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경제=이완재 기자] 동원수산 오너 일가의 경영권 분쟁이 또다시 여론의 도마에 올랐다. 올3월에 이미 경영권 분쟁으로 세간의 이목을 끌었던 동원수산이 최근 또다시 가족간 경영싸움을 재개한 것으로 드러나 그 배경과 결과에 대한 궁금증이 일고 있다.
동원수산은 지난 1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DART)을 통해 오는 12월 1일 주주총회 소집을 결정했다고 밝혔으며, 주총의 주요안건으로 현 대표이사의 모친이 대표이사 해임안을 제기하고 사내이사 선임안을 제기했다. 이를 지켜보는 재계 안팎의 반응은 비교적 싸늘하다. 역대 오너 일가의 경영권을 놓고 벌이는 권력싸움이 진흙싸움으로 번진 일이 대부분이어서 서로에게 득이 될게 없다는 데 대한 반응으로 보인다. 다시 확장일로에 놓인 동원수산 집안싸움 그 내막을 들여다본다.
◇집안간 경영싸움 2라운드 왕대표vs왕상무
동원수산은 2대주주 박경임씨가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임시주주총회 소집허가 신청을 냈다고 지난 7일 밝혔다. 박씨는 왕기철 대표와 왕인상 상무를 해임하고 왕태현 상무와 박경임씨 본인이 사내이사로 선임되는 안을 공식 주주제안했다. 또 이상국 감사를 해임하고 신임감사로 조원희씨를 제안하는 안건도 올렸다.
동원수산의 집안싸움은 지난 3월 서막을 알리며 세상에 알려졌다. 경영권을 놓고 복잡하게 얽힌 분쟁은 잠시 주춤하다 다시 이번에 불거지게 된 것이다. 지난 3월 촉발된 동원수산의 남매간 경영권 분쟁은 박경임씨의 주주제안이 시발점이었다. 박 씨는 동원수산의 2대주주이자 창업주 왕윤국 명예회장의 후처다. 박씨는 당시 주주제안을 통해 전처소생의 막내아들인 왕기철 대표를 해임하고, 자신과 왕 명예회장 사이에서 태어난 막내딸 왕기미 상무이사를 신규이사에 선임하라는 요구를 내놓았다.
이후 잠시 주춤하던 분쟁은 이번엔 왕 대표의 이복동생이자 지난 3월 분쟁 당시 사내이사로 선임됐던 왕기미 상무가 개인적으로 지분을 추가 취득하면서 2라운드 막을 올렸다.
지난 9월 22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왕 상무는 동원수산 주식을 장내에서 1만5500주(0.5%) 매수해 지분율을 1.45%로 늘렸다. 왕 상무의 취득금액은 2억1885억원으로 크지않지만 왕 대표의 개인지분이 0.5%(1만5200주)에 불과하다는 점을 고려하면 공격적인 지분매수라는 것이 관계자들의 분석이다.
지난 3월만 해도 왕기미 상무는 어머니 박 씨가 주주제안을 낸 직후 장내매수를 통해 사들인 보유지분을 기존 0.26%에서 0.95%로 늘렸다. 그의 언니들이 보유한 지분까지 모두 합하면 총 8.25%로 왕 대표의 0.50%를 넘어선 지분율이다. 결국 왕 대표 입장에서는 경영권 싸움에서 왕 상무가 충분히 위협적인 존재로 성장한 상황이 됐고, 경영권 분쟁이 불거진 보름만에 왕 대표는 현직을 유지하고 왕 상무를 신임이사로 선임하는 선에 합의를 이뤄냈다. 주주총회에서의 표 대결을 하루 앞두고 유왕 지분을 회사에 환원하는 조건으로 합의를 봤다.

◇ 경영싸움 언제라도 터질 일…왕대표 반응 주목
당시 합의는 외부의 시선을 의식한 동원수산측의 기업이미지 관리가 크게 작용했을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어렵게 구축된 남매경영은 6개월을 채 넘기지 못하고 결국 2차분쟁으로 재현되고 말았다.
6개월간 잠잠하던 집안간 경영권 싸움은 언제라도 다시 재현될 잠재기미가 농후했다는 것이 재계의 공통된 시각이다. 1차분쟁 때는 남의 시선을 의식해 조용한 합의를 이뤄냈지만, 이번에는 왕기철 대표가 어떤 반응을 보일지에도 관심이다. 상황에 따라서는 반박문을 포함한 적극적인 반발도 예상돼 재계의 비상한 관심을 끌고 있다.
1970년 5월 설립된 동원수산은 40년간 어업 및 식품가공, 수산물유통 등 수산분야에 매진한 기업으로 동원산업과는 무관한 기업이다. 원양어업과 빵가루제조사업을 하고 있고 원양에서 횟감용 참치를 어획하고 있는 참치연승선(14척)과 뉴질랜드 근해에서 조업하고 있는 트롤선(3척)을 보유하고 있다. 최대주주이자 동원수산의 설립자인 왕윤국 명예회장(90)은 현재 와병 중이다. 왕 명예회장은 지분 17.30% 갖고 있지만 와병 중으로 정상적인 의사결정을 내리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동원수산의 매출액은 지난해 오징어 어가 상승으로 1047억원으로 전년보다 18.6%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44억원으로 2배가량 껑충 뛰는 등 손익구조가 개선됐다. 당기순이익은 47억원으로 전년대비 3배 이상 급등했다. 최근에는 신흥국 등 참치수요 증가가 등의 요인이 주가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회사 측은 현재 일단 경영권 분쟁은 아니라고 일축하며 반박문 등 공식대응할 입장이 없고, 조심스런 입장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한편 동원수산[030720]이 경영권 분쟁 가능성이 제기되자 사흘째 급등했다. 지난 11일 유가증권시장에서 동원수산은 오전 9시 기준 가격 제한폭까지 오른 2만3450원을 기록했다. 회사는 올해 3월에도 경영권 분쟁에 휩싸여 주가가 2만9천원까지 급등한 적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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