며, 결국 입찰을 위한 전제조건인 유효 경쟁상황을 충족시키지 못해 민영화가 무산됐다. 우리은행 민영화를 시도한 금융당국의 시도가 4번째 실패한 것이었다. 이후 소수지분 매각 역시 수월하게 진행되지 않았다.
정부가 입찰을 통해 매각하고자 했던 17.95% 중 매각에 성공한 것은 5.94%에 그쳤다. 금융당국 최대의 당면과제였던 우리은행 매각은 결과적으로도 실패했을 뿐 아니라 흥행몰이에도 실패했다. 올해에도 우리은행의 가장 큰 목표는 민영화다. 과연 2010년 이후 꾸준히 이어지고 있는 우리은행의 민영화가 올해에는 결실을 볼 수 있을까?
대규모 은행 인수 나설 적임자 없어
2001년 한빛은행을 비롯한 5개의 금융회사가 합쳐져서 설립된 우리금융그룹에는 예금보험공사가 총 12조 8000억 원의 공적자금을 투입하며 지분 전체를 보유했었다.
자산 규모로 국내 최대의 금융회사로 자리를 잡았던 우리금융은 2013년 기준으로 12개의 계열사, 2만 7000명의 직원을 거느리며 총자산 418조, 당기순이익 2137억 원, BIS비율 12.8%을 기록하고 있었다. 정부는 우리금융을 민영화하여 회수하지 못한 공적자금을 거둬드리겠다는 입장이지만 결과는 지지부진하다. 일괄매각에 어려움을 겪자 일부 계열사를 우선적으로 분리하여 매각을 진행했지만 가장 큰 핵심인 우리은행의 매각이 요원하다.
인수금액 3조원이 필요한 우리은행의 인수에 큰 영향력을 과시할 수 있는 국내의 다른 금융그룹들이 관심이 없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다. 특히 한때 우리은행 인수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점쳐졌던 KB금융그룹마저 손을 뺐다는 것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KB금융그룹의 어윤대 전 회장은 IB를 강화한 세계적인 은행이 국내에도 필요하다며 우리은행을 인수해 메가뱅크를 설립하겠다는 구상을 가져갔지만 뜻을 이루지 못했다.
정권에서도 우리은행의 인수를 위해 압박을 가했지만 ‘대마불사(大馬不死, Too Big To Fall)를 더 이상 용인해서는 안 된다’는 국내외 전문가들의 의견은 물론, 그룹 내부에서도 통합으로 인한 시너지효과를 기대하기 힘들다는 판단이 우세했다. 우리은행 인수와 관련해 자금을 동원할 여력이 있는 금융그룹들이 손사래를 치는 상황에서 우리은행 인수에 대한 가치는 낮아질 수밖에 없다. 이미 정부가 주도한 네 차례의 시도가 유찰된 것도 이를 뒷받침한다.

매력 없는 우리은행
우리은행 인수에 가장 적극적이었던 교보생명도 결국 발을 뺐다. 교보생명의 신창재 회장은 여전히 은행을 인수하겠다는 꿈을 접지 않겠다고 말했지만 “좋은 기회가 생기면 언제든지 다시 시작할 수 있다”고 말한 부분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경영권이 포함된 우리은행의 지분 30%는 약 3조원에 이른다. 그러나 교보생명이 조달할 수 있는 자금은 1억 3000억 원 선인 것으로 알려진다. 절반 이상의 금액에 대해 교보생명은 재무적 투자자들과 컨소시엄을 구성해야하는 입장이다.
총 자산규모가 75조 원 수준인 교보생명이 275억 원 규모의 우리은행을 인수하는 것도 버거운 상황에서 인수 자금의 대부분을 끌어와야 한다는 것은 상당한 부담이다. 특히 투자자들을 유혹할 만한 확실한 시너지 효과도 부족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교보생명의 능력이 부족하다는 것을 떠나 우리은행이 안고 있는 문제에서 기인하는 부분이다.
우리은행은 지난해 4월 기준으로 구조조정 대상 대기업 계열사와 관리 대상 계열사 등 16개사에 무려 6조 6000억 원 가량을 대출해줬다.
단일 금융기관 중 정책금융기관인 산업은행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액수이며, 부실 여신 비중 또한 산업은행에 이어 두 번째로 높았다. 우리은행의 이순우 전 행장 또한 우리은행의 부실채권비율이 타행보다 높다는 부분을 지적한 바 있다. 우리은행 경영권 확보에 투입되는 비용이 3조원이기는 하지만 내부적인 리스크를 감안하자면 최악의 경우 실질적인 인수 부담액은 10조원 선에 육박할 수 있다는 결론이다.
지속적인 불법연루도 불안요소다. 부당대출의혹과 관련하여 전 도쿄지점장이 자살을 하는 사고가 발생했던 우리은행은 지난해 관계자가 부당대출 및 비자금 조성의혹과 관련하여 일본 금융청으로부터 소환조사를 받았다.
‘세월호 참사’와 관련하여 관심이 집중됐던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 일가의 의심스러운 금융 거래를 당국에 제대로 보고하지 않은 사실도 적발됐다. 하루 2000만 원 이상의 현금 거래는 금융정보분석원(FIU)에 보고해야 한다는 ‘특정 금융정보의 보고 및 이용 등에 관한 법률’(FIU법)을 어긴 것이다.
이미 2008년, 삼성 비자금 사건과 관련해 금융실명제법 위반 등으로 기관 경고를 받았고, 2012년에는 실명제법 위반으로 53건의 과태료를 부과 받은 우리은행은 다른 은행들의 같은 위반 사항이 30건 정도였음을 볼 때 문제가 있다는 지적을 피하기 어렵다.
②에 계속

사진 :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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