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성차업계 4중苦 넘을까

이재필 / 기사승인 : 2007-01-08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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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율 ․ 유가 ․ 내수부진 ․ 노조파업 등 최악 여건 불구 목표 상향 조정

원화환율의 하락, 내수부진, 고유가, 노조 파업 등, 지난 한해는 국내 완성차 업체들에게 있어 최악의 경영환경이었다. 하지만 이런 환경속에서도 국내 완성차 업체들은 사상최고치의 판매대수를 기록하는 기염을 토했다.

지난 2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완성차 업체들은 내수와 수출(현지조립 포함), 해외생산 등을 합쳐 581만 9907대를 판매했다. 이는 전년(521만 9659대)보다 11.5% 늘어난 수치다.

지난해 최악의 경영환경에도 불구하고 최고의 성적을 기록했던 국내 완성차 업체들. 그럼 올 한 해 자동차업계의 전망은 어떨까.

전문가들은 올해 국내 자동차 산업을 지난해에 이어 최악의 조건이라고 전했다. 원화환율의 하락과 원자재값 급등, 내수 부진 등 지난해 국내 완성차 업체를 괴롭혔던 악재들이 올해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그럼 이처럼 올 한 해 자동차 업계의 전망이 어두운 가운데 국내 완성차 업체들은 어떻게 이 난관을 극복할 것인가. 각 업체의 매출과 목표를 통해 올 한해를 전망해 봤다.

#현대 · 기아자동차

현대차는 지난해 내수판매 58만 1092대, 수출 208만 2906대 등 총 266만 3998대를 팔았다. 이는 전년 대비 5.1% 늘어난 수치지만 2005년 11.0%의 증가율을 기록했던 것을 감안하면 성장이 크게 둔화된 상황이다.

특히 내수판매의 경우 전년 대비 1.8% 증가에 그치며 연초 목표치인 63만대에 미치지 못한 것은 물론이고 수정 목표치인 60만대에도 미치지 못했다.

기아차 역시 지난해 내수 27만 597대, 수출 107만 7889대 등 134만대를 판매하며 사상 최고의 실적을 올렸으나 현대차와 마찬가지로 목표치를 채우지는 못했다. 기아차의 지난해 수정 목표치는 내수 27만 3000대, 수출 113만 2000대였다.

이에 대해 현대 · 기아차는 올해 427만 5000대(현대차 273만 5000대, 기아차 154만대)의 완성차를 판매, 총 64조원(현대차 42조원, 기아차 22조원)의 매출을 목표로 잡았다. 이는 현대 · 기아차의 지난해 매출 56조원보다 14.3% 늘어난 수치다.

현대 · 기아차는 이 같은 올해의 목표를 이루기 위해 해외생산을 늘릴 계획이다.

현대 · 기아차의 한 관계자는 “원화 강세와 내수 부진 등 불안정한 대내외 여건을 이겨낼 수있는 대안은 해외 현지 생산”이라고 말했다.

현대 · 기아차는 ‘오는 2010년 500만대 생산체제’를 갖추기 위해 전세계 5개 지역(중국 둥퍼위에다기아 · 베이징, 미국 조지아주, 체코, 인도)에서 공장을 신 · 증설하고 있다.

또한 수출 의존도가 높아 환율의 영향을 많이 받는 현대 · 기아차는 이를 대비해 수출대금 가운데 70%를 차지하는 달러화 비중을 60%로 낮추는 대신, 유로화와 캐나다 달러를 비롯한 기타 통화 결제비율을 40%로 늘릴 방침이다.

하지만 현대 · 기아차의 이 같은 계획에도 올 한해 목표를 이룰지는 미지수다. 지난해 목표 생산량의 가장 큰 걸림돌이었던 노조파업이 올해도 버티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현대차의 경우 13차례 33일간의 파업으로 11만 5000대의 생산차질이 있었다.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 역시 신년사를 통해 “노사간 화합을 통해 국민들에게 신뢰받는 기업으로 거듭날 수 있어야 할 것”이라고 노사간의 화합을 강조했다.

하지만 이를 비웃듯 지난 2일 현대차 울산공장에서는 성과급을 놓고 노사간 몸싸움이 있었다. 연초부터 사측과 노조가 마찰을 일으키고 있으니 올 한해 노사가 화합하여 목표를 이룰 수 있을지 의문이다.

현대 · 기아차의 걸림돌은 이뿐만이 아니다. 환율 역시 큰 변수로 다가오고 있다. 원-달러 환율이 910원 이하로 떨어지면 수출의존규모가 큰 현대 · 기아차로서는 적자 수출도 각오해야 한다.

#GM대우

GM 대우는 지난해 내수 12만 8332대, 수출 139만 7487대 등 총 152만 5819대를 판매했다. 이는 대우차 시절을 포함해 역대 최대 연간 판매실적이다. 특히 내수 판매의 경우 2005년(10만 7664대)대비 19.2%의 높은 신장률을 기록했다.

GM 대우의 한 관계자는 “중형세단 토스카와 SUV(스포츠유틸리티 차량) 윈스톰이 좋은 평가를 받았고 중고차 보장 할부 등 공격적인 마케팅이 시장에서 통한 결과”라고 말했다.

지난해 최고의 성적을 거둔 GM대우는 올 매출신장률 목표를 20% 안팎으로 책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국내 투자규모도 10% 이상 늘릴 계획이다.

이에 대해 GM 대우는 다른 자동차 업체들 보다 목표달성이 수월해 보인다. 수출물량 72%가 유럽, 중국에 몰려 있어 환율이 비교적 안정된 유로, 위안화로 결제되기 때문이다.

또한 GM 대우는 신기술로 내수 시장을 공략한다는 계획도 세우고 있다. GM대우는 올여름 인천 자유구역 내 청라테크센터의 주행시험장이 완공되는 때에 맞춰 6단 자동변속기 신기술을 국내 중형차 이상급 차종에 적용할 예정이다.

GM 대우는 이와 함께 라세티 디젤, 2인승 스포츠카 ‘G2X’ 등을 출시, 내수 라인업 강화로 올해를 노리고 있다.

#르노삼성

르노삼성은 내수 11만 9088대, 수출 4만 1320대 등 총 16만 408대를 판매 하며 전년 대비 34.8%의 매출 증가를 기록했다.

당초 판매목표인 15만대를 쉽게 넘어서며 여유 있는 모습을 보인 르노삼성은 전년대비 내수 3.2%, 수출 1044.6% 증가했다.

르노삼성의 이 같은 성장은 러시아 수출 급증세에 힘입어 전체 판매 대수가 크게 증가한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르노삼성은 이에 따라 올해 역시 수출에 중점을 둘 것으로 보여 지고 있다.

르노삼성의 한 관계자는 “닛산의 ‘알메라’ 브랜드로 팔리는 SM3가 러시아 현지에서 호평을 받는데다 신형 SUV 역시 내년 하반기에 출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현재 최고의 컨디션을 유지하고 있는 르노삼성도 어두운 국내 자동차 시장에서 자유로울 수는 없다. 수출을 강화하고 있는 르노삼성으로서는 원화강세가 가장 큰 문제로 다가오기 때문이다.

장 마리 위르띠제 르노삼성자동차 대표이사는 신년사를 통해 “2007년에도 원화강세로 인해 세계시장에서 국내경쟁력이 악화될 것으로 보인다”며 “2006년의 상황보다 훨씬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쌍용자동차

쌍용차는 지난해 다른 완성차 업체가 성장을 보인데 반해 후퇴하는(2005년 대비 12.9% 하락) 모습을 보였다.

쌍용차는 지난해 연초 판매 목표를 17만2100대로 잡았지만, 그에 5만대 못 미친 12만1196대(내수 5만5947대, 수출 6만5249대)로 지난해를 마무리했다.

쌍용차의 한 관계자는 “2006년 한해는 임단협 파업과 RV(레저용 차량) 시장의 침체가 계속되며 전반적으로 실적이 부진하였다”고 원인을 설명했다.

한편 쌍용차는 부진한 지난해를 잊고 올해는 변화와 혁신의 해로 삼겠다는 포부를 밝히고 있다.

지난 3일 최형탁 쌍용차 대표이사는 시무식에서 15만 3500대 판매, 3조 6000억원 매출을 올해의 목표로 잡았다.

이는 지난해와 비교할 때 판매물량은 26.7%, 매출액은 20.8% 이상 증가한 것이다.

쌍용차는 목표를 위해 수출을 강화할 방침이다. 올해부터 쌍용차는 러시아에 ‘뉴렉스턴’을 대거 공급할 예정이다. 또한 2010년까지 연평균 5000대씩 총 2만 600대를 반제품 현지조립생산 방식으로 수출하게 된다.

쌍용차는 2010년 연 250만대 규모로 커질 러시아 시장을 비롯해 수출선을 확대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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