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인권위, 국제기구로부터 초유의 '등급보류' 판정

박진호 / 기사승인 : 2014-04-06 01:28: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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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병철 체제이후 추락한 한국 인권위 위상의 현주소 드러나

[토요경제=박진호 기자] 우리나라의 국가인권위원회가 '국가인권기구 국제조정위원회(ICC)'의 정기 등급 심사에서 '등급 보류'판정을 받는 수모를 받았다.


대한민국 국민 모두의 기본적 인권을 보호하고 향상시키며,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 구현하도록하며 민주적 기본질서를 확립하기 위해 설립된 국가인권위원회는 지난 2001년 출범하여 2004년에 ICC에 가입한 이후 최고 등급을 유지했으며 2007년에는 ICC부의장국까지 지낸 바 있다.


그런데 5년에 한 번 씩 실시되는 정기 등급심사에서 ICC는 우리나라 인권위에 대해 인권위원 임명절차의 투명성과 시민단체 등의 참여가 보장되지 않았고, 인권위원과 직원 구성에서 다양성 보장이 미비하다고 지적했으며 인권위원과 직원 활동에 대한 면책 조항이 부족하다는 부분도 문제로 삼으며 '등급 보류'판정을 내린 것이다.


ICC 승인소위원회는 지난달 18일 정기 등급심사를 실시하고 이같은 내용을 결정하여 인권위에 통보하였으며, 오는 6월 30일까지 인권위에 지적 사항과 관련한 답변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ICC는 인권위의 답변을 검토하여 하반기에 등급을 재심사한다.


인권위 안팎에서는 과거 ICC에서도 독보적인 지위를 갖고 있던 인권위가 현병철 위원장 취임 이후 그 위상이 급격히 추락했다는 부분을 우려하고 있다. 현 위원장은 지난 2009년 7월 이명박 전 대통령이 위원장에 임명하면서부터 논란의 중심에 서왔다.


인사청문회에서 부적격 논란이 거세게 제기됐지만 이 전 대통령은 임명을 강행했고, 이후 현 위원장은 각종 인권 침해 사항들에 대해 침묵으로 일관하여 빈축을 샀다.


인권위 출범 전부터 실무를 맡아왔던 핵심 인사들이 "직무를 수행할 수가 없다"며 인권위에서 떠나기 시작했고, 차관급 상임위원 3명 중 2명이 "인권위가 왜곡과 파행의 길로 가고 있다"며 사퇴를 선언했다. 반면 시민단체는 현 위원장의 책임을 요구하고 나섰지만 현 위원장은 꿋꿋이 자리를 지켰다.


심지어 국가인권위원회가 주최한 청소년 공모전에서 대상을 수상한 고교생이 "현병철 위원장이 있는 인권위는 상을 줄 자격이 없다"며 수상을 거부하는 사태가 벌어지기도 했다.


현 위원장은 이미 2009년, ICC 차기 의장을 결정하는 아시아ㆍ태평양국가인권기구포럼(APF) 연례총회에 "국내의 인권 현장을 살피는 것이 더 중요하다"며 의장 후보를 포기하며 문제를 일으킨 바 있다. 당시 내정이나 다름 없었던 의장국 지위를 스스로 포기한 것과 마찬가지였던 결정은 현 위원장 스스로 인권위 위원장으로서 자격미달임을 인정한 것이라는 비판이 강하게 제기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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