찰떡파이 씹다 돌씹은 피해자 5년간 공방통해 일부승소
치아손실에 희귀병까지 소비자 2억원대 피해보상 요구
롯데제과, “보상 적정금액 수준 넘었다” 법원 조정신청

[토요경제=박지원 기자] 롯데제과의 과자를 먹다 제품 속 이물질로 치아가 망가진 30대 주부 A씨가 손해배상금을 받게 됐다. 최근 법원은 롯데제과 측에 A씨에게 배상금 2400만원을 지급하라고 명령했다.
이로써 롯데제과와 A씨가 손해배상금의 액수를 놓고 이견을 보이면서 5년째로 이어진 법적공방은 막을 내리나 싶었다. 그러나 A씨는 손해배상금의 액수가 적다며 항소한 상태다. 롯데제과의 제품 속 이물질로 치아가 망가지면서 희귀질병을 얻은 것에 비하면 손해배상금액은 턱없이 적다는 이유에서다.
이 사건이 발생했을 당시 롯데제과 측에서 A씨에게 제시했던 액수와 최근 법원이 손해배상금으로 지급하라고 주문한 액수는 A씨가 제시한 2억원과는 많은 차이를 보인다.
그렇다면 재판부는 소송에서 A씨가 요구한 손해배상금의 액수가 너무 컸다는 사실을 인정한 것일까. 아울러 사건이 발생했을 당시 롯데제과에서 합의금으로 제시한 금액이 A씨가 생각했던 것처럼 부당하게 적은 금액은 아니었던 것일까. 평범치 않은 사건의 진상을 추적해 본다.
◇ 소비자 A씨, 롯데제과 찰떡파이 속 이물질 씹고 치아 3개 손상
사건이 발생한 것은 지난 2008년 3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둘째를 출산한 A씨는 제주도 소재 모 산후조리원 내 매점에서 롯데제과의 ‘쫀득쫀득 찰떡파이’를 사서 먹다가 뭔가를 씹었다. 딱딱한 느낌과 함께 치아에 통증을 느낀 A씨는 검은색 돌로 여겨지는 이물질을 발견하고 롯데제과 측에 전화를 걸어 이 같은 사실을 알렸다. 이후 롯데제과 측은 이물질을 수거해가면서 “치아에 문제가 생기면 연락을 달라”는 말을 남겼다.
아무렇지 않을 것 같았던 A씨가 치아에 통증을 느낀 건 얼마 지나지 않아서였다. 서귀포 소재 치과를 찾아갔고 치아 한 개가 깨지고 두 개의 치아에 금이 갔다는 진단을 받았다. 또 치과의로부터 제주시에 있는 치과로 옮겨 검사와 치료를 받으라는 이야기를 들었다. 이에 A씨는 제주시 소재 치과에서 치료를 받았지만 호전되지 않자 서울에 있는 연세대 치대병원까지 가게 됐다. 그러나 상태는 나아지지 않았고 치료를 받는 동안 모유수유도 중단해야 했다.
그러던 중 A씨는 같은 해 11월 ‘비정형 안면통’이란 진단을 받았다. 정확한 발병의 원인을 찾기 어려운 이 질병은 엑스레이, CT, MRI, 치과검사 등 이런 저런 검사를 해도 종양이나 염증이 나타나지 않아 치료가 매우 어려운 질병이다. ‘외상에 의한 신경 손상’이 발병 원인 가운데 하나도 지목되고 있긴 하다. 결국 A씨는 서울의 다른 대학병원에서 2번의 수술을 받았지만 차도는 없었다.

◇ A씨 ‘2억원 달라’ vs 롯데제과 ‘과도하다’ 공방
롯데제과 측은 A씨에게 과자에서 나온 이물질이 ‘돌’이었고 자사에게 책임이 있음을 인정한 후 치료비에 대한 부담을 약속했다. 이후 롯데제과 측 보험사인 LIG손해보험은 소비자피해보상보험에 따라 보험금을 지급했다.
그러나 A씨가 보상받은 액수는 당초 예상했던 금액과는 많은 차이가 있었다. 이에 A씨는 당시까지 누적된 진료비와 경비와 향후 예상되는 진료비와 경비, 심적 부담금 등 총 2억원을 요구했다. 이에 보험사 측은 과도한 요구하며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이처럼 추가적인 보상문제를 놓고 A씨와 보험사는 이견을 보였다. A씨와 원만한 해결을 시도하려고 했던 보험사나 터무니없이 적은 액수의 보상이라고 느꼈던 A씨나 마음이 상한 건 마찬가지였다.
결국 보험사는 2009년 4월 제주지법에 손해배상금 조정신청을 제기했다. 그러자 A씨는 3개월 뒤인 7월 초 롯데제과를 상대로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냈다.
롯데제과 관계자는 “보험사가 원만한 해결을 시도하려고 했지만 최씨의 과도한 요구로 부담이 커지자 조정신청을 냈다”며 “보상을 해줄 수 없다는 취지가 아닌 보상의 적정금액이 어느 정도 수준인지 알고 그에 따른 보상을 하기 위함이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사고가 일어난 후 자사가 A씨에게 취한 조치에는 문제가 없었고 당시 A씨 역시 보상에 대해 만족하는 듯 보여 원만하게 해결된다고 여겼다”며 “하지만 A씨가 태도를 바꿔 2억원이나 요구해 보험사에 넘길 수밖에 없었다”고 전했다.
LIG손해보험 관계자는 “재판부가 전문의의 감정결과를 기초로 판단을 내릴 것”이라며 “현재 항소심 공판이 진행 중이라 확실한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는 아무런 예측도 할 수 없다”고 말했다.
◇ 법원 “롯데제과 A씨에게 2400만원 지급하라”
서울남부지방법원 제15민사부(부장판산 유승룡 부장판사)는 최근 제주도에 사는 30대 여성 A씨가 롯데제과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롯데제과는 A씨에게 치료비와 위자료 등 합계 약 2400만원을 지급하라”며 원고일부승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롯데제과는 과자 제조상의 결함으로 A씨에게 신체상의 손해를 입혔다”며 “A씨가 과자 속의 이물질을 씹어서 입은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A씨가 이물질 사고 외에 희귀질병인 ‘비정형 안면통증’으로 이어질 수 있을만한 사고를 당했거나 질병을 앓았던 전력이 없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A씨에게 발병한 비정형 안면통증도 롯데제과의 과자 속 이물질로 인한 사고로 발병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재판부는 또 “A씨의 병명인 비정형 안면통은 극히 이례적이고 희귀한 병에 속한다”며 “A씨는 통증을 앓는 기간 동안 임신까지 했으므로 A씨가 지급한 선택진료비 약 110만원도 사고와 상당인과관계에 있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다만 A씨가 요구한 약 2억원의 손해배상금을 모두 줄 수는 없다고 밝혔다. 이에 불복한 A씨는 현재 항소를 제기한 상태다.
A씨의 법률대리인인 법무법인 서로 문정균 변호사는 “A씨가 손해배상금으로 요구한 금액은 전문의의 감정결과에 따라서 산정된 향후 치료비 등을 포함해 산정된 액수”라고 설명했다.
이어 “1심은 A씨의 부상과 롯데제과의 제조상 결함 사이에는 상당인과관계가 인정된다고 판단했다”며 “재판부가 롯데제과에게 지급할 것을 요구한 약 2400만원의 손해배상금이 A씨가 요구한 2억원과 차이를 보이는 것은 A씨에게 발병한 질병이 향후 수술로 완치가 가능한 것인지 유무를 제대로 따지지 못해 유보적으로 내린 판결”이라고 밝혔다.
문 변호사는 또 “현재 추가감정이 필요한 상황이고 아직 항소심 공판이 진행 중이라 조심스럽다”며 “향후 항소심 판결이 나오면 자세한 내용을 이야기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저작권자ⓒ 토요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