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비 할인율 20→25% 인상…후폭풍 예상

여용준 / 기사승인 : 2017-06-23 14:3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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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소득층 감면, 공공 와이파이 등…업계 '매출 타격' 반발
▲ 정부가 지난 22일 통신비 인하안을 발표한 가운데 정부와 이통업계, 시민단체 간의 갈등이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사진은 서울의 한 이통사 대리점 모습. <사진=연합>

[토요경제=여용준 기자] 이르면 9월부터 휴대전화 요금할인이 현행 20%에서 25%로 확대되지만 이통업계와 시민단체, 정부의 갈등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국정기획자문위원회는 여당과 함께 지난 22일 이같은 내용을 포함하는 통신비 절감대책을 발표했다.


이번 인하안에는 ▲공공 와이파이 확대와 통신시장 경쟁 활성화 대책, ▲노년층과 저소득층에 대해서는 월 통신비 1만1000원이 신규·추가 감면되고 ▲2만원대 보편적 데이터 요금제도 근거 법안이 마련되는 대로 출시될 예정이다. 또 ▲전국의 버스와 지하철, 초중고 학교, 공공기관에는 공공 와이파이를 구축해 무료 개방하는 방안도 추진된다.


이같은 방안에 대해 이통업계는 크게 반발하며 소송을 불사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으며 시민단체는 문재인 정부의 공약이 후퇴됐다고 실망하고 있다.



◇ 할인율 인상 30→25% 변경…업계 반발 고려


이번 통신비 인하안에서 가장 논란이 됐다 요금할인율 인상은 기존 30% 인상에서 25%로 축소됐다. 2개월의 준비 기간을 거쳐 오는 9월부터 시행한다는 방침이다.


국정기획위는 요금할인율 인상으로 요금할인 가입자가 늘면서 약 1900만명에게 연 1조원 규모의 통신비 절감 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했다.


데이터 무제한 요금제의 경우 실납부액은 현재 월 6만원대에서 5만원 이하로 음성 무제한 상품은 월 3만2000원대에서 2만5000원 이하로 내려간다.


올해 하반기에는 저소득층과 노년층 등 취약계층을 위한 감면 제도가 확대된다.


정부는 전기통신사업법 시행령 개정을 통해 기초연금을 받는 노년층의 통신비를 월 1만1000원씩 줄여주고 기존에 감면혜택을 받는 저소득층도 추가로 같은 액수의 감면혜택을 주기로 했다. 적용 대상은 약 329만명이며 감면 금액은 연 5173억원으로 추정된다.


정부는 통신비 인하로 타격이 우려되는 알뜰폰 업계를 위해 도매 대가 인하와 전파사용료 감면 연장을 각각 8월과 9월에 추진할 예정이다. 보편 요금제 도입시에는 알뜰폰의 가격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도록 도매가격을 별도로 정하기로 했다.


법 개정과 예산 확보가 필요한 중·장기 대책에는 월 2만원대 보편 요금제 도입과 공공 와이파이 확대가 포함됐다.


정부는 하반기 전기통신사업법과 고시 개정을 통해 보편 요금제가 도입되면 현 LTE 요금 수준이 사실상 월 1만원 이상 인하되는 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기대했다. 연간 효과로 따지면 1조∼2조2000억원에 해당한다.


공공 와이파이는 내년부터 버스 5만개, 학교 15만개 등 20만개가 순차적으로 설치된다.


이 밖에 단말기 부담 경감을 위해 단통법을 개정해 지원금 상한제를 폐지하고 분리공시제를 도입할 계획이다.



▲ 지난 19일 서울 통의동 국정기획자문위 앞에서 참여연대, 소비자연맹 등 시민사회단체들이 통신료 인하 시위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


◇ 통신비 논란 커져…“과도한 규제” vs “필요한 조치”


정부가 기본료 폐지에서 통신비 인하로 한발 물러섰지만 업계, 시민단체, 학계 등에서 갈등이 커지고 있다.


또 기본료 폐지는 당장 적용할 수 있는 대상이 제한돼 전체 가입자에게 적용되는 요금할인 확대로 방향을 튼 것으로 알려졌다. 기본료가 있는 2G와 3G 가입자에 한해 기본료를 폐지할 경우 전체 가입자의 84%를 차지하는 4G(LTE) 가입자는 소외되는 까닭이다.


또 통신비 인하에 대해서도 당초 30%까지 할인율을 높이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었으나 이 역시 업계의 강한 반발을 우려해 25%로 조정하게 됐다.


통신요금 할인율 인상으로 인한 매출 타격을 우려해 반발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할인율이 20%에서 25%로 높아지면 이동통신사들의 연간 매출이 5000억원 이상 감소할 것으로 추정했다.


이에 따라 이통사들은 법정싸움도 불사하겠다는 각오다. 이통사들은 대형 로펌에 법률 자문을 의뢰해 요금할인 인상 추진 시 효력 정지 가처분 신청을 내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정부는 25% 요금할인으로 인한 통신비 절감 효과를 연 1조원이라고 하지만 업계에는 배 이상의 충격이 있다”며 “정부가 감면 효과를 산출할 때 가입자를 1900만명을 잡았지만 추가로 늘어나는 가입자를 고려하면 업계의 매출 타격은 더욱 심각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시민단체에서는 기본료 폐지가 제외된 것에 대해 ‘공약 후퇴’라며 반발하고 있다.


참여연대는 지난 22일 논평을 내고 “가장 확실한 통신비 부담 완화 방안인 기본료 폐지를 결정하지 못하고 국민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한 국정기획위에 깊은 유감을 표시한다”며 “이동통신에 기본료가 설정된 것 자체가 부당 특혜인 데다 망 설치비용을 모두 회수했으므로 기본료는 반드시 폐지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23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더불어민주당 생활비절감팀이 주최한 통신비 토론회에서는 이번 정부 발표에 대해 “과도한 규제”와 “필요한 조치”라는 주장이 대립했다.


이병태 카이스트(KAIST) 경영대학 교수는 “단통법의 실패를 또 다른 규제로 막아보려는 규제의 악순환에 빠지고 있다”며 “특히 기본료 폐지는 민간 기업의 가격과 마케팅을 정부와 정치권이 간여하겠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반면 안진걸 참여연대 사무처장은 “통신서비스는 현대인이 반드시 이용해야 하는 필수재이자 전파와 주파수라는 공공재를 기반으로 제공되므로 공공성이 확보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안 처장은 “통신시장의 높은 진입장벽으로 인한 독과점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민간 사업자라 하더라도 정부의 적정한 요금 통제가 불가피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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