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진압’논란, 이제 필요악보다 ‘필요선’ 되길

홍승우 / 기사승인 : 2015-04-24 08:4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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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경제=홍승우 기자] 지난 16일과 18일, 서울 시청광장에선 ‘세월호 참사 1주기 집회’와 ‘세월호참사 범국민대회’ 가 있었다.


먼저 떠난 이들에게 슬픈 위로와 아직 찾지 못한 실종자들에 대한 실낱같은 희망이 모였을 집회의 뜻과는 달리 안타까운 과정이 발생했다.


그것은 경찰과 집회 참가자들의 충돌이었다.


집회가 있을 때마다 치안과 안전을 위해 집회장소에는 경찰이 배치된다. 특히 세월호 집회가 있었던 서울의 중구나 종로구 인근은 대규모 집회의 대표적인 장소다, 대표적인 장소인만큼 이목이 집중되는데 정작 집회의 뜻보다는 경찰의 ‘과잉진압’이 논란이 되는 경우가 잦다.


지난 16일 서울광장에서 추모제를 마친 참가자들이 광화문 광장이나 청와대로 행진을 벌였지만 경찰에 막히면서 곳곳에서 충돌이 일어났다.


행진하던 참가자들은 경찰버스에 가로막혔고, 방패벽을 쌓은 의경들과 대치하고 몸싸움을 벌였다.


이 과정에서 경찰은 집회 참가자들에게 최루액을 살포하고 과격한 행동을 보인 10명의 참가자를 연행했다.


자정을 넘기도록 이어진 경찰과 참가자들의 대치 속에 시민들은 방패로 길을 막은 경찰을 끌어내기도 하고, 경찰은 방패로 시민들을 밀어내는 모습이 연출되기도 했다.


이어 주말에 이뤄진 지난 18일 ‘세월호참사 범국민대회’에서는 그야말로 참담한 결과를 낳았다.


경찰은 일찍부터 해산을 유도하며 차벽설치와 최루액을 동원했고 ‘물대포’라는 카드까지 집어 들었다. 경찰은 이날 유족을 포함해 총100명을 연행해갔다.


이에 여론은 경찰의 ‘과잉진압’이라며 비난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이는 앞서 이명박 정부 때 있었던 여러 촛불집회에서 같은 문제가 지적됐다. 특히 2008년 일명 ‘명박산성’이라고 불리는 컨테이너 박스 이용 차단방법은 조롱거리로 전락했다. 또한 당시 어느 의경대원이 시민을 향해 욕을 하는 동영상과 기동화로 한 시위대의 얼굴을 밟은 듯한 사진이 온라인에 퍼지며 경찰관과 전·의경들은 말 그대로 ‘국민의 적’이 되다시피 했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모인만큼 어디서 무슨 일이 생길지 아무도 장담할 수 없다. 사회적 질서와 치안을 유지하기 위해서 경찰의 진압은 ‘필요악’이라고 한다.


이제는 없어졌지만 2007년부터 ‘전투경찰’을 했던 필자는 명박산성을 쌓을 당시 현장에 배치됐다. 그리고 사회질서를 지킨다는 명분으로 방패로 시위대 행진을 차단하며 물대포를 맞는 그들을 지켜봤고, 결국 시위대를 연행하기도 했다. 여론이나 언론에서는 ‘폭력경찰’이라거나 ‘과잉진압’이라고 비난했다. 당시 이런 비난에 대해 정당하다고 생각했다. 그만큼 대부분 시위대들은 수준급 시위문화를 보여줬다.


이렇듯 현재 우리나라 국민들의 집회 규모나 방법 등 시위문화는 예전보다 굉장히 발전한 편이다. 아직 일부 몰지각한 사람들이 있긴 있지만.


어쨌든 경찰의 진압방법은 분명히 시위문화에 비해 발전 속도가 더뎌 보인다. 이제 경찰의 뒤쳐진 ‘필요악’보다 발전한 ‘필요선’이 돼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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