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경제=조은지 기자] 2017년의 상반기 유통업계에서는 다양한 이슈들로 눈길을 자아냈다.
지난해부터 이어오던 역대 최악의 AI사태로 인해 달걀 한판에 1만원에 다다랐으며 지속적인 물가상승에 서민들의 장바구니 물가는 더더욱 무거워지고 있다.
중국의 사드배치 보복으로 인해 면세점‧백화점 등 관광업계의 피해는 이루 말할 수 없으며 중국 내 이마트는 철수했고 롯데마트는 4개월째 지속돼오는 영업정지로 인해 손실액만 4000여억 원을 넘어가고 있다.
문재인 정부 출범과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 위임 등으로 다양한 변화를 맞닥뜨리고 있는 다사다난했던 올해 상반기 유통업계 ‘키워드’를 살펴보자.
◇역대 최악의 AI 사태…계란 한판에 1만원 시대

지난해 12월부터 시작된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의 여파가 올해도 이어지면서 계란가격은 좀처럼 내려갈 생각을 하지 않고 있다.
지난 4월 이후 주춤했던 AI가 6월 전북 군산 지역에서 재발, 이틀만에 18만 2000마리의 가금류가 살처분됐다.
이에 닭고기, 달걀 가격이 재차 인상 조짐을 보였다. aT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 따르면 달걀값은 지난달 26일 7991원, 27일 8002원, 28일 8002원, 29일 7981원을 기록했다.
이는 평년과 비교하면 최고 44.7% 이상 높은 가격이다.
◇황금알을 낳는 사업은 ‘옛말’…면세점업계 사면초가

황금알을 낳는 사업이라 일컬었던 면세점사업이 중국의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보복에 직격탄을 맞았다.
면세점 업계 큰손이었던 중국인 관광객이 급격히 줄어 매출이 감소하고 있는 데에 더해 정부의 규제 강화 움직임까지 나타나면서 진통을 겪고 있다.
중국의 ‘한국 관광 금지령’으로 지난 4월 이후 중국인 매출이 작년 동기 대비 40%가량 줄면서 전체 매출도 약 25%감소했다.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지난 4월 국내를 찾은 외국인은 106만9800여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했을 때 27.2% 감소했고 특히 중국인 관광객은 22만7800여명으로 지난해 같은달과 비교해 66.6% 급감했다.
단체관광객 비중이 높은 신규면세점들의 경우 타격이 더 심했으며 면세점 경영권을 포기하는 경우도 나왔다.
호텔신라는 2013년 매입한 동화면세점 지분에 대해 매도청구권(풋옵션)을 행사했지만 동화면세점 최대주주인 김기병 롯데관광개발 회장은 주식을 재매입하지 않고 담보 지분을 호텔신라에 귀속시켰다.
면세점업계는 동남아시아 고객 유치 등 고객 다변화와 해외 시장 진출 등 자구책 마련에 나서고 있으며 롯데면세점은 팀장급 간부사원과 임원 40여명의 연봉 10% 자진반납을 결정했고 한화갤러리아 면세점도 사업적자로 ‘비상경영’에 들어갔다.
◇中 내 국내 유통업계 ‘골머리’…영업정지에 사업 철수까지

중국의 사드배치 보복으로 인해 중국에 진출했던 국내 유통업계가 골머리를 앓고 있다.
지난 5월 정용진 부회장은 중국의 사드보복 이후 중국 내 사업에 어려움이 많아졌고 다양한 요인들로 인해 ‘이마트 중국 사업 공식 철수’를 선언했다.
이마트가 중국에서 완전히 철수하면서 중국 한한령(限韓令)의 가장 큰 피해자인 롯데의 행보도 주목받고 있다.
롯데마트 역시 중국 당국의 제재로 112개 매장 중 87개가 영업정지 상태며 남은 12곳도 매출이 75%나 급감했다.
그러나 롯데의 경우 중국 사업에 롯데칠성, 롯데리아, 롯데마트, 롯데월드, 롯데백화점 등 다양한 계열사가 총집합해 ‘롯데타운’을 만드는 것을 목적으로 했기 때문에 롯데마트 하나만 빠질 수 없는 상황이다.
또 중국 현지 노동법상 매장의 영업이 중단되더라도 현지인 종업원들의 임금은 정상 임금의 70% 안팎 수준에서 계속 지급해야 한다는 것도 롯데마트에겐 큰 부담이다.
현재 롯데마트의 영업정지는 4개월째 지속되고 있으며 피해액만 4000여억 원 이상으로 추정된다.
◇김상조 공정위원장 임명에 유통업계 ‘눈치싸움’

일명 ‘재벌저격수’로 통하는 김상조 한성대 교수가 공정거래위원장에 임명되면서 재벌 기업들이 ‘눈치싸움’에 들어갔다.
김상조 공정위원장이 임명되면서 새 정부의 재벌개혁에도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공정위는 백화점이나 대형마트가 중소 납품기업에 부당한 행위를 하다가 적발되면 과징금을 지금보다 두 배 더 물도록 했다.
대형유통업체에 대한 과징금 부과기준율 인상 등의 내용을 담은 대규모유통업법 과징금 고시개정안을 지난달 22일 행정예고 했으며 이는 오는 10월 중 시행될 예정이다.
지금까지 공정위는 대형 유통업체에 대해 솜방망이를 휘두르고 있다는 비판을 받아왔으나 이번 과징금을 2배로 강화하는 등의 방법으로 논란을 불식시켰다.
또 최근 두 차례 가격을 인상했던 BBQ가 가맹점으로부터 광고비 분담 명목으로 수익의 일정 부분을 거둬들이는 과정에서 가맹사업법 위반 혐의가 없는지 등을 들여다본 것으로 전해졌다.
대기업 전반에 공정위의 제재로 인한 눈치싸움이 치열한 가운데 재벌가에서도 일감 몰아주기 제재를 피하려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일감 몰아주기 제재 대상인 상장사의 총수 일가 지분율 요건에 대해서는 기존 30%에서 20%로 낮춰야 한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
기준이 확대되면 현대글로비스, 이노션 등 총수 일가 지분을 30% 턱밑까지 채워 제재를 받지 않는 상장사들도 공정위의 규제를 피하기 어렵게 됐으며 공정위의 재벌들을 향한 철퇴가 더욱 무거워 질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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