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통신사, 자동납부 접수 대행 중단
지난 4일 SK브로드밴드는 카드 제휴사 중 하나인 국민카드의 통신요금 자동납부 접수 대행을 중단했다.
이에 앞서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SK브로드밴드 등 통신사들은 지난달 초 카드사의 통신요금에 대한 신용카드 수수료율 인상에 반발해 삼성카드, SK카드 등 카드사의 통신요금 자동납부 접수 대행을 중단했다.
이 조치로 통신사에 가입한 가입자는 카드사를 통해 통신요금 납부 신청을 할 수 없게 된다. 다만 그 동안 신용카드를 통해 통신료를 납부해 오던 기존 가입자는 그대로 이용이 가능하고, 이를 원하는 고객은 통신사를 통해 신용카드 자동납부를 신청할 수 있다.
통신사들은 카드 납부 중단에 대해 “카드사가 본인 동의 절차를 제대로 지키지 않아 관련 민원이 많았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통신사 관계자는 “카드사가 통신요금 자동납부를 대행하면서 이를 자사 마케팅에 활용하는 부분이 적지 않았다”며 “여기에 자동납부 접수를 대신 받는 것에 대한 고객 불만도 커 제휴 관계를 유지할 이유가 없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그렇지만 통신사의 자동납부 접수 대행 중단은 카드사의 수수료율 인상 압박에 대한 반격으로 보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통신사들은 통신요금에 대한 신용카드 수수료율이 기존의 1.5%에서 평균 1.9%로 인상된 것은 과도하다는 입장이다. 카드사는 지난해 12월 말 개정된 여신전문금융업 시행에 따라 신용카드 수수료율을 1.85%~2.3% 수준으로 인상했다.
통신업체를 대표하는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KTOA)는 “카드사가 수수료율 인상 이유에 대한 설명 없이 수수료율 인상 일주일 전 일방적으로 통보했다”고 반발했다. 또 “또 매출 규모만 가지고 수수료율을 산정한 것은 옳지 않다. 중소 카드 가맹점 수수료율을 낮추는 대신 대형 가맹점(통신사)으로 수수료율 인하분을 전가하면서 기존보다 수수료를 1000억 가량 더 내고 있다”고 불만을 터뜨렸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통신사들이 소비자를 볼모로 수수료율 협상을 진행하고 있는 것”이라며 “여전법의 개정 취지가 대형가맹점에 휘둘리지 않도록 하는 것이기 때문에 통신사의 이런 행동이 협상에 끼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를 놓고 금융감독원은 통신사들에 대해 법적 조치를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반면 통신사들은 일부 카드사를 상대로 소송까지 고려 중 이어서 양측의 갈등이 법적 공방으로까지 이어질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 건보료·관리비도 카드 결제 못해
건강보험공단도 신용카드 자동이체 신규 접수를 중단했다.
5일 카드업계와 건강보험공단 등에 따르면 건보공단은 최근 인상된 수수료율에 반발해 신용카드를 통한 자동이체 납부 신규 신청을 받지 않기로 했다.
건강보험료를 신용카드로 자동 결제하던 기존 고객은 계속 이용이 가능하지만 신규 회원은 직접 창구에서 결제하거나 은행에서 자동 이체해야 한다.
특히 현대카드를 소지한 고객은 창구에서도 건강보험료를 결제할 수 없어 극심한 불편이 예상된다. 다만 타 신용카드는 창구 직접 결제가 가능하다.
현대카드 관계자는 “건보공단의 공적인 성격을 감안해 가장 낮은 수준의 수수료를 제시했지만 (건보공단에서)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며 “건보공단의 요구대로라면 여신전문금융업법을 어기게 되는 일이라 서비스를 중단할 수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금융위원회는 수수료 체계 개편의 예외 대상으로 대중교통 등 공적 성격의 가맹점을 선정했지만 건강보험료는 이에 포함되지 않았다.
그나마 건강보험료를 카드로 결제하는 비율은 전체 금액의 1%도 안 되는 것으로 알려져 이번 조치로 인한 피해는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하지만 건강보험공단이나 카드사 양쪽 다 자신들의 이득만 따질 뿐 소비자는 뒷전이다.
또한 이르면 9월부터 아파트 관리비도 신용카드로 납부하지 못하게 된다. 아파트 관리비 결제 대행업체인 이지스엔터프라이즈가 수수료 인상에 수긍하지 못하고 가맹점 계약 해지 의사를 밝혔기 때문이다.
카드업계는 5일 이지스엔터프라이즈가 가맹점 계약 해지를 통보했다고 전했다. 지난 해 말 카드 수수료가 2%대로 인상된 데에 따른 결정이다. 연간 200만여 가구, 약 3조6000억원 규모의 아파트 관리비 카드 결제를 독점했던 것으로 알려진 이지스엔터프라이즈는 특수업 가맹점으로 분류돼 이제껏 수수료를 전혀 지불하지 않았다.
카드업계는 개정된 여신전문금융업 시행에 따라 수수료를 부과할 수 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부가서비스 변경 시 6개월 전 고지’ 원칙에 따라 당분간 일부 카드 상품의 아파트 관리비 할인 서비스는 지속된다. 그렇지만 신용카드로 아파트 관리비를 결제해온 소비자는 9월부터는 계좌이체나 지로로 납부해야 하는 불편을 못내 감수해야만 한다.
◇ 신용카드 등록금 납부 폐지 검토
일부 대학들은 신용카드 등록금 납부 폐지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학등록금 신용카드 결제 수수율이 평균 1.7%에서 1.8%로 인상되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대학등록금의 신용카드 결제를 강제화하는 등 정부의 강력한 조치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왔다.
금융소비자원은 5일 “대학들이 비싼 수수료를 이유로 등록금 신용카드 결제를 기피하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교육과학부 등 관련 부처는 대학등록금 신용카드 수납을 강제화하는 등 적극적인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학 알리미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신용카드로 등록금을 받은 대학은 전국 456곳 가운데 157곳(34.5%)에 불과했다. 나머지 299곳(65.5%)은 신용카드 납부가 불가능하다.
조남희 금융소비자원 대표는 “전국 대학의 등록금 납부액 중 신용카드로 납부된 금액은 2.74%에 불과하다”며 “이는 현금으로만 등록금을 납부토록 한 결과”라며 “등록금으로 인한 학부모의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그는 또 “합격자가 목돈이 없는 상황에서 카드결제가 불가능하다는 것은 교육기회를 박탈하는 것”이라며 “교육당국은 학부모와 학생들의 등록금 납부 부담을 덜어주려는 다각도의 방안을 제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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